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선배님들이라고 생각하고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좀 길군요.

  • #148856
    desperate 211.***.83.181 6678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31살먹은.. 4년차 computer programmer입니다.
    군대를 제대한게 2000년인데요. 그 시절에 이사이트의 전신?이라고
    생각되는 H1B 사이트에서 글들을 읽으면서 미국 취업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그게 제 인생을 바꿔놓은 계기가 된것 같습니다.

    제대전부터 컴퓨터 계통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 때 H1B 사이트에서 읽었던 글중에, H1B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CS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 당시 국문과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깊이 고심한후 학교를 자퇴하고,
    박영만 전산학원에 등록하고 처음으로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이후로 회사같지도 않은 곳?에서부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갖은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아시겠지만, 영세한 벤쳐 개발자가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한다는건 힘든 일이기 때문에 무려 작년 초에야
    독학으로 전자계산학과 학사를 취득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제 인생
    에 가장 큰 실수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좀 돌아가더라도 다시 수능을 보던
    가, 전과를 하는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너무 어려서 정확한
    판단을 못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그만치 6년묵은 제 소중한 꿈이기 때문에, 그 동안 나름대로 준비
    는 차곡차곡 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주석은 항상 영어로 달았고, 새벽
    영어 학원도 현재 1년 넘게 개근중이며, 일부러 이태원에 2년간 살면서 바를
    돌아다니고,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적극적인 성격이 아
    닌데, “Korean Helper Service”라는 명함을 만들어서 길가다 만나는 외국인들
    에게 뿌리고 도움을 주고 친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그렇게 알게 되어 아직
    도 채팅이며 메일을 주고 받는 그 사람들이 제가 미국에 가게 되든, 그렇지
    못하든, 제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회화쪽으로만 치우치는 것
    같아서, 1년전부터는 영어 블로그를 써오고 있습니다. 아직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라 resume에 올리기가 두렵습니다만.. 학교 간판이 없기 때문에 믿을건
    실력뿐이란 생각에, 남들은 그저 산출물만 만들어내면 된다고 말할 때도, 저
    는 좋은 코드를 짜려고 노력했습니다. 속으로..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거
    야. 내 인생을 겨우 이렇게 조그마한 나라의 조그만한 회사에서 끝내지 않을
    꺼야.”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제 주변에 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제가 오랜전부터 해외 취업을 꿈꿔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왜 아직도 가지 않느냐며 의아해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저도 정말로 가고 싶지만, 이런데 와서 글 읽어 보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제
    준비가 아직도 너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만 듭니다. 거기다 다들 석사다, 박
    사다.. 저같은 독학사 출신이 설 자리가 없을것 같습니다. 미국 텍사스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아는 분께 미국행을 물어봐도.. “집나오면 고생이다, 그냥
    한국에 있어라”라고만 하십니다. 여건이 된다면 대학원을 들어가고 싶지만,
    그건 집안 사정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저는 외동아들이고, 아버지도 지방의
    작은 공장에서 단순 노무, 어머니는 평생을 살림만 하셨습니다. 뭔가 백업을
    바랄만한 상황이 전혀 아닐뿐더러, 제가 두 분을 부양해야 할 상황이지요.

