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 하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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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난 남편 171.***.160.10 7443
    결혼한 분들에게 조언구합니다.  아내가 많이 외로워 합니다.  절 사랑하려고 결혼 초기부터 노력했지만 이제는 힘들다고 하네요.   결혼 16년차 되는데 한국에서 신혼생활 6년하다 미국에서 10년째 살고 있습니다.  둘다 한국에서 안정된 직장에 수입도 꽤 괜찮은 편이었는데  제가 금융에 관심이 있어서 다시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요.  집사람은 그때 첫째아이가 2살이었는데 처음으로 살림이란 걸 시작했구요. 초기에 많이 힘들어 했지요.  저는 미국에서 유학은 해보았지만 회사에 다닌건 처음이라 마음이 늘 쫒겼답니다.  애들은 그때 너무 어렸었는데 저도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집사람이 절 필요로 할때 그자리에 거의 없었지요.  얘를 들어 preschool co-op자원봉사등 미국에서는 아빠가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았는데  하긴 하되 짜증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한평생 한으로 남아있나 봅니다. 저는 제가 미국에서 자리잡고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어느정도 성공하면 서로의 행복이 채워질줄 알았습니다. 둘째가 생기지 마자 또 서부에서 뉴욕본점으로 옮기는 바람에 마음의 여유는 계속 없었지요.  집사람이 옮기는 과정에서 마음 고생한것 같습니다.  육아와 살림을 미국에서 처음해보는 지라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그래도 집사람은 미국에서 자라고 외국에서 자라서 늘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전혀 도와주지 않은 건 아니지만 집사람은 미국생활 초창기의 저모습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나 봅니다. 이제는 애들이 좀 크고 저도 회사생활 9-10년 지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필요로 할때마다 곁에서 도와주려고 합니다만 제 머리속엔 가족들의 재정을 책임져야하고 계속 회사에서 catch up해야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속시원히 도와주질 못했었습니다. 여러번 집사람이 호소를 했는데도 제가 그걸 머리로는 알고있지만한국여자들의 행복은 남편의 성공이란  고정관념에 어느정도 스스로 잡혀있기도 해서 제 앞날만 생각하고 달려 왔습니다.  한편으로 남편에게서 둘다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이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 아닌가 하는 반감도 들었구요.

    하지만 이제 집사람의 마음속 얘기를 들으니 너무 제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온가족 특히 올해 애둘이 사립학교를 들어가서 늘 재정적인 면에서 긴장을 늦출수가 없었지요.  제 앞으로 투자하는 것도 (골프 레슨등등) 아껴서 애들 지원하면서 10년을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결과적으로 아내를 외롭게 만든 셈이니까요.  제가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을 제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했던 것이 제 불찰입니다.  그때 제가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없이 집사람옆에서 하자는 데로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만 또한 회사에서 어느정도 자리매김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구요.    이제는 많이 같이하려고 하는데 저는 의례 애들과 같이하는 것 그리고 애들 학교모임에 가는 것을 제가 싫어한다고 생각하기에 (예전에 그런 모임에 갈때마다 제가 기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은 제 불찰도 있습니다만 요즘은 많이 고치려고 노력하거든요) 아직까지도 과거의 모습에서 저를 단정하나 봅니다.  제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그냥 허무할 뿐이지요.

    그래도 그렇게 솔찍한 심정 말해주는 아내가 고마왔고 제가 너무 외롭게 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회사나왔는데 어제부터 외로워하는 불쌍한 집사람때문에 많이 눈물이 나고 저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는 느낌이네요. 혹시나 이러다 겉모습으로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속은 사랑이 없는 부부가 될것 같아 두렵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결혼생활이흑자 도산꼴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상태에서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은 집사람은 어느정도 마음이 진정될때까지 평상시와 같이 하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남편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만 답답한 심정에 이렇게 올려봅니다. 참 미국생활도 힘들고 괜찮은 남편되기가 쉽진 않네요    

