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력서땜에 뒤통수 맞았어요.

  • #147291
    매뜌 66.***.112.80 6875

    아주 황당한 일이 생겼읍니다.
    오후에 사장이 잠깐 보자고 자기 방으로 불러서 문을 닫으라고 하더니 내놓은 종이 두장에 제가 수년전에 어떤 잡사이트에 올렸었던 이력서가 있더군요. 잊고 지내다가 어찌어찌해서 몇달전에 그걸 다시 보게 되었고 좀 지난 내용들이 있길래 그냥 최신 경력으로 고쳐놨었읍니다.
    근데 그걸 사장과 회사 주도권문제로 안좋은 일이 있었던, 현재는 갈라선 공동 창업자가 회사의 최대 투자자이자 사장 다음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이메일로 보내겁니다. 회사의 실무 디렉터가 회사를 떠날 궁리 하느라 이력서 뿌리고 있다구 아주 비꼬듯이 써가지고… 내 참 황당해서… 사장 말이 회사에 분란을 일으키고자 그런짓을 한게 틀림없답니다. 어쩌면 다른 꿍꿍이가 있을지도 모르고요. 어쨌던 그 일때문에 그 투자자한테 좀 우려의 소리를 들은모양인가봅니다. 회사의 핵심 실무자가 흔들리는데 무슨 이유가 있는거 아니냐구요… 그리고 자기가 엄청 신뢰하던 사람이 뒤에서 도망갈 궁리를 했다는 생각에 상당히 떨떠름해 보이더군요. 사실은 그게 아닌데…

    사장은 저와 같이 6년을 넘게 일했읍니다. 제가 미국에서 학교 졸업하고 처음 직장을 구했을때의 회사 사장이 지금 사장입니다. 저를 엄청 믿고 신뢰를 했는데 이번일로 상당히 심기가 불편해 보이네요.
    제가 펄쩍 뛰면서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회사를 옮길려구 한게 아니라 옛날에 학교 다닐때 잡사이트에 올려 놨던건데 어쩌다 아웃데잇이 된걸 몇달전에 발견하고 그냥 업데잇만 해논거라고 변명 아니 변명을 열이 나서 해댔읍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열을 낸게 더 이상해보이지나 않았나 걱정이 되기도 하고…
    사장은 아니면 됬다고 말은 하면서도 혹 회사에 섭섭한거 있으면 자기한테 직접 먼저 이야기를 하면 해결 방안을 볼수 있지 않겠냐고 앞으로라도 혹 불만족스러운게 있으면 이야기 하라는데 그래도 영 껄끄러운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지금껏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 느낌이 드네요. 곧 연봉협상인데 이걸 어찌해야하나요..ㅠ.ㅠ

    아주 입장 곤란하게 됬읍니다. 여러분도 회사 잘 다니고 있으면 잡사이트들에 있는 이력서 다 내리세요. 잊고 있던 이력서가 언제 갑자기 잘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뒤통수를 칠지 모릅니다. 흑…

    • 스머프 67.***.254.66

      그냥 내친김에 급료를 올려 달라고 하시죠.
      구구한 변병같은거 보다는, 까놓고 연봉 올려 달라고 하는게
      더 솔직하게 보일거 같네요.
      사실 그런 목적이 없었더라도, 그쪽으로 몰고 가는게 가장 무난할거 같고,
      당장 필요한 사람이면 올려 주지 않을까요.
      그리고 나서 그 결과에 아주 만족한 제스취를 취하면 일단락 될듯..

    • 매뜌 66.***.112.80

      어짜피 이번 12월에 연봉협상이 있고 이번에 일년6개월만의 연봉협상이고 승진도 되고 해서 대폭 인상이 예상되던 터였는데…
      해법은 바로 그거였군요…
      아주 만족한 제스춰… ^^
      어떻해야 아주 만족한 제스춰가 될까요. 억지로 미소를 참는척 할까요… ^^

    • Passing 63.***.193.35

      As long as you are working in a company, you are a businessman and have the right to pursue better opportunity than current one. Frankly, I don’t understand what you are worrying about. Business is business. If you are necessary in that company, you will have better salary at the negotiation. The fact that you are finding another opportunity would not affect the negotiation. (if not help)

    • 지나가다 66.***.128.138

      제가 보기에도 사장이 원글님이 떠날까봐 불러다가 잘 다독여서 이야기할려고 한 것으로 보이네요. 연봉이나 올려달라고 하시면 될듯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