    제 고민은 여기서부터입니다. 현재 제 나이 31. 헛된 꿈이라면 이제 포기하
    고 착실히 결혼해서 가정을 부양하는 일에 마음을 쏟아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는 어떻게하든 이 일년안에, 제 꿈인 해외 취업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딯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저는 영어를 쓰고, 다국적인 환경에서 일하는게 좋습니다. 어릴 때부
    터 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같은 걸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대주의같은게 아니
    라, 그냥 호기심같은게 많아서 죽기 전에 꼭 이 세상 곳곳을 다녀보고 싶다
    는 생각을 하고 살았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직업, 그것이 제가 이 직업을 선
    택한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둘째, 저는 Software Engineer로 계속 살고 싶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원래 건
    축 기술자셨는데..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식구수가 적어 그럭저럭 괜찮았던
    우리 집안 형편이 IMF로 퇴직하신 아버지가 경험도 없으면서 무리하고 음식점
    을 차렸다가 망하면서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런 전철을 밟고 싶지가
    않습니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한 우물을 파고, 그 일에서 프로가 되어
    한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는게 제 목표입니다. 국내에선, 35세가 정년이라
    고 할 정도로 이분야의 수명이 짧은것 잘들 아실겁니다. 더이상 하고 싶어도
    업무 강도가 지나쳐서(야근) 나이들면 감당을 못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이런 한국에서 엔지니어로 늙는 것이 너무나 싫습니다. 현재 직업별 배우자
    선호도를 고른다면 아마 최하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셋째, 근무 환경과 연봉입니다. 회사에서 허구한날 야근이나 하면서 외부 사
    람이라곤 만날 기회도 없이 쳐박혀서 지내면서 오타쿠처럼 살다가 점점 배나
    오고, 접대 좋아하는 아저씨로 늙어버리는 게 싫습니다. 한국에서 살면 꼭 이
    렇게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꿈을 접고 현실에 안주하는 삶이 어떨까 하는건
    그냥 눈에 보입니다. 같은 회사 팀장급들, 이사급들 보면 그게 제 미래니까요
    . 외국에서 일하게 되면 그래도 최소한 일찍 집에 들어가서 자기 개발 시간도
    가지고, 주말엔 취미 활동도 가지지 않을까.. 처음에는 한국만큼이나 힘들겠
    지만, 좀 더 경력이 쌓이고, 연봉도 한국보단 낫지 않을까. 솔직히 한국에선
    제법 괜찮은 대학나와서 대기업 들어가지 않는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4천 넘
    어가기 힘듭니다. 저는 아마 내년 5년차에나 세전 3천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
    다. 독학사 출신인 제가 한국에서 대기업에 들어가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
    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으로 가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애초에 그런 선택을
    했던 거지만요.

    여기까지 읽으시고, 제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여기 글들 읽어보면 전 정말
    아직도 한참 부족합니다. 의욕만 앞섰지,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허황된 생각이니까 일찌감치 때려치라던가 하는 의견도
    좋습니다. 정말 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인데, 주변에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만한 사람이 없어서 정말 힘듭니다. 이 사이트를 알게 되어
    기쁩니다. 저보다 먼저 이런 고민들을 하시고, 그 길을 걸어간 분들이니까요.
    전 어렸을 때부터 공상은 많이 했는데, 우유부단하고, 추진력이 없어서 그걸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제 성격이 해외 취업이라는 큰 결
    정을 내리는데 자꾸만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제 목표는 앞으로 5년안에 미
    국에서 자리잡고 부모님을 모시는 겁니다. 물론 그 때부터는 제 힘만으로 두
    분을 부양해야겠죠. 결혼은 그 이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꿈짱 67.***.64.228

      아주 열심히 살아오셨네요. 저도 한국의 IT 상황을 알고 있지요. 정말 노예생활이죠. 이곳에 계신분들은 10만불도 힘들다고 하시는데…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이 세상에는 불가능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하지만 한국에서도 경력을 쉽게 바꾸기 힘든것 처럼 미국에서야 정말 힘들겠죠. 일단 경력과 영어가 너무 중요하죠. 프로그래머이면 어떤 분야 이신지요? 윗 글에서 보면 대학원 진학이 힘들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진학이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일단 가장 짧고 저렴한 대학원을 진학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경력이 있기 때문에 대학원의 명성은 최고 수준이 아니라면 별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도시 근처에 있는 곳이 정보를 얻기는 더 좋아요. 여기 San Jose State University에 있는 과정도 괜찮죠. 부모님이 계시지만 갈수록 나이도 많아지고 2 ~ 3년후 뭔가 하자 해도 별로 변하는게 없으니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실력이 출중하고 어디내나도 괜찮은 경력이다 하면 Communication 능력만 있으면 되거든요. 어학연수로 오셔서 가끔 잡구하시는 분도 계신데 미국에서 일년 정도 머무르는게 돈 정말 드니 많이 생각하셔야 되구요. 산호세 부근은 운이 좋은면 Part time Job을 구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많이 세이브가 되죠. http://www.iparksv.com/ 이곳은 한국 기업이 많구요. http://www.sfkorean.com/ 가면 잡을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영어를 더 준비를 많이 하시면서 여러 곳에 레주메을 올려보고 또 대학원 준비도 같이 하세요. 그리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시면 미국으로 오십시요.

