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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분들에게 조언구합니다. 아내가 많이 외로워 합니다. 절 사랑하려고 결혼 초기부터 노력했지만 이제는 힘들다고 하네요. 결혼 16년차 되는데 한국에서 신혼생활 6년하다 미국에서 10년째 살고 있습니다. 둘다 한국에서 안정된 직장에 수입도 꽤 괜찮은 편이었는데 제가 금융에 관심이 있어서 다시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요. 집사람은 그때 첫째아이가 2살이었는데 처음으로 살림이란 걸 시작했구요. 초기에 많이 힘들어 했지요. 저는 미국에서 유학은 해보았지만 회사에 다닌건 처음이라 마음이 늘 쫒겼답니다. 애들은 그때 너무 어렸었는데 저도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집사람이 절 필요로 할때 그자리에 거의 없었지요. 얘를 들어 preschool co-op자원봉사등 미국에서는 아빠가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았는데 하긴 하되 짜증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한평생 한으로 남아있나 봅니다. 저는 제가 미국에서 자리잡고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어느정도 성공하면 서로의 행복이 채워질줄 알았습니다. 둘째가 생기지 마자 또 서부에서 뉴욕본점으로 옮기는 바람에 마음의 여유는 계속 없었지요. 집사람이 옮기는 과정에서 마음 고생한것 같습니다. 육아와 살림을 미국에서 처음해보는 지라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그래도 집사람은 미국에서 자라고 외국에서 자라서 늘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전혀 도와주지 않은 건 아니지만 집사람은 미국생활 초창기의 저모습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나 봅니다. 이제는 애들이 좀 크고 저도 회사생활 9-10년 지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필요로 할때마다 곁에서 도와주려고 합니다만 제 머리속엔 가족들의 재정을 책임져야하고 계속 회사에서 catch up해야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속시원히 도와주질 못했었습니다. 여러번 집사람이 호소를 했는데도 제가 그걸 머리로는 알고있지만 “한국여자들의 행복은 남편의 성공”이란 고정관념에 어느정도 스스로 잡혀있기도 해서 제 앞날만 생각하고 달려 왔습니다. 한편으로 남편에게서 둘다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이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 아닌가 하는 반감도 들었구요.하지만 이제 집사람의 마음속 얘기를 들으니 너무 제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온가족 특히 올해 애둘이 사립학교를 들어가서 늘 재정적인 면에서 긴장을 늦출수가 없었지요. 제 앞으로 투자하는 것도 (골프 레슨등등) 아껴서 애들 지원하면서 10년을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결과적으로 아내를 외롭게 만든 셈이니까요. 제가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을 제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했던 것이 제 불찰입니다. 그때 제가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없이 집사람옆에서 하자는 데로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만 또한 회사에서 어느정도 자리매김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구요. 이제는 많이 같이하려고 하는데 저는 의례 애들과 같이하는 것 그리고 애들 학교모임에 가는 것을 제가 싫어한다고 생각하기에 (예전에 그런 모임에 갈때마다 제가 기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은 제 불찰도 있습니다만 요즘은 많이 고치려고 노력하거든요) 아직까지도 과거의 모습에서 저를 단정하나 봅니다. 제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그냥 허무할 뿐이지요.그래도 그렇게 솔찍한 심정 말해주는 아내가 고마왔고 제가 너무 외롭게 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회사나왔는데 어제부터 외로워하는 불쌍한 집사람때문에 많이 눈물이 나고 저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는 느낌이네요. 혹시나 이러다 겉모습으로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속은 사랑이 없는 부부가 될것 같아 두렵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결혼생활이 “흑자 도산”꼴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상태에서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은 집사람은 어느정도 마음이 진정될때까지 평상시와 같이 하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남편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만 답답한 심정에 이렇게 올려봅니다. 참 미국생활도 힘들고 괜찮은 남편되기가 쉽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