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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비뚤어진 심리 중, 소수설에 집착하는 게 있습니다.
남들은 모르는 자기만의 대단한 진리를 알고 있는 양, 소수설에 집착하는 것이죠.
미용실을 가시면, 또는 택시를 타시면 그런 인간군상의 일그러진 단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무현의 ‘자살’은 어차피 폐암 말기로 죽을 사람이었는데 민주당 측에서 절대 함구했다는 둥.
강금실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쎄컨드라는 둥.
맨하탄 코리안 타운의 건물 중 몇 채는 김대중 차명재산이라는 둥.
황당하기 그지없는 내용들이지만 적절한 각색과 그럴듯한 수식어구들로 마치 정설인 양 돌아 다닙니다.
괴벨스가 그랬던가요?
거짓말도 50번 하면 사실이 된다고.
수많은 음모론들이 떠돕니다.
음모론자들의 특징은 지엽적인 부분에 집착해서 본말전도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명된 사실에 대해서도 말꼬리잡기를 하고 물고 늘어집니다.
사람들의 고집은 쉽게 안 바뀝니다.
비단 음모론 뿐 아니라 설령 어떤 주장에 대해 자기의 확고한 신념(착각)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된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철회하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더욱이 어떠한 주장에 대해 일말의 책임도 질 필요가 없는 온라인에서야 오죽하겠습니까.
음모론들 중에는 사실들도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음모론들에 대해 맹신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저런 미용실 괴담을 마치 대단한 진실을 오직 자기만 알고 있다는 듯 의기양양하는 모습이 오버랩되는 건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