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싸이트 인터뷰후기 -건축/토목

  • #151631
    인터뷰초보 68.***.157.189 9730

    캘리포냐에서 온싸이트 인터뷰를 며칠전에 했습니다. 이곳 싸이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저도 먼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이렇게 후기나마 올립니다. 직종은 건축/토목이구요 미드 사이즈 컨설팅 펌이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1시반까지 했구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진쪽을 조금 알아서 캘리포냐로 가기 싫었는데 암튼 어케 그렇게 되었습니다. 오피스 짱부터 경력 1년된 새내기까지 쭉 6명이 시간당 배치되어 있었구요. 역시 위로 올라갈수록 느껴지는 포스가 장난아니었습니다. 특히나 짱을 만날땐 정말이지.. 압도되는 사무실 크기와 함께…..쩝..암튼 서론이 넘 길었구요.

    가기전에 일반적인 질문에 대해서 정말 연습을 많이했습니다. 역시나 중간중간 이런 질문등을 많이 하더군요. Tell me about yourself, strength, weakness, future plan 등등.. 학교 홈페이지에 가면 볼수 있는 그런 질문들 역시 물어봅디다. 특히 한 인터뷰어는 저의 10-year roadmap에 좀 감동을 받았던것 같구요.

    기술적인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잘 대답한것도 있고 못한것도 있구요, 아주 기본적인 캔디레버에 레인포스 하려면 어디다가 철근을 심어야 하지? 모 이런것들 부터 시작해서 블루 프린트 보는법, 스케일 다루는 법, 흙을 갔다놓고 이것에 대한 프라퍼티를 이야기 해보라는 둥 여러가지 질문을 다각도로 하더군요. 분야가 워낙 다양하고 넓어서 다 커버하기에는 힘든데 이럴때 준비해간 포트폴리오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업데이트된 레쥬메, 지금까지 썼던 테크니컬 페이퍼들의 앱스트랙, 했던 프리젠테이션, 맹글었던 포스터, 제 이름이 나왔던 뉴스레터, 마지막으로 성적표까지 넣었었습니다. 세부전공과 관련된 기술적인 내용은 포트폴리오를 함께 보면서 설명했더니 매우 좋아하였습니다.

    함께 밥먹는 시간. 빅쓰리와 함께 밥먹는데 정말이지 목으로 넘어가는건지 코로 넘어가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거기다가 괜찮은 이태리 레스토랑에 갔는데 주문할때 헉..이태리 말이 써져있어서 발음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젠장! 다른분들은 샐러드 시키라고 하셨는데 런치 메뉴에 샐러드가 없더군요. 없었는지 못찾았는지 아무튼, 파니니 시켰는데 손으로 먹기 어려웠습니다. 이때 오피스 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제 혀가 꼬이는 바람에 잘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실패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 하라고 해서 주구장창 이야기를 했지요 (미쳤었나 봅니다). 아무튼 굉장히 이야기를 잼있게 들어져서 고맙기는 했으나…..

    사무실에 다시돌아와서 나를 부른 사람과 잠시 면담하고 파지티브란 이야기를 듣고 나왔습니다. 와줘서 고맙다고, 원래 어베이러블한 자리가 없었는데 (젠장 그럼 왜 불렀냐) 생각해 보겠다고….

    암튼 모든 인터뷰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잠시 멍 했습니다. 그리곤 호텔로 돌아왔지요. 땡큐노트 쓰는데, 전화 왔습니다. 오퍼 주기로 했다고… 며칠후에 HR에서 연락이 갈거라고. 일단 구두로 약속을 했으니 어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가 후기 였구요, 참 이런 질문도 하더군요. 너 축구좋아하냐? 3초 생각하고 (제가 축구를 무쟈게 싫어하거든요. 군대있을때 하도 갈굼당해서) 그럼! 너무 좋아한다 너 2002년 월드컵 봤지 한국사람들 다 축구좋아해..라고 답했더니 정말 좋아하더군요. 그럼 우리 팀이 있는데 나랑 주말에 축구차자 이러는겁니다… 젠장… 암튼 인터뷰때 거짓말하지 맙시다!

    또 하나의 질문이 맨홀 뚜껑이 왜 땡그란지 아냐? 였습니다. 예전에 몬스터에서 보내주는 찌라시에서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런 질문. 그래서 답을 알고 있었는데 열라 모르는척 창문 한번 쳐다보고 혹시….이런거 아닐까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열라 오버하면서 좋아하더군요…젠장…

    암튼 덕분에 공짜로 2박3일간 서부여행했습니다. 재미난 추억이었구요.

