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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노빠들의 쾌도난담 2시간 –
“상식도 없는 대통령, 먹고 사는 문제에 충실하시오!”대담 : 공희준 현 미디어몹 편집고문(전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편집장)
정빈나(seoprise.com ID ‘2004년 척결!‘ <토X새격문-한나라당편>집필자)
사회 : 지승호(인터뷰전문 저널리스트. 인터뷰 모음집『禁止를 금지하라』저자)
정리 : 맹수열(한국외국어대학교 4년 재학)시작하면서 – 서프라이즈와 ‘토X새격문’을 회고하다
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다니는 정빈나라고 합니다. 지난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 이후로 인터넷 서프라이즈에서 소위 말하는 살생부에 관련된 글을 썼었습니다. ‘토X새격문 한나라당편’을 쓰고 이틀 뒤에 군대를 갔죠. 군대 가던 날에 당시 편집장이시던 공희준 선생님께서 경찰서를 가셨죠.(웃음)
공-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토X새격문’이나 ‘민주당 살생부’는 정빈나씨가 지은게 텍스트로 알려져 있지 않았었잖아요. 정빈나씨 것은 서프라이즈에 떴고 IP가 안나오는 거였는데, 왕현웅씨 것은 노하우에 올렸는데, IP가 나왔죠. 그래서 더 유명해졌구. 왕현웅씨는 원전이 아니라 ‘토X새격문’ 원전을 텍스트로 옮겨놨는데 말이죠.
정- 옮겨놨다고까지 하기는 그렇죠. 그거야 ‘민주당 살생부’라는 건 그 분 나름대로 해석을 해놨으니까요.
공- 혹시 11월 중순 즈음 쓰지 않았나요?
정- 그건 아녜요. 제가 쓴 것도 사실 온전히 제 작품은 아녜요. 그 전에 변희재씨가 쓴 ‘배반의 제왕’ 있잖아요? 거기서 모티브를 잡아서 대통령 선거 끝나고 2주나 3주쯤? 그쯤 지나서 이번 대선에서 드러나는 X새들을 총정리하자는 의미로 썼죠.
공- 그 당시 정균환, 박상천씨 두 양반이 수괴였죠.
정- 아, 아 그렇진 않아요. 맨 앞에다가 정몽키, 김민새, 박상천, 정균환 이렇게 나왔죠. 변희재씨의 영향만 받은 건 아니고요, 아마 ‘토X새격문’이라는 제목도 저보다 먼저 지으신 분이 있었을 거예요, 저도 거기에 영향을 받아 다듬어 글을 만들었죠. 계속 연쇄반응하는 식으로…
공- 그때 그 사이트는 공식적으로 없어졌어요. 그리고 서프라이즈도 몇 번에 걸쳐 업데이트를 해서 말이죠. 그리고 처음에 정빈나씨가 썼던 건 도메인 주소 찾아가면 찾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요.(웃음)한국 정치가 천변만화하는 것만큼 바뀌다보니까.
정- 그때 생각하면 저나 선생님이나 지금 느낌이 그다지 좋지는 않죠.
공- 오늘 이게 약간 씁쓸한 자리일 수 있는데…착잡해요. 신문의 당파성이나 정파성을 막론하고, 인사 이동 보도가 나왔는데, 어제 대통령께서 특유의 코드 인사를 또 하셨잖아요. 회전문 인사. 청와대 대통령 정책특보인가로 오지철씨가 임명이 됐어요. 잘 아시겠지만 서프라이즈 서영석 기자 사건 때문에 낙마를 하신 분인데…정말 이제는 사마천이 얘기했던데로 선악의 분별이 헷갈려요. 우리가 예전에 박상천, 정균환씨를 욕하고 그랬는데, 그 사람들이 비리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은 아니었거든요. 저는 찬성하지 않지만은 그것은 명쾌하게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였고.
