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별했던 이유

  • #1374468
    bk 198.***.193.154 5793

    저는 결혼상대로 한국인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30대 남자입니다.
    2년반정도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만났었지만, 그녀는 저보다는 미국에 살았던 시간도 적고
    생각하는것도 한국인에 더 가깝기때문에 미국생활에 불편함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교제를 시작한지 약 4~5개월이 지날 무렵, 제가 어찌어찌해서 한국지사로 파견근무를 가게되었고
    그때 마침 같이 귀국했던 여자친구와 한국에서도 연애를 지속하였습니다.
    한국에서의 연애는 미국과는 좀 다른식으로 진행이 되더군요.
    제가 근무하던 곳이 광화문인데 여자친구집이 조금 멀어서 평일에는 만나기가 어려웠고
    주말에만 만나곤 했었는데 그 시점부터 여자친구에게는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나봅니다.

    다른커플들은 평일에도 휴가내서 여행도 가고 뭐도하고 저것도 하고…
    저는 한국지사 사업개편을위해서 파견을 나갔었던 것이었기에, 휴가를 내기도 많이 힘들었고
    한국에서 일을 시작한지 7개월쯤 되었을때야 진정이되어 4박5일 휴가를 내어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자들의 심리란 왜그런것인지, 여행을 떠나는데 이러더군요
    그렇게 여행가고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이제야가네..에휴…
    비행기안에서 확 내리고싶었습니다. 저는 나름 스케쥴 쥐어짜서 여행을 준비한건데 시작부터 김새더라고요.
    그래도 뭐 제 잘못이니 하고 즐겁게 다녀오려고 노력했고, 잘 다녀왔습니다.

    그리고나니 다른 요구사항이 마구마구 생기더군요.
    누구 남친은 뭐를 해줬다, 누구남친은 뭐를 사줬다 등등
    제가 특별히 뛰어나진 않아도, 남들보다 연봉이 적은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여자친구한테 결코 쪼잔하게 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의 친구들은 어디서 그런 재벌같은 남자들만 골라서 만나는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제가 해줄수 있는것에 한계를 느끼고 제가 솔직히 말했습니다.

    나는 모기지도 아직 페이오프가 안끝났고, 내 건강상태로 보아서는 벽에 똥칠할때까지는 일하기가 불가능할것같으니
    지금부터 바짝모아서 말년에는 자그마한 사업이나 하면서 편하게 살려고 지금 빡시게 모은다.
    그래도 이해를 잘 못하더라고요. 지갑을 열어야 돈이 또 들어온다면서… 음… 뭐 그럴수도있겠지만… .. 저로써는 이해불가.

    결정적으로 저와는 종교적으로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모태신앙 크리스챤입니다. 세례를 받았습니다. 남들한테 그렇다고하면 웃습니다 제가 하고다니는게 크리스챤 같진
    않나봅니다. 그런데 여자친구네는 무교입니다. 처음엔 무교여서 뭐 종교적으로 나를 억압하진 않겠구나 싶었는데
    여자친구 집안에서 제 사주팔자가 별로라고 굿을 하자고 하더군요. 헐…작두타는 그 굿…

    그래서 어떻게 거절해야하나 싶어 교회 목사님도 찾아가보고 전도사님도 만나서 이야길했습니다.
    제가 믿고있는 종교에서는 굿과 같은 다른신앙에 관련된 행위는 용납되지 않아서 감사하지만 거절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집안에서 화를 내시더군요, 사주팔자 안고치면 그럼 내딸 고생하는건 어쩔거냐며… 음…

    뭐 이해못하는것은 아닙니다만 저로써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고 1년반이 흘렀습니다.
    뉴욕본사에서는 슬슬 미국으로 돌아와달랍니다. 거절할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도 제가 한국에서
    할일은 다 끝났었거든요.
    여자친구는 미국의 동부 날씨를 정말 싫어합니다. 뉴욕과 보스턴의 추운겨울을 겪고나니 정말 가기싫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캘리포니아 지사로 발령을 내달라고 요청하고 정말 운이좋게도 포지션이 하나 열리게되어 제가
    그곳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는 미국에 같이 출국하였습니다. 여자친구는 처음에 너무좋아하더군요. 날씨가 끝내준다고.

    그러고 아무일없이 5~6개월이 지났습니다. 여자친구네 언니가 결혼 준비를 한답시고 여자친구가 한국으로 귀국을 했습니다.
    언니의 결혼준비를 도와주느라 바쁜가봅니다. 시차도 있고해서 연락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하루에 카카오톡 10줄 정도가 전부입니다. 평상시에는 한시간 두시간 전화를 하는데..