    • 처음으로 98.***.178.138

      앞으로는 삶의 방향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계획하시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승진, 경제적 성공, 사회적 지위 등등 모두 개인의 성취이지, 가정의 성취일 수는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회사에서 꽤 높은 직책에 계셨는데, 제 기억 속에 아버지의 모습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아버지 출근하시기 전에 보고 싶어서 일어나도 새벽에 나가셔서 볼 수 없었고, 아침에 보게 되어도 늘 긴장되어 있어 말씀 드리기도 어려웠고.. 밤에 자고 있으면 돌아오시고. 해외 출장도 정말 많으셨고, 한참 일하실 때는 같이 가까운 곳에 여행 가 본 적도, 같이 저녁식사 한 기억도 없네요. 늘 회사가 먼저였죠. 저희 어머니도 많은 아픔과 외로움이 있었고, 자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본인은 승승장구할 때, 성취감에 도취되어 있을 때… 가족들은 늘 뒤에 떨어져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서 그 모습을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많은 한국의 아버지들의 모습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정을 위해서 그렇게 뛰어오셨던 것 이해하고 감사하고 안쓰럽지만, 그게 꼭 가정을 위해서였나..라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그렇게 바쁘게 사시던 아버지께서 완전히 은퇴하시고 나니 어머니만 보고 사십니다. 어머니는 한참 힘들 때 도와주기는 커녕 밖으로 바쁘게 다니더니, 아이들 독립시키고 편해지니까 나만 보고 앉아 있다고 늘 말씀하십니다. 며칠 전 아버지와 통화하는데 배우자와 취미생활을 꼭 같이하라고 하시더군요. 둘이 배드민턴이라도 꼭 치라고… 각자 바쁘게 몇 십 년 지내다가 함께 시간을 보내시려니 적응의 시간이 서로 많이 필요한 듯 보였습니다.

      아내에게 사랑, 고마움, 미안한 마음 좀 더 표현하시고, 아내 분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시길 바랍니다. 더 나이 들어 뒤돌아 보면 가족과의 추억, 함께 보낸 시간이 빛 바랜 성공보다 더 값지게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더 노력합니다.

      • 원글 171.***.194.11

        댓글 감사합니다. 저희 아버님은 사업가는 아니셨지만 정말 돈만 벌다 지금은 그냥 병상에서 6년동안 못일어나시고 계십니다. 그래도 사는 데는 여유가 있어서 간병인 아주머니 두시고 어머니가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계시지만 살면서 외로웠던 얘기 어떻게 극복하신 얘기 많이 하십니다. 저는 그렇게 여자 안만들려고 노력합니다만 집사람이 전통적인 한국여자는 아닌지라 많이 힘드네요..

    • Been there 170.***.207.150

      더 나빠지기 전에 지금이라도 서로 맘을 털어놓고 얘기를 하셨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원글님도 큰 그림을 보면 가족을 위해 본인이 열심히 달리신 거고
      아내분도 조용히 집에서 가정을 지키고 있었는데 점점 외로움이 커진거라고 보이네요.
      아마도 아내분께서 예전에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으면 나름대로 커리어도 가지고 있었을텐데 다 포기하고 가족만을 위해 살다보니 그 전에 자기자신을 위한 시간이 그리워지신 건 아닌지요??

      일단은 많은 대화를 하시고 가족들고 많은 시간을 보내세요. 같이 식사하고 같이 쇼핑하러도 다니시고.. 애들이 몇살인지 모르지만 틴에이저들이면 갑자기 부모들과 다니는 것에 어색해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노력하시구요.

      주변에 아내쪽 친지들은 없으신지요? 아니면 맘을 열어놓을 친구들은 있으세요?? 대화를 많이 하시고 표현을 많이 해 주세요. 항상 고맙다, 사랑한다고.. 익숙하지 않으시면 첨에는 손발이 오그라들겠지만 자꾸 하시다 보면 편하게 진심을 담아 말씀하실 수 있을거에요.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이런 저런 크고 작은 굴곡들이 있겠지만 현명하게 두분이 잘 넘기실 거라고 믿어요.

