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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사이트에 처음으로 남기는 글을 무거운 주제로 시작하네요.
저는 보스톤 지역에 살고 있고 미국 온지 15년 정도 되었습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때 아무런 미련이 없었듯이, 국가주의나 민족주의에 특별한 가치를 두고 살지 않았습니다. 역대 대통령중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그래도 제일 났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도 단점이 많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가 깨끗해지기를 바라지만, 정치에 큰 관심을 두고 살지 않았습니다. 정치적 성향을 굳이 따지자면 중도라 할 수 있지만, 극우들이 보기 좌빨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김주열 열사의 죽음을 기억하면서도 우리가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건 4.19 혁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을 기억하면서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건 6월 항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부패와 무능에 희생된 그들의 죽음이 어떠한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없다면 평생 이 죽음 앞에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부끄럽지 않으려고 작은 것이나마 시작하려 합니다.
일단 제가 살고 있는 보스톤 지역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선언을 하나 준비할까 합니다. 그리고 시내에서 집회도 했으면 하구요. 미국 혹은 국외 어느 지역에서든 같은 움직임이 있나 궁금하네요. 선언문을 공동으로 준비하면 더 힘이 실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생각한 선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의 결과이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에 큰 책임이 있다.
2. 해경을 둘러싼 관료들의 무능함이 희생자들 죽음의 원인이며, 이는 이 정부의 무능과 부패의 결과이다.
3. 사건을 둘러싼 언론의 모습은 이미 한국 사회에 언론자유가 없음을 증명한다.
4. 공감능력이 없고, 모든 문제를 다른 이의 책임으로 돌리는 대통령은 국민을 이끌 자격이 없다.
5. 근본적으로 부정선거로 시작한 현 정부와 대통령은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을 요청한다.이상입니다. 사건의 모든 책임을 선장과 청해진으로 향하게 하는 현정부의 계획에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에 대한 어떤 비판도 종북으로 몰아가는 극우의 계획에도 제재를 가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할지 뜻만 있고,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같이 하실 분들의 동참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재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