    비슷한 직종에 계신분들을 위해 몇가지 말씀드리자면..
    1. 일반적으로 이쪽은 임금이 많이 짜다는 거 (지역에 전혀 상관없이 석사나 박사에도 상관없이 졸업하고 대략의 Range가 52000-60000 이더군요)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금전적으로 보았을때 가장 효율적인 path는 석사를 하고 소도시에서 잡을 잡는 겁니다. 가장 비효율적인 건 박사하고 맨하턴에 있는 오피스에 들어가는게 되겠죠. 암튼 다른 예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제가 보아온 경험에 의한겁니다 (딴지 안거실거죠 ?^^).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사를 하겠다는 건 그래도 어리석은 건 아닌것 같습니다. 일단 직업을 선택할 옵션이 많아지니… 교수, 연구직, 일반 회사등등..

    3. 패이가 낮아도 이쪽 직종이 좋은건 경기를 별로 안탄다는 거. 사람들 살려면 빌딩은 지어야하고 인프라도 갖춰져야하고 쓰레기도 버려야 하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항상 필요합니다. 짧고 굵게가 아닌, 가늘고 길게라는 거지요. 그리고 잡 시큐러티도 다른 직종에 비해 좋은 편입니다. GE나 Merck 같은데서 오피스가 없어졌으니 아이슬랜드로 가거나 아니면 나가라 하는 경우도 봤어요.

    4. 임금상승률도 꽤 괜찮은거 같습니다.

    암튼 여기오시는 많은 분들이 IT 쪽인거 같은데 다른 직종 특히, 건축/토목 하시는 분들께 조금 도움이 되고자 글 올립니다. 참 또 하나 비자 문제에 관련되서는 박사님들께…..박사과정때의 저널페이퍼와 국제 학술회의때 발표한 것이 비자, 정확히 말해서 영주권 프로세스중 워킹퍼밋 받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제 변호사가 그럽디다).

    건축/토목하시는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 vtel 149.***.40.74

      재미난(?) 후기 감사드립니다. 세부전공이 구조쪽이신가요?

    • ㅎㅎ 67.***.205.38

      재미있었습니다….근데 맨홀 뚜겅이 왜 동그란가요? 궁금타..

    • Fenton 134.***.6.13

      석사 학위 후에 몇년간 동종업계에서 근무하신 경력이 있으신가요?
      비자나 영주권문제는 해결하고 지원하신 건가요, 아님 진행중이신지요?

      저도 유사분야에 있는 관계로 관심있어서 질문드립니다.

    • H1 208.***.217.158

      맨홀 뚜껑이 동그란 이유는…
      아무 방향으로 놔도 구멍에 맞고 밑으로 빠지지 않는거죠.
      각이 있는 모양이면 대각선으로 놓이면 밑으로 빠져버립니다.

    • 원글 68.***.157.189

      세부전공은 토질쪽입니다.

      지금까지 직장경험은 없었습니다. 영주권문제대해선 인터뷰보기전 학교에서 추천해주는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인터뷰 마지막때 비자에 관해서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내 변호사랑 이야기를 해 보았다. 그건 내 리스판서빌러티고 여러가지 옵션들이 있다라고 내 변호사가 이야기 했다. 가장 좋은 옵션은 영주권을 바로 신청해서 워킹퍼밋을 받는거다. 퍼밋을 받을때까지는 약 3-5개월정도 걸린다 (i.e., First preference immigrant visa petition, 페이퍼와 프리젠테이션을 좀 많이 해서 퀄리파이가 된다고 하더군요) 라고만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변호사가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물론 워킹퍼밋 받는데 이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아직 저도 조금더 알아보아야 될 것 같습니다.

    • truelife 65.***.254.50

      정말 도움되는 후기 감사히 보았습니다.

    • NetBeans 216.***.104.21

      잘 읽었습니다.

    • Proj. Eng. 66.***.79.241

      구두로라도 오퍼받으신거 축하드려요. 후기가 다른분들에게 많이 도움을 될것 같네요.

    • 도움이 67.***.134.226

      축하드립니다. 같은 전공쪽으로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저는 건설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irvine쪽에서 일하고 있는데 혹시 어디로 가시나요?
      다시한번 같은 직종으로 반갑네요. 건승하세요.

    • 토목 68.***.149.247

      저도 미국에서 토목 석사(교통)하고 어렵게 직장구하고 이제 겨우 4개월된 신참입니다. 같은 전공자 분들의 기쁜소식 들으니 저도 기분 좋네요..^^…전 DC에서 일하고 있으며 회사는 꾀 큰데 사실상 인터뷰는 글쓰신 분처럼 오랬동안 한 것 같지도 않고 (한 2시간정도?) 많이 질문을 한것도 아니였네요…축하 드립니다.