      • 원글 171.***.64.10

        주변에 집사람 친구들이 있어서 한국사람이 많은 곳으로 왔는데 그것이 커리어면에서는 좋은 데 부부관계에 있어서는 화근인것 같습니다. 전에는 작은 교회에서 많은 봉사도 하고 외곽에 넓은 집에서 전원생활도 하면서 애들은 괜찮은 공립학교에 다녀서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봉사활동도 없이 애들은 훌쩍 커버렸습니다. 집사람 동기들이 옆에 몇명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기러기 생활을 하면서 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제가 좀 억울한 점들도 있지만 너무 갑자기 애살맞게 달라지는 것은 역효과를 볼수있을것 같아 그냥 애들에게 좀 더 관심보이면서 서서히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제 가슴에 송곳을 찌르듯이 파고드는 것은 성생활에서도 너무 외롭게 만들어 버렸다는 겁니다. 그것만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하지만 애들때문에 파김치가 되어버리는 사람에게 마음이 생기지 않는 악순환이 되어버렸습니다. 한밤에 잠시 눈을 떴는데 집사람이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너무 외롭다고요”.. 그래서 깊은 대화를 시도한건데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다”고 하네요” 여자분들의 홀몬변화 원인도 있는 것같아서 다 접어두고 잘하려고 합니다만 참 순간순간 허무해 지기도 하네요. 다행히 그문제 말고는 집사람과 시댁, 저와 집사람 친정 관계는 좋으니까 집사람의 마음이 돌아오길 바랄뿐이지요…

    • ㅇㅇ 72.***.9.9

      그렇게 서로 속터놓고 대화하시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시는거보면 부부가 힘을 합쳐 행복한 가정 만드실 수 있을거라 생각 됩니다. 보통의 경우 글쓴분처럼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둘이 서로 다른 방향만 바라보고 자기만 잘했다고 상대방 불만만 늘어놓는 경우들이 이혼으로 끝을 내죠… 글쓴분처럼 부부끼리 대화로 노력하고 잘해보려고 하는거 정상적인 결혼 가정의 모습이고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도 본인과 배우자가 가장 잘 알거라 생각 됩니다. 대화속에 답이 있으니…. 글쓴분도 그동안 혼자 가장으로 쓸쓸했던 점, 희생해 왔던 점을 얘기 하면서 서로 외로웠던 점들을 대면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상황이면 좋겠네요.

      • 원글 171.***.64.10

        옛날에 저의 모습은 언제나 필요할때 나오는 것 같더군요. 아마 부부 성생활면도 이유가 있지만 자존심이 상해서 얘기안하는 것 같은데 지금 제가 애살받게 하는 것도 무리가 있는 것 같아 그냥 조금씩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요즘은 잘때 하던 스킨쉽도 (입맞춤)도 의도적으로 피하기 시작해서 그냥 편안하게 포옹만 하고 있습니다. 결혼한 여자분들에게 다시 확인하고 싶네요. 제가 잘하고 있나요?. 집사람이 대화를 할때 한참을 울면서 사랑하려고 노력했는데 너무 늦었다고 해서 제가 거기다 제 억울함면을 덧붙이는 것 보단 그냥 한참을 듣다 “너를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을 잘몰랐다. 속마음을 얘기해줘서 고맙다. 마음이 좀 편안해 졌으면 한다”하고 한밤에 나와서 한시간 드라이브하면서 기도도 하고 마음을 추수렸지요. 그랬더니 “당신 탓만은 아니다, 자기가 사랑이 부족해서 그렇다”라고 하는 이메일을 보냈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라는 진성성이 묻어나는 말이 절 아프게 하네요… 그래서 겉으로는 쿨하려고 하지만 혼자있을땐 눈물만 나옵니다.