    • 궁그매.. 68.***.193.155

      제가 쓴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조언을 구하시는것 같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저역시 한국에서 전문대를 졸업하고 미국까지 와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전공역시 열악하다기 그지 없는 건축설계를 하고 있구요. 제가 IT쪽으로는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며칠살면서 느낀점을 조금 말씀드리고 싶군요.
      첫번째는 먼저 꿈은이루어진다 라는 분의 말씀대로 대학원 진학하시는것을 저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서의 IT회사라고 다 근무환경이 좋고 한국보다 낳을거라고는 원글님도 생각안하시겠지요? 원글님께서 알고있는 미국의 회사나 가시고 싶은 회사는 전세계인들이 가고싶어하는 회사일것입니다. 저도 뉴욕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곳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경쟁이 제일 치열한 곳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것입니다. 물론 전공에 따라서는 조금 다를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좋은 회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경험,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를 가진 우수한 사람들을 골고루 뽑고 싶어 하는거 같습니다. 그것이 아직까지 미국을 지탱하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글님께서도 생각하실때 자신이 그런회사에서 뽑고싶은 사람인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님의 나이는 그렇게 많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미국의 근무환경에 대해서 조금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 있는기업이라고 다 야근이 없고 자기개발할 시간을 준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뉴욕에 좀 살면서 재미있는것을 본건…여기 사람들은 다른 미국주에 비해서 살찐사람들을 보기가 힘이듭니다. 동료직원들과 밥을 같이 먹을때도 칼로리나 팻 혹은 프로틴을 꼼꼼히 따지는 사람이 대다수이며 운동을 즐기는것 같이 보이지만 자기관리를 위해서 하는듯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전 하루는 똑같이 24이지만 문화에 따라 지역에 따라 시간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뉴욕의 24시간은 여타 다른지역에 비해서 많은 정보들이 떠다니는거 같습니다. 자기만 정신잃지 않고 있으면 더 많을것을 가질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어디서든 그렇듯 자기만의 24시간을 살아가겠지요. 제말의 요는… 결국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곳에는 더 많은 일과 자기를 관리 해야하는 스트레스가 있으며 그게 자기 개발이되는지 안되는지 조차 느낄수 없게 바쁘다는 말입니다.

      연봉역시 이곳의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시듯이 한국에서 3천만원과 미국의 3만불이 같다고 생각하시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적어도 뉴욕에선 한국5천과 미국10만불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비교는 많은 분들이 먼저 해주셨다고 생각하구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을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비자만 하더라도 당장 미국에 취업을 할수있는 여건도 아니시지만 취업을 하신다고 하셔도 돌아가셔야 할길이 대학원을 진학하시던가 여타 다른 정도로 가시는 것보다 길면길지 짧지 않을거 같습니다. 전 96년도에 전문대를 입학하여 9년만에 취업을 했습니다.
      고등학교때 3년동안 놀았던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편입과 대학원을 마치는데 재수 삼수를 합쳐 11년이 걸렸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가진 생각들이 님과 그렇게 크게 다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또 10뒤를 위한 생각과 20년뒤를 위한 생각으로 고민하며 살고 있구요^^ 더이상의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드림을 위해서 장소가 조금 바뀔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좀 길었군요..

    • 공감하는이 69.***.87.194

      미국취업을 하시려면 미국으로 일단 공부하러 오시는 방법이 가장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국정부에서 지원하는 석사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습니다. 산자부나 정통부 등등.. 특히 카네기 멜론 대학에 유명한 프로그램중에 우리나라에서 많게는 학비의 반을 대주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그쪽도 한번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공부하다 보면 학교에서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경우도 많으니까 돈때문에 미리 포기하지 만시기 바랍니다.

    • 무심한이 70.***.110.85

      두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몇자 적지요. (아래와 같은 답신 방식은 국문과 출신들로 부터 비판거리임을 알지만서도…)

      >현재 제 나이 31. 헛된 꿈이라면 이제 포기하
      고 착실히 결혼해서 가정을 부양하는 일에 마음을 쏟아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는 어떻게하든 이 일년안에, 제 꿈인 해외 취업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딯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가정을 꾸리는 일과 해외 진출이 서로 상충된다고 생각되지 않는데요. ‘이 일년안’이라는 제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이 일년이 지나서 기회가 오더라도 잡아야 할 것 아닌가요. 너무 시간제한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하네요. 이미 인적 네트워크에 대해 신겅을 많이 쓰시는 것 같은데, 진출하시고자 하는 분야의 사람/회사들과도 접촉 기회를 늘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냥 호기심같은게 많아서 죽기 전에 꼭 이 세상 곳곳을 다녀보고 싶다
      는 생각을 하고 살았습니다.
      -> 사족일 수 있는데, 경험상 한국에서 계속일 하는게 세상 이곳저곳 다녀보기에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미국밖에 나갈 일이 더 없습니다. 미국에서 세상 보는 안목이 좁아질 확율이 오히려 더 크지 않을까 우려되는군요.