    • CPM Eng. 74.***.106.106

      인터뷰 준비 많이 하셨고, 온사이트 인터뷰에서도 아주 잘 하셨네요. Interviewer들의 관점에서 봤을때도 아주 만족스러운 준비를 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예전에 인터뷰 하면서 돌아다니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처음 전화인터뷰하면서 당황하던때, 그것을 바탕으로 죽어라 외우고, 최대한 공격적으로 준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몇년 건설회사에 근무해보니 인터뷰에 성공(?)하는 법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 게시판에도 많이 올라온 답이지만, 다시 나열해 보면:

      1. Job Requirement = Resume (필요요건과 레주메에 적힌 본인의 경력과 일치해야 겠죠)

      2. Research, research, research the company (인터뷰 하는 회사의 사업을 모르고서 인터뷰를 한다면 백전백패 입니다.)

      3. Career Plan (눈앞의 1~2년이 아닌 5~10년의 장기적인 목표를 항상 염두해 두고, 임해야 합니다. 이유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오래 근무하려고 하는 직원을 고용하고 싶어하지, 1~2년 근무하고 그만두려는 직원은 안뽑습니다.)

      4. Team Spirit (한국이나 미국이나 건설업종은 다 마찬가지 인거 같습니다. 결국엔 사람의 손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니, 팀원들간의 팀웍을 상당히 중요시 합니다. 한 프로젝트에서 이상한 팀원으로 인해 공사전체, 회사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5. Prepare three advantages of yours (회사에서 본인을 뽑아야 하는 이유 세가지 정도 준비를 하시면, 인터뷰어들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만큼 회사에 오고 싶다는 얘기이고, 미래를 생각한다는 관점에서 좋아들 합니다.)

      다른 좋은 의견 있으신 고수님들께 나머지는 패스합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리고, 직장생활 잘 하시길 바랍니다.

    • Arch초보 72.***.138.56

      우와.. 읽고만 있어도 인터뷰의 상황이 생생히 전달되네요.
      이제 막 졸업한 건축전공입니다. 5년제 졸업했는데, 여긴 대부분 석박분들이시네요.. 워낙에 학부때 돈벌려면 Civil가야한다고 귀에 못박히게 들었는데, 너무 어려워 보여서… 물론 건축도 쉽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미국에선 건축과 civil이 사용하는 뇌 위치가 틀리잖아요. ^^;

      아무튼, 전 작은 도시에 있는 꽤 큰 건설회사(A&E면 건설 맞죠? 아닌가?) branch에 취직되어, 현재는 opt가 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opt가 너무 늦어져서 괜히 불안하네요.. )

      사실 언급하셨듯이, 워낙에 박봉의 직업인지라.. ㅡㅡ; 물가 생각해서 졸업한 학교가 있는 이 작은 도시에 남기로 했는데.. 다른 분들 인터뷰 하신 이야기 읽고 그러니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레쥬메를 이곳저곳 넣어볼걸 하는 아쉬움은 드네요.

      일단 opt해결 하고 나면, 여기에 물어볼 말들이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연봉협상부터, 비자문제, 회사생활 등등..

      정말 정말 축하드리고요~ 즐거운 직장생활 되세요~

    • CM 69.***.238.80

      원글님, 구두오퍼받으신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지금은 원하시는 연봉에서 출발을 못하실지라도, 토질, CM (아마도 구조도)(즉 civil engineering)쪽은 님께서 말씀하신것 처럼 연봉인상률이 빠른것 같습니다. 또한 civil engineering쪽은 미국에서 안정적인 직업군에 속하는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경우엔 미국 경력5년만에 연봉인 약 2.5배로 뛰었습니다. 물론 처음에 소도시에서 낮게 시작해서 그런면도 있지만.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1234 71.***.100.158

      얼마전에 토목 전공자분들의 마지막 목표가 무엇인지 질문을 드렸던 학부생인데요. 글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글쓴이께서 정말 열심히 생활하셨다는 느낌이 드네요. 우선 페이퍼나 Conference쪽 경력이 좋으신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이 드나봅니다. 그래서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은 이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토목쪽 전공하시는 분이 많이 안 계신 것 같았는데 글쓰신 분과 답글 다신 분들 정말 다들 반갑네요.ㅋ 회사에서 공식 오퍼 받으시면 꼭 알려주세요.

    • dsad 69.***.220.104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연배는 저도다 한참 아래이실 듯 한대..
      open 된 잡도 잡기가 쉽지 않은대.. open 이 없는대도 직장을 구하시다니…
      civil engineering이 정말 안정된 직업이라 하더군요.. 정말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