        • 왜? 74.***.34.1

          원글님 님의 마은은 저로서도 이해가 잘 됩니다. 근데 왜 너무 늦었죠? 늦은 이유가 뭔가요? 니탓 내탓이 아니고 서로가 잘 못했다고 하고선 너무 늦었다?
          “당신 탓만은 아니다, 자기가 사랑이 부족해서 그렇다”라고 하는 이메일을 보냈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 너무 늦은 이유를 아시나요? 물어 보셨나요?
          이걸 해결 해야 하지 않을까요..그오랜 세월을 남편을 그리워하고 받지 못한 사랑에 외로워 했는데 이제 너무 늦었다..음..
          힘내시고 믿음주는 남편 되세요..

          • 원글 74.***.56.133

            물어보았지요. 사랑하려고 노력하다 지쳐서 그런말을 했던 것 같은데 저는 거기서 제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가슴깊이요. 서로 섭섭함이 왜 없었겠습니까만 제가 남편의 성공이 가정의 화목이라는 공식으로 데리고 와서 고생시키고 외롭게 했다는 생각에 반성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 눈물이 마르지 않네요. 이제 믿음과 신뢰를 더 쌓아가고 외롭지 않게 해야지요…

    • Mohegan 20.***.64.141

      세상에 완벽한 남편, 부인은 없습니다. 남자가 자상한 사람이려면 (자신의) 명예와 욕망을 버려야 가능합니다. 또 명예와 부를 갖추고나면 아이들은 이미 다 크고난 다음이지요. 부인도 안살림 잘하고 돈도 벌고 사교도 잘하고.. 그건 꿈입니다. 그러니 어떤 걸 목표로 사느냐가 서로 맞아 떨어져야 더불어 행복하겠지요. 자상하고 가정스런 남편이길 원하는 여자에게 성공한 남자는 행복의 조건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고생을 지지리 하고도 늙으막에 높으신 자리에 오른 남편을 보며 행복해 하는 분도 있을겁니다. 결론은 두분이 덜것은 덜고 보탤것은 보태서 사는, 아주 진부한 조언밖엔 드릴수 없습니다.
      가을 추석때만 되면 뒷짐을 지고 단풍진 산을 쳐다보는 처의 모습에서 나도 님처럼 많은 외로움을 읽을 수 있습니다. 허지만 그 외로움은 내가 뭘 해도 덜 수 없다는 것 또한 살면서 배웠네요. 님은 잘 살겁니다.

    • 원글 171.***.64.10

      Mohegan님 말처럼 “자상하고 가정스런 남편이길 원하는 여자”이지만 지금 상황(애들 둘 모두 사립학교, 그리고 높은 랜트비)이 절 그렇게 만들지 못하더군요. 집사람은 자기 벌었으니 언제나 제정적인 면에서 자신있어 합니다. 여기서도 집사람은 자주는 아니지만 적절하게 벌어다 주어서 겨우 맞추어 갑니다만 어느정도는 이해해 줄줄 알았는데 그건 그래도 자연스럽게 풀리겠지 하고 디폴드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 데고 뭐라하기엔 남자 자존심도 상하기 때문에 그래서 힘들지요… 한번 레이오프 당한적 2개월후 금방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겨서 다행이지만 저도 좀 anal하고 책임감이 강한사람이라 두가지에 신경을 못썼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억울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잘 나가는 사람 데리고 와서 고생시키고 저도 안정된 직장 버리고 왔으니 제 책임이 크고 지금 조금 후회가 되네요…

      그래도 달아주신 좋은 댓글들이 많은 도움과 격려가 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 꿀꿀 202.***.31.50

      인생의 선배님께 그저 위로의 한말씀 드릴수 밖에 없네요,,
      다만,, 아내분 뿐아니라, 원글님 자신도 되돌아 보시면, 그저 사회적인 성공만 생각하고 그 오랜 세월을 지내오시진 않으셨을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겉으로 보이는 행복 만큼 내면엔 외로움과 괴로움 두려움 등이 존재 할수 밖에 없어요,,
      아내분께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있을수 있는 건 맞지만,,지난 세월이 아내분께 그저 외로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겁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시면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 올것 같습니다,,

    • coonskin 184.***.4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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