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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주, 매달, 매해 일상이 너무나 단조로와
누가 주말(연휴)에 뭐했어 물어보는게 제일 싫습니다.시간에 늦는걸 굉장히 싫어해서 (사실은 좀 control freak에 가까움)
지각 한번 하는 일이 없고
매일 루틴이 정확합니다.
회사 끝나고 내일 준비하고
책/잡지 그리고 잠자리
여가 시간에도 뭐라도 배워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단순히 다 놓고 즐기기보다 자학하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지겹기도 하고 만족스럽기도 하고
가끔 위기가 오면 막 어떻게 이 답답함을 풀어야 할지 몰라 힘들때가 가끔 있습니다.그러다가 요 몇주간..
굉장히 유치하게도 한국의 어떤 연예인에 급관심을 갖게 되었고
소위 팬질이란걸 해봤습니다.
뭐 직접 따라다닐순 없지만..인터넷상으로 다른 팬과 소통하는 것.정신을 잃고, 매일 하던 일도 다놓고
매일 컴퓨터에 자나깨나 붙어서 내 조카뻘들하고 신나게 웃고 떠들었죠.
(사실 그 연예인 팬베이스는 10대부터 30-40대까지 좀 넓은 편)
1주일이 조금 지나니 회의가 듭니다.
자극적이고 본질이 아닌 현상이 중심인 외부자극에 반응하는 내 자신의 모습도 보기 싫고
그 연예인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누군가와 대화하고 연결되어 있다는 그 느낌과 재미에 보다 더 강하게 끌렸구나..
일이 아닌, 어떤 사적인 그룹에 속해서 공통화제로 웃고 떠들수 있을 때
굉장히 행복함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한국의 젊은 사람들이 요새 많이 쓰는 말도 뭔가 이해가 되기도 하고
조금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즐겁기도 하고..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아닌 것 같아서
관뒀지만.. 참 내가 가고 있는 인생방향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는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중심을 잡아야 할 것 같기도하고,
정신을 잃고 지금이라도 “재미”를 추구하면 살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죽은 다음에 누가 제 인생을 들여다 본다면..
정말 평탄하지만
지옥같은 지루함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것 같아요.다 버리고 그냥 훌훌 여행이나 다니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