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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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oica 69.***.144.179 4244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에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

    나무의자 – 백창우

    • .. 67.***.223.144

      에로이카님, 밑에 “나도 한국가고파. 그런데…”글에 우회적으로 답을 주시는건가요? ^^
      남녀상열지사(‘뜨거운 밤’에 올리셨듯. 그 시가 새삼스럽게 꼴깍!거리게 했네요.)나, 싸우는 것이나 그냥 지나치기 힘든 좋은 구경거리일것인데, 남녀간의 싸움은 정말 구경하는것도 짜증이 납니다. 두 남자나 특히 두 여자간에 (말싸움말고, 머리끄뎅이 쥐어잡고 하는) 싸움은 정말 좋은 구경거리가 되는데…

    • 커플방 76.***.198.33

      재미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힘들어 올릴 글을 보고 재미있어해서 많이 찔립니다. 위에 점 두개님 넘 예리하신 듯.
      에로이카님 가끔씩 올려주시는 좋은 시들 잘 읽고 있습니다.

    • eroica 69.***.144.179

      ..님, 저의 마음을 잘 읽으셨네요. 밑글에 답글을 쓸까하다가 생각나는 시가 있어 옮겨와 본건데….

      커플방님도 시를 잘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Sam 69.***.254.54

      좋은 음악, 그리고 느낌 좋은 글, 감사 합니다. 이 글을 읽는 힘든 이에게 또다른 의자를 준비해 주신것 같네요.

    • eroica 69.***.144.179

      감사합니다 Sam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