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풀타임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고요. 한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30세가 지나 석사 후 직장을 잡은 케이스입니다.
여느 워킹맘들처럼 회사 퇴근하면 또다른 풀타임이 시작되죠. 보통 저녁 10시 반이 되야 모든것이 정리됩니다.주말에 쉬는 거 포기한지는 오래됐죠. 주중에 에프터 스쿨 못따라나니니까 주말에라도 열심히 쫓아다니자는 심정으로 아침 일찍이 일어나 각종 스포츠 경기에 따라다닙니다. 그래야 워킹맘으로써의 죄책감이 조금은 가시는 듯 해서 그러네요.아이 따라다니고 돌본는 건 사실 크게 힘든 것은 없습니다. 몸이 좀 피곤하지만 대체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회사에서 정신적으로 받았던 스트레스를 오히려 풀때도 많고 애들 크는 것 보는 것도 행복하고..문제는 오늘 같은 날입니다. 그래도 나름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한 지역이라 교회에 가면 아이가 한국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제가 가진 가치와 부합되는 바른 가치들을 습득해 그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습득해 나가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구요.제 삶을 아이와 직장에 투영했을 때 그리고 그 주변이나 직장 밖의 제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지 않고 지나가는 날들은 나름 만족하게 하루를 만족합니다. 그런데 오늘 같이 항상 알고 있던 사실을 우연히 되새기게 될 때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생각보다 미국에서 워킹맘으로 사시는 한국 엄마들이 없습니다. 공부를 하거나 전문적인 일을 하는 분은 더더욱 없구요 저처럼 한국에서 뒤늦게 와서 취직한 경우는 더욱 없습니다. 그래서 우선 저를 신기하게 봅니다. 그리고 저도 다른 엄마들이 저를 어려워하는 것을 느낍니다. 저도 아이들 엄마들의 일상적 대화가 너무 생소할 때가 많습니다. 어울려 보려고 노력도 많이 해보지만, 별로 수다스러운 편이 아니라서 가끔은 오늘처럼 너무 피곤한 날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해가며 힘들게 그 무리에 껴야 되나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기름처럼 둥둥 떠다니는 느낌….제가 보면 남자들끼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직장이야기 프로페셔널한 이야기를 합니다. 대부분의 대화가 그렇죠. 그 대화가 제게는 더 흥미로워 보여도 선뜻 끼어들지 못합니다. 그 분들에게 저는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정체성이 먼저 다가가기 때문에 어색해 하는 것을 여전히 느끼죠.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만 이런 외로움이 선을 넘을 정도로 제 정신력을 흩으러 놓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하루 정신을 놓으면 너무 많은 일들이 흐트러지니까 어떻게든 정신 차려야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