어제 같은 경우에는 내가 서기자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면 내 뒤통수 치는 꼴이지만, 씁쓸해. 그리고 정확히 말하면 이거야. 1년만 참으면, 앞으로 1년동안 자중자애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막판에 인정해 주거든요. 그래도 막판에 잘 참았다고. 근데 이 사람들은 임기 끝나는 날까지 그럴 것 같은데, 지금의 이강철, 유시민씨는 박상천, 정균환씨의 판박이에요.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한번은 희극, 한번은 비극이라고 마르크스가 이야기 한 것처럼. 정당의 기득권을 가지고 무엇인가 얻으려고 했던 정균환씨 같은 경우는 비극적이었어요. 거기에 비해서 참정연, 의정연 등 친노 직계들을 보면 코미디예요. 어떤 역사성도 없고. 난닝구들처럼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정당내 기득권을 우선시하고. 호남 출신의 늙은 당원들에서 영남 출신 젊은 당원들로 바뀐 거, 그거 빼면 행태와 의식 모두 똑같아요.지- 역사적인 정당성을 이야기 했는데, 지금의 상황은 그다지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겠죠.
정- 어쩌면 그 사람들은 선생님께서 사이트에 쓰신 것처럼 ‘괜찮은 정책들을 괘씸한 방식으로 밀어붙였다’고 보는 게 타당할 수 있겠습니다. 스스로는 역사성과 시대정신을 담지했다고 믿은 채로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말이죠. 깃발은 대통령 선거 당시와 같은 깃발인데, 그 당시에 주장했던 것을 온전히 구현하고 있냐면 그것도 아닌데, 자신들이 역사성을 담지했다고 철석같이 믿고서는 지지자와 반대자 양쪽에서 비판당하고 하면서도 말이죠.
먹고 사는 문제에 고민이 없는 대통령 – 상징정치의 종말
공- 제가 정빈나씨한테 처음으로 메일을 받고 나서 못 물어봤네. 언제 제대했죠?
정- 2005년 2월 13일날 제대했죠. 제대하고 나니까 참 여러 가지로 답답하데요. 사실 저는 군대에서도 2004년 3월 탄핵 때 열린우리당 찍으라고 그랬거든요. 원래 군인들은 정치에 개입 같은 거 못하잖아요?(웃음) 후임병 중에 인천 남을 사는 애가 있었어요. 안영근씨 지역구. 그 후임병이 한나라당 찍겠다고 하길래 막 설득해서 안영근씨 찍으라고 그랬죠. 그런데 뭐 지금 하는 걸 보면 그때 잘 한 건지 잘못한 건지 모르겠어요. 안영근씨 하는 걸 보면 말이죠.
공-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되었어요. 정빈나씨가 군대 가 있던 2년 동안 사회가 나아졌냐면 이회창의 집권을 막았다는 것 빼고는 훨씬 나빠졌어요. 가장 큰 문제는 개혁세력과 진보 진영이라는 구도 자체가 국민들한테 믿음을 잃었다는 거죠. 강준만 씨의 <한국일보> 칼럼을 봤는데, 친노직계는 수구꼴통보다 못하다고 하더군요. 그 양반도 파악을 한 것 같은데, 참여 정부에 있는 핵심적 수뇌부들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게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한나라당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는 거죠. 그래서 찾은 게 과거사, 사학법, 국가보안법 같은 것에서 한나라당과 차이를 두려고 한 거죠. 그게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고 보는데, 중요한 건 그건 아니라는 거예요. 한국사회에 현실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거든요. 노대통령이 교포 간담회에서 한국 전쟁이 내전이라 했는데, 한국전쟁이 내전인지 내란인지 국민들은 관심 없어.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삶과 맞닿아 있는 교육이나 주택이나 취업, 직업이나 삶의 안정성, 노동, 환경 등에서 한나라당과 실제적 차이가 없으니까 상징 가치만 갖고 정치를 하는 거예요. 상징 가치는 이미지일 뿐예요. 허상이야. 서갑원씨 있죠?
정- 아, 예, 노대통령 비서관하다 전남 순천에서 국회의원 하는.
