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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이러다 盧가 이명박 지지하면 어쩌나”
“盧는 가장 유능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
조갑제의 노무현 찬가와 근심취재부
한나라당 집권의 ‘딜브레이커’는 盧의 ‘이명박 지지’ 커밍아웃
한국 극우세력의 이데올로그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의 계속되는 ‘노무현 공치사(功致辭)’가 눈길을 끌고 있다.
조 씨는 지난 4월 4일 노 대통령의 한미FTA 강행 타결에 대해서 “한미FTA에 반대하는 ‘좌파’를 저항과 도전의 상대로 삼은 정확한 선택”이었다고 격찬한 데 이어, 어제(23일)는 한발 더 나아가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유능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렇게 고마운 노 대통령에게도 조씨는 한 가지 걱정을 털어놓았다. 바로 노 대통령이 ‘나는 이명박 지지자다.’라고 커밍아웃하는 사태다.
이 와 관련 조갑제씨는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한나라당의 선거운동원 노무현>이라는 글에서 ‘마이너스의 손’인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주제를 자각한 나머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주자를 향해 “평소부터 뜻을 같이 한 사람이다. 참여정부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다.”고 극찬을 해대기 시작하면 이명박씨의 지지율은 급락할 것이라며 크게 우려했다.
한 마디로 노 대통령이 지금처럼 기고만장하고 오만에 빠져 폭언과 망언을 일삼되, 절대로 한나라당 지지자임을 커밍아웃해서는 안된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그래야만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등 우파가 압승하고, ‘탄돌이들'(탄핵 역풍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일소될 것이라고 조씨는 판단했다.
조씨는 이날 글에서 “한나라당의 인기, 박근혜-이명박 지지율의 반 정도는 노무현 대통령의 오만한 발언에 대한 국민들의 울분일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이렇게 한나라당을 밀어주니 한나라당은 질래야 질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자위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한나라당이 잘 해서가 아니라 정권이 미워서 지지하는 것이다.”며 “이런 반사이익을 모르고 자신들의 실력으로 얻은 것이라 착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비극이 있다.”고 한나라당의 무능을 꼬집었다.
조 갑제씨의 이날 주장은 한나라당 최고의 정세분석가이자 지략가인 윤여준 전 의원이 지난 1월 한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나서는 한 범여권의 어떤 주자도 부상할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이 설칠수록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일까. 23일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자실 통폐합을 강행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급락해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인 반면, 이명박 전 시장은 ‘장애인 낙태’ 논란, ‘한물간 배우’ 구설 등 최근 연이은 말실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하며 굳건하게 1위를 지키고 있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과 좌충우돌식 국정운영 그리고 적반하장식 언행과 독선 등이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압도적 인기를 구가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라는 지적은, 비단 조갑제씨나 보수 진영 뿐만 아니라 개혁.진보 진영에서도 심지어 친노 그룹에서조차 공연연하게 회자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선거에서도 국민적 ‘反盧 정서’가 한나라당 연전연승의 비결이었음이 증명되기도 했다. 바로 지난 4.25 재보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노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할 대상이 사라진 ‘無盧 선거판’에서 한나라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이름만 들어도 노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사람이 범여권 단일 후보가 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