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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20대 후반 남잡니다.
여자 사귀고 싶은 의욕은 넘치는데 여자가 좀만 이쁘거나 차가워도 표현도 잘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거든요.
예를 들면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을 때, 거절 당할 가능성이 좀 있다 싶으면 그냥 얘기를 안하고 참는 편이고요. 지금껏 잘 받아주는 여자들, 성격 둥글둥글한 여자들이 어쩌다 생기면 사귀어 왔는데요. 잘 받아주는 성격이 기준이 되다 보니 제 마음에 드는 정말 괜찮은 여자는 매번 짝사랑만 하다가 끝나버렸고, 그게 반복되면서 여자는 아무 생각도 없는데 혼자 마음 고생도 많이 했어요.
더 힘들었던 건 그냥 여러 사람한테 두루 잘 해주고 부탁 하면 다 들어주는 성격인 여자들이 저한테 접근하면 쉽게 마음을 줘 버렸다가 어장관리 당하면서 마음 고생 한 적도 많고요. 지금까지 연애 몇 번 해본 건 전부 다 3개월 미만에서 끝나버렸어요.
20대 중반 넘어가면서는 성격이 많이 변해서 일상에서 할 말 있으면 하려고 하고, 저를 좋아해주는 여자보다는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혼자 지내는 게 더 편해져서 왠만큼 괜찮은 여자 없으면 그냥 혼자 지내는 게 낫다 싶고 그래서 굳이 여자를 열심히 찾거나 하지 않았어요. 생각만 많아지고, 조건도 까다로워지고.. 지금은 제가 너무 까다로워진 것에 더해서 이전에 여자들한테 받았던 상처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성 관계 시작해지는 게 너무 복잡해져 버리고 이런 모든 것에 지쳐버렸네요.
만나는 99%의 여자들은 다 별로인 것 같고(조금만 단점이 보여도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싹 사라져요.. 예전엔 안이랬는데), 어쩌다가 괜찮은 사람이 나타나도 상처받을까봐 무섭고…
특히나 요즘 여자들 보면 조금 괜찮다 싶으면 주변에 남자들이 득실득실 꼬이고, 그런 게 어릴 때부터 계속 지속돼서 지밖에 모르는 성격으로 변하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마음 고생해서 편견이 생겼는지도 모르지만 제가 본 왠만큼 괜찮게 생기고 붙임성도 좋다 하는 여자들은 대부분 행동을 개같이 해서 사람 힘들게 하는 공통점이 있더군요. 이런 회의가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데 괜찮은 여자가 있다고 해도 굳이 노력해 볼 생각이 안 드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마음의 문을 닫고 살고 있었는데 이쁘고, 성격이나 조건 같은 것도 좋아서 관심 가는 여자를 알게 됐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몇 마디 나눴을 뿐인데 벌써 마음속에 짝사랑이 싹터서 그 사람이랑 언제 마주칠까,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고, 좀 더 잘 알고 싶은 마음도 생기면서도, 이렇게 마음을 또 줬다가 상처받고 힘들어할 게 걱정돼서 그냥 그 여자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살까 하는 생각도 하게 돼서 고민이 되네요. 그 여자도 예전에 절 마음고생시켰던 여자들처럼 여러 사람한테 두루 잘해주고 친하게 지내는 성격이라 더 걱정도 많이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