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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네티즌 1명, 피랍자 가족에 사과
이인묵 기자 redsox@chosun.com
입력 : 2007.08.13 00:55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분당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한 남자가 찾아와 무릎을 꿇었다. 피랍자 A씨의 미니홈피 게시물을 악의적으로 왜곡해 인터넷을 통해 퍼뜨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네티즌 3명 중 1명인 회사원 김모(22)씨였다. 〈본지 8월11일자 A10면 참조〉 김씨는 가족들 앞에서 “정말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은 사과를 받아들인 후 김씨를 돌려보냈다. 가족모임 대표 차성민(30)씨는 “가족들은 김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김씨가 한 행동으로 인해) 탈레반에 피랍된 봉사단이 풀려 나오는 데 어려움이 생길까 봐 걱정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김씨에게 “인터넷에서 일어난 일이니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면 인터넷에 그런 생각을 밝혀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막나간 네티즌… “피랍자 죽여라” 탈레반에 메일까지
손진석 기자 aura@chosun.com
입력 : 2007.08.11 00:51“피랍자들이 정부의 입국 자제 요청을 묵살하고 위험한 곳에 갔기 때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한국인들은 망할 인질들이 모두 죽기를 바라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 이후 이런 글을 인터넷에 퍼뜨리고, 탈레반 무장세력의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메일로 보낸 혐의로 대학생과 회사원, 공익근무요원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유명 사립 K대 법학과 재학생 이모(22)씨와 전자업체 회사원 김모(21)씨는 피랍자 A(여)씨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려진 아프가니스탄 여행기를 번역한 글에 “피랍자들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인터넷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번역한 글을 그림파일로 만들어 CNN, 알 자지라 등 외국 주요 언론사와 DC인싸이드 등 국내 UCC(User Created Contents ·사용자제작 콘텐츠)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관공서 공익근무요원인 홍모(22)씨는 탈레반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씨와 김씨가 번역한 글을 이메일로 보냈고, 탈레반 관계자가 그 이메일을 열어본 것이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홍씨는 “한국인들은 인질들이 모두 죽기를 바라고 있다. 돈이 필요하면 말해라. 한국정부에서 보내줄 테니 예수쟁이들을 모두 죽여달라”는 극언도 이메일에 포함시켰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경찰조사를 받으면서도 “우리가 잘못하긴 했지만 피랍자들 역시 위험한 곳에 들어가는 잘못을 범했으니까 죗값을 치러야 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