      >국내에선, 35세가 정년이라
      고 할 정도로 이분야의 수명이 짧은것 잘들 아실겁니다. 더이상 하고 싶어도
      업무 강도가 지나쳐서(야근) 나이들면 감당을 못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이런 한국에서 엔지니어로 늙는 것이 너무나 싫습니다.
      -> 한국에선 dual ladder 시스템이 대기업도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때문에 많은 재능있는 엔지니어들이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을 하게 되지요. 한가지 사족을 달자면 하던 코딩을 평생 계속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국회사에 취업을 하는 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군요. 상품이라고 항상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50이 되었는데 조금 경험이 더 있다는 것 말고는 신입사원과 거의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을 계속 고용해야될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게다가 회사에서 고과가 낮은 순으로 내 보내는 것 도 아닙니다. 이점은 조금 더 생각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한국에서 불만스러운 것과 미국에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과 비교하시기 보다 한국에서 안 좋은 것과 미국에서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 것들, 미국에서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것들과 한국 있을 때 좋은 것들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독학사 출신인 제가 한국에서 대기업에 들어가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
      다고 보고 있습니다.
      -> 솔직히 이 점은 꼭 미국이라서가 아니라 (미국도 이 안에서는 학벌이 힘을 씁니다) 판을 바꾸는 게 좋은 답일 수 있지요. 그때 그렇게 되더라도 우선은 한국있는 동안 판을 바꾸신다고 생각하시기를 권하고 싶네요. 흔하지는 않지만 좋은 사례들이 꽤 있을 겁니다. 야간에라도 대학원에 가실 수 있는 갈을 알아 보시는 것도 좋은 방편일 것 같구요. 웬만큼 이름 있는 대학의 대학원들도 문이 많이 열려 있는 걸로 압니다. (예전엔 그것도 어려웠지요^;;)

      >연봉도 한국보단 낫지 않을까
      -> 혹시라도 한국에 그때 남아 있을 친지에게 내가 얼마 벋는다고 예기할 것을 상상해서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지만 (한국도 그건 똑 같지요) 일단 대도시에 사실거라고 대충 상상해 보면 한국보다 좀 더 받는 정도로는 한국 생활수준도 유지 안됩니다. 역시 개인마다 다르지만, 제 생각으로는 한국의 두배를 벌면 한국보다 약간 못한 정도는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 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따라 오는 이득은 제외하고 – 여전히 한국에 있어도 거기서 오는 이득이 있고…)

      >제 목표는 앞으로 5년안에 미
      국에서 자리잡고 부모님을 모시는 겁니다. 물론 그 때부터는 제 힘만으로 두
      분을 부양해야겠죠. 결혼은 그 이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어차피 주제 넘게 시작했으니 한마디 더 덧붙이지요. 부모님을 모시는 일보다 본인 가정을 먼저 생각하십시요. 그게 장기적으로 더 큰 효도가 됩니다. 결혼을 언제 하는냐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 모신다는 이유로 미루는 것은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위험이 큽니다. 아마도 이 타임라인이 위에서 ‘이 일년안에’ 라거나 ‘이제 포기하고 착실히 결혼해서 가정을 부양하는 일에 마음을 쏟아야 하는’이라는 생각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닌가 싶군요. 일정표와 순서를 좀 더 유연하게 가져가시지요^;

      >허황된 생각이니까 일찌감치 때려치라던가
      -> 여기까지 많은 생각과 노력을 하셨는데, 이런 가능성은 본인 마음에서 일단 지우시지요. 주변에서 그런 이여기가 나오더라도, ‘아 그런 점이 있다면 그것도 위험요소중 하나로 포함시켜두지 뭐’ 하는 정도로 받아드리시면 어떨까요.

      일하시면서 유사 분야의 사람/회사들과 인연을 걔속 쌓으시기 바랍니다. 대학원 진학도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쉽게 되는 일은 아니지만, 일이 풀릴 때는 쉽게 풀립니다. 회사에서 일을 선택해 가며 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씩 해외에서 필요로 하는 일, 외국회사가 나를 써야 하는 이유등을 생각하며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임의 의 외국회사를 상정하시고 그 회사 팀장이라고 생생을 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그런 자리에 있는데 사람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이 어필할까?

