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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자다가 갑자기 허리 뒤쪽이 뻐근하고 아프게 긴급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와서 집에서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신장 결석 이라고 하더군요. 거기서 제가 한것은 피검사, CT 촬영, 몰핀 투여 그리고 두시간 정도 응급실에 있었고 진통제 처방 받은것이 다입니다.
며칠후 병원에서 진료내역과 통지서를 받았는데 총 $7500 를 청구하더군요.
세부내역을 보니 CT 촬영비가 $5000, 약처방 비가 $400, 노동비가 $500 그리고 응급실 사용료가 $1600 이었습니다. 그들이 써놓은 내역을 보니 보험회사가 $4500 정도 커버해줄 거고 제가 나머지를 내야 한다는 식으로 써져 있더군요.보험회사에서 얼마나 실제로 그 금액을 후려치고 제게 어느정도 금액을 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황당한 경험이더군요. 나머지는 어거지로 다 이해해 준다고 쳐도 한국에서 10 ~ 20 만원이면 되는 CT 촬영비가 $5000 이라는 데는 동의하기가 힘들더군요.
이정도라면 일주일 이상 입원하고 수술해야 하는 증상에는 아마도 집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쩌다 이나라의 의료가 이모양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의사들의 말을 들어보니 막대한 소송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보험회사가 무리하게 자신들의 진료비를 깎아대기 때문에 첨에 좀 부풀려서 청구를 해야된다고도 하더군요.
회사의 미국인들과도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한명은 자본주의의 극한을 보여주는 사회인 미국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쏟아내더군요. 이미 기득권을 유지한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위해 많은 월급생활자와 중산층의 고혈을 뽑는다고 하더군요.
또다른 사람은 미국 사회가 원천적으로 이민자들로 구성된 사회인지라 민족국가나 오랜 전통의 국가처럼 같은 공동체라는 의식이 없고 개인주의나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집단만을 생각하게 되고 그것이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배타심을 갖게 됨으로써 나와 다른 그룹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안위나 생활에 무관심 하게 되고 그것이 이런 방만한 시스템을 유지하게 된 이유라고 하더군요.
다들 일리가 있는 말들이긴 했지만 참 서글픈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료라는 것은 사람이 기본적으로 죽고 사는 중요한 일인데도 일부 기득권자들의 이해관계와 눈먼 욕심에 많은 사람들이 응당 받을만한 진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과연 이사회에서 개인은 어떤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그저 방관만 하고 좀더 높은 의식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려 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들을 이 사회의 리더라고 부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보이는 곳에서 혹은 보이지 않는곳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노력이 꼭 결실을 이루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응급실 비용이야기가 사회 전반적 문제 이야기로 비약된 감은 없지 않지만 왠지 우울한 마음이 들어 글남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