    그러더니 그럽디다. 한국에 있다보니 친구들도 만나고 놀러다니고 하다보니 여기가 더 좋다고.
    미국에 가질 않겠다고.
    ????????????????????????????????????????????????
    내가 뉴욕에 갔으면 연봉도 더받고 지금 할수있는게 얼마나 많은데 지금 뭔소리????????

    비행기표도 다 끊어놨는데 지금 뭔소리????????????????

    결국 어떻게 잡을수가없어서 그냥 그러라고 했습니다. 어쩔수가 없더군요.

    이렇게 연애를 접다보니 어느덧제가 서른이되었습니다.
    여자친구와 사귀면서 네트워킹도 활발히 되지않아서 캘리포니아에는 아는사람도 별로없고 하니
    참 갑갑하기 그지없습니다.

    제가 싱글방에서 푸념을 하고있을줄은 몰랐네요.
    제가 헤어진 이유가 뭘까요…………….

    • 12.***.6.143

      이유가 뭐긴요…만나고 헤어지고 그러는 거죠.
      여자가 남에 대한 배려심이 전혀 없네요. 어른인지 어린애인지 모르겠네요.
      잘 된거에요. 그만큼 했으면 잘 해준거니깐 이젠 그만 생각하시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즐기세요.
      30이면 아직도 엄청 젊은 겁니다.

    • ㅆㄴ 216.***.219.19

      조셉고든레빗 나오는 don jon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여주는 스칼렛요한슨이구요.
      둘이 사귀는데 남자가 엄청 힘들어해요.
      그걸 보더니 여동생이 이러더라구요.
      “딱 들어보니 지하고 싶은데로 다 할려고 하는 bitch네.”
      다 그런건 아닌데 여자들 중에 그런분들 꽤 있습니다. 평생 못고칩니다. 님 잘못없어요.
      지금 헤어지게 된걸 다행으로 생각하세요. 결혼했으면 평생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싶어졌을겁니다.

      • ~!! 67.***.29.254

        지금 헤어지게 된걸 다행으로 생각하세요. 결혼했으면 평생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싶어졌을겁니다. – 동감 100배

    • Relationship 216.***.230.8

      She is not a right person for you. It was good for you to break up with her.
      She is not mature, not responsible, and selfish. She is not worth for you.
      If you are a Christian, try to find a good church and date a Christian girl who is mature and faithful.

    • J.J 24.***.251.247

      저도 무교이고 사주도 봅니다만 그걸 고치겠다고 굿거리는 좀 그렇네요.
      마음 아프시겠지만 나중에 잘된거라고 생각하실거라 믿습니다.

    • 지나가다 198.***.94.34

      글을 읽다보니 저도 예전 생각이 나는군요.
      나름 해줄려고 마춰주고 해달라는거 거의 해주고 그랬는데 막상 결혼은 다른 사람과 했습니다.
      그때 당시는 미치도록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해여진게 넘 잘됐다 싶을 정도로 그런 생각들이 들더군요.
      그분도 좀 고지식해서 자기가 하고싶은거 그리고 해야된는건 꼭 해야되는 성격이고 이거저거 사치스러운건 없었는데 다른 문제들도 좀 있기는 있었죠. 4년 만나고 해여지지 정말 우울하더군요.

      그래도 거기서 많은걸 배웠고 이런것도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 듭니다. 원글님 힘내시기 바랍니다!!

    • bk 198.***.193.154

      답변들 감사드립니다.

      여자친구랑 지내면서도 스트레스 받았던적도 많고, 몇번이고 헤어질까 말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이라는게 참 무서운게,
      헤어지고나니 안좋았던것들보다 좋았던 기억들이 많이 남아있네요.
      그래서 참 힘듭니다. 제가 이 시점에서 한국이었다면 가족과 친구에게 도움이라도 받을수있고
      잘 넘길수있을것같습니다만,,, 미국이라는게 새삼스레 너무 힘드네요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달남자 50.***.196.114

      이런말하면 좀 비호감이지만 요즘 여자들중에서 제대로된 사람 거의없어요. 특히 맏며느리감은 멸종된지 오래죠. 좋고 똑똑한 사람 찾으려면 역시 집안과 학벌을 안볼수가 없습니다. 정말 심각합니다.

    • Ro 66.***.112.53

      I agree with your idea. Also, that is the same for American girls.

    • 3 64.***.29.74

      이별한거면 이별한거지, 뭘 그렇게 복기하고 또 복기하고 그래요. 아닌감? 복기해야 하는건감?

      • 50.***.4.91

        사람이 감정이 있는데 하루 이틀 만난 것도 아니고 2년 넘게 만났는데 복기 하는 것이 당연하죠. 그러면서 잊어가는 겁니다.

    • 날지니 39.***.91.62

      뉴욕으로 직장을 옮기고 거기서 뉴욕커(미국출신 여성) 만나서 행복을 만드는 것이 상책~~
      여자나 남자나 연애를 많이 하라는 건 자기 사람을 찾아라 이런 뜻 이라는 걸 명심.