공- 아시다시피 이 분이 친노 직계의 전도사 중의 한 사람인데, 이 양반이 현금 12억원을 동원해서 55평짜리 아파트를 샀어요. 이게 말이 되는 거예요? 서울시내의 55평짜리 신축아파트를 현금 동원해서 살 재력이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있어요? 열린우리당 의원과 한나라당 의원이 똑같이 12억짜리 아파트에 당첨되면 열린우리당 의원이 욕을 먹어야 하는 건 당연해. 열린우리당은 서민의 주거안정에 진력해 왔다고 떠들어 왔거든, 최소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표리부동하지 않거든. 양두구육은 아니거든. 노무현 정권은 양의 탈을 썼지. 이해찬 같은 경우는 골프 중독증인데, 아직까지 노 대통령 좋다고 떠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명박 테니스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왜 이해찬의 골프는 문제 삼냐? 하는데, 이명박이 서민이나 개혁을 떠들어서 출세한 사람이 아니거든. 이명박이 이해찬처럼 서울대 앞에서 사회과학서점 운영하지는 않았거든. 까놓고 말해서 이해찬이라는 사람이 정치룸펜인데, 개혁성을 팔아 총리하고 장관하고, 국회의원하면서 한 게 뭐예요.
정- 그렇다면 노무현 정권의 종말이나 한계가 상징정치의 종말이나 한계성을 노정하고 있다고 보아도 되겠습니까?
공- 미디어몹에 있는 한 사람이 그런 말을 했어요. 실물 정치라는 말을 했는데, 보면 (노무현 정권은)실물을 잘 못해요. 물론 참여정부가 정책적으로 못한 것도 없어요. 그런데 중요한 게 철학이고, 가치관인데, 국민들이 기대하는 가치도 그렇고. 그런데 노무현은 대통령이란 직위를 바라보는 철학 자체가 잘못되어 있어요.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인데, 노대통령은 스스로 국가원수의 자리를 포기하고는 “권력을 놨다”고 했는데, 그러면 그 권력은 국민에게 안 돌아가요. 관료나 재벌이나 언론으로 돌아가지. 노대통령은 나이 60이 되도록 편하게 살았어요. 취직 걱정을 해본 적도 없고. 한 나라의 통치권자가 나이 60이 넘도록 먹고 살 걱정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는 건 문제야. 그러니까 평생 뜬 구름 잡는 소리나 하고. 우리도 그런 점에 있어서는 나도 반성을 해야 해요. 나도 그런 이미지에 부화뇌동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양반이 집권한 다음에는 견제를 했어야 하는데, 문제는 노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평생 먹고 살 걱정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 이거예요. 말이 개혁이고, 운동권이지, 뜬 구름 잡는 사람들만 있는 거지.
2, 3년 전에 제가 서프라이즈 편집장을 하면서 가끔씩 노 대통령 지지자 오프라인 모임에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보고 놀란 게,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거의가 연봉이 5천이 넘는 사람들예요.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니 그 사람들이 가진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가치도 먹고 사는 문제에 달려 있지 않지요. 노무현은 그냥 진정성만 보여주라고 하는 거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한데 말이죠. 노대통령이 계속 우향우로 갈 수밖에 없는 건 대통령부터 주변 참모들까지 먹고 사는 문제가 걱정이 없으니까 그렇다는 거예요. 국민들은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 없다는 걸 알지만, 박근혜는 그 점을 파고드니까 말이라도 고마운 거지.정- 그렇다면 결국 노무현의 실패가 철학의 부재와 상식의 부재에 기인한다는 말씀으로 봐도 되겠군요?
공- 복잡한 거 없어요. 기본적으로 ABC가 없는 사람예요. 정치의 기본은 국민을 배불리 먹이고 행복하게 해 주는 거예요. 그거 하기 싫으면 정치 말고 철학이나 종교하면 돼요. 그런데 지금 지지자들도 노무현은 철학자라고, 종교인이라고 그러는데 그럼 차라리 하야하고 신학교에 들어가든가 대학교에 편입하든가 하라고 하는 편이 나을 거예요.
지- 박원순 변호사가 그러는데, 시민단체도 상당히 엘리트적인 운동이다, 이 사람들이 시장바닥을 안 간다, 그런데 자신이 청주 육거리 시장에 가서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할머니들이 참 이야기를 잘 하시더라는 거지. 그런데 (이야기 내용을)보면 정치인들은 그나마 제스처라도 취하는데 노무현은 그런 최소한도의 시늉도 취하지 않는다는 거야. 국민들이 살기 힘들어 죽겠다고 그러는데 노무현은 국민들 수준이 낮다고 탓하니까 국민들이 열 받는 거야.