      똑 뿌러지는 답은 아니지요. 그런게 있다면 저도 다른 자리에 있을지 모르지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 공부 67.***.226.166

      저두 상당히 비슷한 케이스인데요. 저는 학부성적도 안조아서 윗분이 추천하신 방법인 한국에서 제공하는 장학금에서 대상제외였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제 경험을 얘기드리겠습니다.
      저는 한학기 등록금만 가지고, 석사를 와서, 첫학기에 올A를 받은다음 director를 5번 이상찾아가서 장학금을 달라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영어를 배우시는 성격이면, 충분히 가능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일년만에 졸업했습니다. required 과목을 5,6개씩 들었죠. 진짜 힘들었습니다. 글구, 한학기가 끝나자마자 잡서치도 무지 열심히 했습니다. 저는 공부랑 잡서치 두개만 죽어라고 했죠. 그래서 현재 미국대기업에서 2년째 프로그래머로 사는데, 넘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을 생각하면서 넘 감사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사시는 분이시면, 충분히 가능하고, 31이 뭐가 많아요? 저도 30에 다시 공부했습니다. 꼭 원하시는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 질러라 69.***.184.206

      먼저 하고 싶은건 꼭 해야 합니다.
      않해보고 후회하느니 실패하더라도 열심히 해보고 후회하고 싶은걸로 압니다.

      저도 미국오기전에 읽은 내용중에 평범한 공무원 생활하다가 해외로 가러 비행기 기장 되신분 글보고 참 감동받았습니다.
      뭐 뉴욕에 국제 변호사하신분도 맨땅에 오셔서 일하면서 공부하고 로스쿨 졸업한 글도 있구요.
      이런 디테일한 동기가 꼭 마음속에 있어야 합니다.
      글쓰신 내용도 좀 길긴 하지만 미국식으로 세가지 정리 잘 하셨습니다. 미국애들 요점 세가지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좀 깁니다 핵심만 줄여서 쓰면 좋을것 같네요.

      두번쨰 중에서 첨언하자면
      한국서 독립적으로 생활 안해보거나 한국서 너무 잘 살아서 집 좋은데 사신분들이 공통적으로 착각하는게 있는데 미국집세는 비싸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서는 부모님과 살아서 집세를 안내보셨거나 아미 자기 집이 있기 떄문에 집세를 한번도 낸적이 없기 떄문이죠.
      (이런좀 여유있는 분들이 미국생활을 좀더 부정적으로 봅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엔 전세가 없어서 집세가 비싸단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기회비용을 계산해보자면 똑 같습니다.
      한국서 월세방 사신분들이나 저같이 몰게지 떄려넣으면서 살아본사람은 그돈이 그돈이란거 다 압니다.
      미국서도 스튜디오나 멀정한 아파트에 편하게 살려면 비싸지만 2-3베드룸 셰어해서 살면 한국 월세 느낌입니다.
      Bay area면 300이면 멀쩡한 아파트 셰어해서 살수 있습니다.

      셋쨰 근무환경과 연봉, 상대적으로 좋아질 기회 한국보다 많습니다. 날밤까고 크런치 하는곳도 있지만 미국회사는 프로젝트 끝나면 미안해서 휴가라도 줍니다. 한국엔 야전침대 놓아주면 감사하죠.
      좋은데는 안말해도 아실거고. 뭐 미국도 한국같이 늙으면 한국같이 기회는 적어지지만 미국엔 계약직도 많아서 늙어서도 일할 기회가 있습니다.
      한국엔 서열떄문에 관리직 아니면 아예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죠.

      첨언하자면 나이먹으면 절대 못할일 미국선 가능합니다.
      미국엔 이력서에 나이, 성별, 국적 항목이 없습니다. 인터뷰할떄 나이, 결혼에 대해서 물어보면 불법입니다.
      비주얼만 그럴듯하고 연봉만 그럴듯하면 그냥 일할 가능성 한국보다 훨 많습니다.

      미국 주류사회를 낀다 못낀다 하지만 어차피 님이 한국서 있어도 마찬가지일겁니다. 멀쩡한 대학간판 없는이상.
      특히 한국인은 주류사회 못낀다고 투덜거리면서 특히 사장이나 이사정도 못할바엔 열받아서 아예 장사하는 사람도 많지만 미국애들은 그냥 자기할일에 만족하고 꾸준히 일하는 모습 많이 봅니다.
      한국엔 그냥 일하면 아무나 사장하고 이사하나요 다 똑같다고 봅니다.

