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이용후기

  • #102364
    알버트 98.***.70.129 3435

    얼마전 자다가 갑자기 허리 뒤쪽이 뻐근하고 아프게 긴급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와서 집에서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신장 결석 이라고 하더군요. 거기서 제가 한것은 피검사, CT 촬영, 몰핀 투여 그리고 두시간 정도 응급실에 있었고 진통제 처방 받은것이 다입니다.

    며칠후 병원에서 진료내역과 통지서를 받았는데 총 $7500 를 청구하더군요.
    세부내역을 보니 CT 촬영비가 $5000, 약처방 비가 $400, 노동비가 $500 그리고 응급실 사용료가 $1600 이었습니다. 그들이 써놓은 내역을 보니 보험회사가 $4500 정도 커버해줄 거고 제가 나머지를 내야 한다는 식으로 써져 있더군요.

    보험회사에서 얼마나 실제로 그 금액을 후려치고 제게 어느정도 금액을 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황당한 경험이더군요. 나머지는 어거지로 다 이해해 준다고 쳐도 한국에서 10 ~ 20 만원이면 되는 CT 촬영비가 $5000 이라는 데는 동의하기가 힘들더군요.

    이정도라면 일주일 이상 입원하고 수술해야 하는 증상에는 아마도 집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쩌다 이나라의 의료가 이모양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의사들의 말을 들어보니 막대한 소송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보험회사가 무리하게 자신들의 진료비를 깎아대기 때문에 첨에 좀 부풀려서 청구를 해야된다고도 하더군요.

    회사의 미국인들과도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한명은 자본주의의 극한을 보여주는 사회인 미국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쏟아내더군요. 이미 기득권을 유지한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위해 많은 월급생활자와 중산층의 고혈을 뽑는다고 하더군요.

    또다른 사람은 미국 사회가 원천적으로 이민자들로 구성된 사회인지라 민족국가나 오랜 전통의 국가처럼 같은 공동체라는 의식이 없고 개인주의나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집단만을 생각하게 되고 그것이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배타심을 갖게 됨으로써 나와 다른 그룹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안위나 생활에 무관심 하게 되고 그것이 이런 방만한 시스템을 유지하게 된 이유라고 하더군요.

    다들 일리가 있는 말들이긴 했지만 참 서글픈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료라는 것은 사람이 기본적으로 죽고 사는 중요한 일인데도 일부 기득권자들의 이해관계와 눈먼 욕심에 많은 사람들이 응당 받을만한 진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과연 이사회에서 개인은 어떤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그저 방관만 하고 좀더 높은 의식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려 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들을 이 사회의 리더라고 부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보이는 곳에서 혹은 보이지 않는곳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노력이 꼭 결실을 이루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응급실 비용이야기가 사회 전반적 문제 이야기로 비약된 감은 없지 않지만 왠지 우울한 마음이 들어 글남겨 봅니다.

    • sd.seoul 66.***.109.18

      보험에 maximum out of pocket 이 명시되어있지 않나요?

      그리고, 한국에서의 ct 촬영이 10-20만원은 국민보험이
      없는 경우인가요?
      한국에서는 국민보험이 있으면 ct가 얼마정도하나요?

      결석이면 많이 아프셨을 텐데, 재발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핑계김에 맥주많이 드셔야하겠네요;)

    • 알버트 98.***.70.129

      보험 약관을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천불 이상은 내야 할거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CT 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군요. 제가 알기론 보험 없이도 20 만원 이내인 것으로 들었습니다. MRI 의 경우는 머리부분 촬영시 보험 없이도 약 80 만원 정도 이더군요. 미국에 비하면 껍값이죠^^

    • 의료개혁? 76.***.141.204

      일단 의료개혁이 이루어 지려면, 편법으로 정부의 보험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먼저 추려내야겠죠. 월급은 캐쉬로 받으며 첵에는 미니멈페이로….그리고 정부에서, 시에서 보조하는 보험을 덜컥들죠. 이렇게 편법으로 이용되어져 나가는 정부,시의 돈만 제대로 관리해도 일단 세이브되는돈은 엄청날껍니다.

      현재 오바마 정부가 추구하는 의료개혁은 무엇인가요?
      공보험으로 하여 모든 사람이 같은 가격으로 보험을 들어 사용 할 수 있다. 대충 큰 뼈대는 이런건가요? 잘 몰라서 여쭙습니다. 윗분 말씀처럼이렇게 바뀐이후에 질이 떨어지지 않고, 보험도 적게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되겠습니까. 지금 저와,와이프,아들 셋이 한달에 900불정도내는데, 이런것이 줄어들어 세이브 될 수 있다면 좋지요.

      가끔 억울한점은 편법을 사용해서 돈을 아끼시는 분들 볼때마다 한숨이 나오더군요. 나름대로 월급도 평균보다는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는데..정직하게 열심히 돈벌고, 낼것 내고, 사는데, 다 낼것 내고나면,
      편법을 이용하시는 분하고 받는게 똑같다는….좀 개인적인 입장에선 억울하더군요.

      어떤분들은 그런걸 못하는 니가 바보다. 라고 하시는데…아쉽습니다.

    • P 173.***.189.95

      저는 캐나다 토론토에 삽니다. 겨울이 너무 춥고 길고, 날씨도 안 좋아 캐나다에 살고 있는 걸 항상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한편으로는 캐나다가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응급실가서 어떤 치료를 받던 돈 한푼 안내고 나오니까요.

    • 시나브로 96.***.195.186

      저와 비슷하게 아프셨네요.
      저도 자다가 아마 새벽 3시나 되었지요.
      너무 아파서 통통 뛰면서 아는 의사에게 전화를 했지요.
      아마 신장 결석쪽이라고 했지요.
      그리고 집에 있는 애드빌인가 타이네놀을 먹고 어떻게 수습이 되었지요.

      아침에 LA에 있는 주치의에게 갔더니 강력한 진통제를 처방해 주면서
      이틀후에 초음파 검사를 하자고 하더군요.

      이틀뒤에 초음파를 검사하니 돌이 빠져나갔는지 머 별거 없다고 하더이다.

      결국에 코페이 10불씩 두번 내고 약사면서 20불 내고 40불에 해결되었네요. 나머지는 보험회사에서 해결했지만 아마 의사에게는 HMO이니 한달에 10불씩 줄 것이고, 약값만 아마 많아야 80불 정도 냈겠지요.

      원글님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 마음이 많이 불편하겠네요.

      한편으론 이런생각해봅니다.
      같은 이유로 원글님이 백인이나 희스페닉이고 이름이 “호세 곤잘레스”라고 하면서 보험이 없다고 한다면 응급실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았을 겁니다.

      억울하시지만 원글님은 무보험자를 치료하는 비용을 일부 내신 것입니다.

    • Z 24.***.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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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것들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