얼마전 일곱살인 큰아이가 다른 집에서 놀다가 레고 조각 3개를 가져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레일 구석에 쳐박혀 있던 것을 주워왔다고 했지만 분명 남의 집에서 허락을 받지 않고 집어온 것이기에 그건 훔친 것이니 안된다고 하며 아이에게 세가지중 선택을 하라고 했습니다.
1. 그냥 별거 아니니 갖고 도둑이 된다.
2. 도둑질 한 것을 인정하고 돌려주며 사과를 한다.
3. 돌려주되 적당히 둘러댄다. (집에 와보니 주머니에 있었다. 등등..)
돌려주며 부끄러울 꺼라고 앞으로 다른 아이들이 자기랑 안 놀아줄꺼라고 걱정을 하기에 내심 3번을 선택할 줄 알았는데 선뜻 2 번을 선택하더군요. 그날 밤 저도 잠을 설쳤습니다. 아이가 맘에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그냥 내가 돌려주며 3 번을 택할까…
다음날 교회에서 예배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그집 부모를 식당에서야나 볼 수 있기에 아이에게 놀이터에서 놀고있으라고 나중에 그집 부모 만나면 부르겠다고 하니 안된다고 먼저 사과부터 하고 놀겠다고 하더군요. 마침 지나가는 그집 엄마를 만나 레고 조각을 건네며 아이를 불렀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차마 들지 못하고 “I’m sorry to steal the toys” 하고 모기만한 소리로 사과를 했습니다. 그집 엄마는 그냥 갖아도 되는데 뭘 그러냐고 하며 아이에게 사실대로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토닥여줬습니다.
그날 밤 잘한거 있으면 포인트 주고 잘못한거 (놀고나서 뒷정리를 안했다거나 동생과 다퉜다거나…) 있으면 감점을 하는 아이의 포인트 기록지에 비록 훔친거는 잘못한 것이지만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사실대로 얘기하며 사과를 한 것은 옳은 일이고 용기있는 행동이기에 이번만 특별히 보너스 포인트를 주겠다 하며 포인트를 줬습니다. (포인트 쌓인 것으로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직접 고르도록 해서 사줍니다)
언성을 높여 왜 그랬냐고 따끔하게 야단을 치면 다음부터는 야단맞는 것이 겁나서 사실대로 얘기를 안할까봐 내딴엔 차근차근 설명을 하며 난 니가 정직한 아이이길 바라는데 이러면 실망이다 하면서 사과를 하게끔 몰아갔고 사과를 하며 부끄럽겠지만 그것은 니가 한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결과이니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는데 잘한 것인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