      바빠서 이정도만 줄입니다.

    • k 24.***.159.148

      적극적인 자세가 맘에 드는군요.
      어떤 skill set 을 가지고 계신가요?
      email address 도 올려보시지요.

    • gonfly 71.***.211.27

      제가 머 이런 말을 해도 결정은 님께서 하시는거지만…
      먼저 결혼부터 하세요….실제 님께서 생각하시는 미국생활하고 실제 생활하고는 너무 많이 틀립니다. 나중에 미국에서 졸업해서 잡을 잡고 그럼 33,34 이렇게 될거 같은데 혼자살기 넘 힘든니다. 전 미국분이 절 아들처럼 생각해서 거의 가족같이 지내지만 그래도 옆에 와이프가 있는것과 없는것과 정신적인 간강상 많이 차이납니다. 미국 유학 오신 분들 특히 박사하러 혼자 왔다가 외로와서 거의 2년안에 한국에서 대충 선보고 결혼해서 다시 와서 박사하는사람 많습니다. 나중에 잡을 잡더라도 혼자 있게 되면 잡이 먼저냐 결혼해서 안정적으로 사는게 먼저냐..이거 무지 고민됩니다. 저도 그래서 몇개 잡 컨택을 계속 하면서도 그게 고민이래서 한국에 다시 들어갈려구 하는생각도 가지고 있구요. (혼자 밥해먹는게 너무 지겨워서)…
      만약 평생 혼자살생각이 없으시면 결혼해서 와이프랑 상의해서 다시 와도 늦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여자 만나서 결혼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이게 저의 충고입니다. 머 어차피 사람마다 다 상황이 다르고 그러니 저의 대답이 정답은 아닐겁니다. 결국은 님께서 결정을 해야 하는데..전 강력히 결혼해서 오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부모님모시기 152.***.59.149

      딴 이야기인데요..
      우선 미국에 취직부터하는게 우선 넘어야 할 큰 산이지만요, 님이 취직을 하고, 영주권을 딴다고 해도 부모님을 미국에서 모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저희도 비슷한 고민을 하다가 포기했습니다(물론 한가지 이유는 다른 형제가 한국에 있고 한국에 사시는게 더 편하신 것 같아서지요) 미국은 부모님을 직계가족취급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첫번째가 비자문제고요, 두번째가 의료보험문제입니다. 영주권자의 부모님이라해도 여행비자밖에 받을 수 없고요, 님이 시민권을 취득한 후(영주권 취득후 5년지나야 시민권가능)에야 부모님의 영주권을 초청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취업이 된다고 해도, 부모님을 모시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지요.
      의료보험문제는요, 미국의 의료비는 보험이 없으면 살인적입니다 (의사 얼굴보면 100-200로 시작해서 수술한번하면 최소 만불 많게는 20만불이 그냥 나옵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내보험에 넣을 수 없고요, 따로 개인보험을 사려면 한달에 천불가까이 되고 그나마 보험가입전의 병의 받을수 없고 등등..
      님의 글에서 부모님 모시기가 중요한것 같아서 한자 적어봅니다.

    • 부모님모시기 152.***.59.149

      윗글인데요, 본론으로 돌아가면 저도 미국내에서의 대학원을 권장합니다. 저희는 맞벌이 부부인데요, 저희 둘다 한학기 등록금+생활비가지고 미국와서 교수밑에서 또는 학과 TA하면서 등록금및 생활비를 받으면서 박사학위를 마쳤습니다. 돈이 없다고 미국 대학원 졸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 pass by 69.***.219.65

      학교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돈을 많이 절약 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이수학점 30이니까 1년만에도 끝낼 수 있죠. 27학점을 1년만에 끝내고 3학점을 한학기 동안 들은 후 취업준비 했습니다.
      총학비는 두학기 6500X2달러, 마지막학기 1학점 2000달러.
      생활비는 싱글로서 처음에는 룸메이트하고 살면서 250~300달러/달 그후 교회사택 100달러/달
      저는 미국인 교회를 다녔는 데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공동체생활 할 수 있도록 사택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단, 한달에 8시간은 food pantry 나 night people같은 봉사활동을 해야 합니다.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개척하신다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안에서 내가 모든것을 할 수 있느니라”

    • itd 112.***.184.209

      글쓰신분 어떻게 되셨는지 정말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