    • 테드 12.***.209.194

      헤어져서 슬프고 허탈하시겠지만, 나중에 보면 참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요새야 이혼이 별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일부러 똥을 밟을 필요는 없죠. 신발 닦고 지나가면 된다지만 어쨌던 똥밟으면 기분이 똥같잖아요 ㅎㅎ

    • 아픔은 잠시 24.***.145.98

      힘내세요. 아픔은 금방 지나가고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언제 우울했나 싶게 다시 행복해 집니다.
      참 재미있는 게
      뭐 해달라 징징 거리는 된장녀 싫다면서도 한국 남자들 여자가 진짜 독립적이고 똑 부러지고 잘 나가도 별로라고 생각해요.
      애교 있고’오빠~’하면서 약간 매달리는 청순 가련형이 여전히 인기 있다고 해야 할까요? 하하
      그래서 일부러 의존적인 척 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남자 기죽일까봐. 알아도 모르는 척 ^^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연이 아닌거죠.

    • rk 173.***.169.161

      북캘리시면 같이 놀아요~ 🙂

      • bk 198.***.193.154

        아 고맙습니다. 정말 아쉽습니다만 남쪽지역이네요 ㅠㅠ 엘레이 근처랍니다 ㅠㅠ

    • …ㅋㅋ 68.***.3.149

      글쓴분 생각하시는게 저랑 비슷해서 댓글남겨요ㅋㅋㅋ 그리고 결정적인건 저도 크리스챤이라 좀 공감이가네요ㅎㅎ
      여자분이 너무 자기생각만 하신듯 ! 더 좋은 인연이 있을꺼에요!!
      저도 솔론데ㅋㅋㅋㅋㅋㅋ미국에 있으니 사람만날 기회가 없네요…. ㅋㅋ 휴 이러다 늙어죽을듯.. ㅋㅋ

      • bk 198.***.193.154

        분명 제가 잘못한 부분도 있을겁니다 제 입장에서만 설명드리다보니
        너무 제쪽으로 치우친면이 있을것같네요. 그래도 저는 커리어 진로도 좀 바꿔보고
        여러가지로 여자친구를 위해서 큰 결정들을 해왔습니다만
        너무 허무하게도 미국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한마디를 듣고는 참 부질없는 짓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이러다 늙어죽겠다는데에 공감합니다.
        며칠전부터 농구를 다시 하기시작했는데 정말 1년전이랑은 또 다르네요..

    • 4 108.***.4.62

      여친이 한국을 택한 게 억울하신가요.
      애초에 여친의 의사와 상관없이 본인의 커리어 때문에 여친과의 한국 생활을 버리셨네요.
      여친한테는 님 따라 쫄래쫄래 캘리에 오는 건 남자 하나만 보고 자신의 생활과 인생을 다 버리고 오는 거예요.
      쉽지 않은 결정을 강요하는 마당에… 그 여자 때문에 뉴욕 대신 캘리 골라서 억울하다니… 쩝

      정상적인 연애는 미국에서 첫 4~5개월만 하시고 한국에서는 일에 치여 사셨겠군요.
      그럼 여친은 바빠서 자기 거의 챙겨주지도 못하는 마당에 금전적으로라도 부족하지 않길 바랬는데
      모기지 얘기네 노후대책이네 뭐네 자기 혼자만의 앞날 걱정만 실컷 해대는데 정 떨어지겠어요.
      아 물론 혼자 살 생각일 때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생각입니다만… 모든 걸 다 버리고 의지하러 가야할 남자가 자신이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면?
      지갑을 열어야 돈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개념없는 얘기 같이 들리시겠지만 그 여친은 자신에게도 충실하게 투자해주길 바란건데
      이미 낚아놓은 고기마냥 정성껏 만나주지도 않아… 돈도 안써… 제가 보기엔 여친분이 결혼하지 않는 결정을 내린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결혼 얘기가 오가는 상태에서 비행기표까지 끊어놨는데 파토내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네요.

      힘내시고 새로운 인연을 잘 찾아보세요.

    • 토미 99.***.90.25

      여자분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으셨나봅니다.
      사랑했다면 남들에게 이런식으로 험담을 하지 않았겠지요.
      조금 사랑했다면 그냥 둘사이의 좋은 이야기들만 남들에게 하였겠지요.
      진심 사랑했다면 그냥 둘만의 추억으로 영원히 간직하고 타인에게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겠지요///

    • bk 198.***.193.154

      답글 고맙습니다. 이 글에서도 제 신상에 관련해서는 최대한 숨김없이 말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보이진 않았나봅니다.
      예전 여자친구에게도 숨김없이 솔직하게 다가갔었고 다음 연애때도 물론 솔직하게
      진행해야겠죠. 암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