공- 살기 힘든 건, 배가 고픈 건, 위장의 반응이지 조중동이 뭐라고 해서 되는 건가?(웃음) 대한민국에는 노대통령보다 똑똑한 사람도 없지만 멍청한 사람도 없어요. 다들 노대통령만큼은 생각을 해요. 이 자리가 노무현 성토대회가 아니라면 미래가치를 두고 이야기를 해야 할 텐데… 기본이 중요해요. 그리고 정치의 기본 요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제 기준으로는 하나로 요약이 돼요, 부국강병. 백성이 살찌고 나라가 강한 게 모든 정치의 과제라는 건 하나도 안 변해요. 그런데 문제는 노 대통령은 자기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을 한 거야. 나는 그런 데 관심 안 갖는다고. 노 대통령은 딴 걸 떠나서 백성이 살찌고 나라가 부강해지는 게 정치의 기본인 걸 모르고 있어요. 동북아 중심 국가니 뭐니 해봤자 기본이 안 되어 있는데, 더하기 빼기가 안 되는데 어떻게 곱하기 나누기를 해요?
지- 우리 지지자들도 반성을 많이 해야 하는 게, 원론적으로는 이라크 파병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면서도 심정적으로는 아,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게 아닐까 했죠. 그런데 권력은 엄청난 외투를 입고 있으니까 당연히 비판을 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조중동에 둘러싸인 불쌍한 대통령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공- (노대통령은) 유시민, 서갑원, 이해찬씨 이런 사람들에 둘러싸인 게 더 불쌍해.
정- 이라크 파병이라든가 황우석 사태라든가 하는 일련의 사건에 보는 것처럼, 정치적 입장이 그것에 대한 가치 판단이나 사실 판단을 떠나서 정파적으로 움직이는 현상, 그러니까 입장이 노선을 규정해 버리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아요. 우리가 바랬던 그런 모습에서 아주 일탈한. 우리가 서프라이즈에서 활동을 할때 뭔가를 할 수 있다, 해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지금 보면 아주 망가져 버렸잖아요? 노무현 정권이든 서프라이즈든. 서프라이즈에서 활동하던 사람들도 그렇고.
공- 그 양반들이 서프라이즈를 나오고는 싶은데, 갈 데가 없는 거예요.
정- 그 계기라고 하면 황우석 사태라든가…
공- 사람들이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하니까 갈 데가 없지.
지- 그 양반들은 자기들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욱일승천하고 있대요.
공- 참여 정부 초기의 셋팅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파병 같은 경우는 저는 좀 달라요. 저는 파병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반대하지도 않아요. 미국 민주당 같은 경우는 그러한 룰이 있어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캠페인은 우파, 지배는 왼쪽. 클린턴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것이 온갖 개인적 흠집, 르윈스키 스캔들이나 화이트워터 등에도 불구하고 평가를 받는 게 그는 캠페인을 오른쪽으로 했어요. 통치는 왼쪽으로 하고. 참여정부도 그렇고, 개혁을 기치로 출범한 정권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교, 곧 외치는 오른쪽으로 하고, 내정은 왼쪽으로 해야 돼요.
‘외치는 오른쪽, 내정은 왼쪽’ vs ‘외치는 왼쪽, 내정은 오른쪽’
정- 외치를 오른쪽으로 해야 된다면 구체적으로는 어떤 내용인지요?
공- 한미공조 같은 경우 내용적으로는 잘 대항해야겠지만 표면적으로는 미국과 협조가 잘 되는 척 해주는 거예요.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말은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북한에 강한 시그널을 보내야 되요. (이런 식으로)외치는 오른쪽으로 하되 내정은 왼쪽으로 해야 해요. 가령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문제 있잖아요. 단적인 예로 제가 며칠 전에 신문을 읽으며 허탈했던 게 우리나라 청소년 장래 희망이 빌딩 사장이래, 강남에 빌딩 한 채 마련해놓고 편하게 돈 벌며 예쁜 여자연예인 하나 꼬셔서 결혼하는 게 인생의 목표라는 건데, 이건 극악한 사회예요. 땀을 흘리고 노동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재테크나 투기로 번다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한국사회는 분배와 성장 그런 개념이 아니라 일을 열심히 하면 돈을 벌고 안 하면 돈을 못 버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교육도 그렇잖아요. 학생이 머리가 좋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잘 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돈이 많아서 좋은 과외를 받고 조기유학 가고 그런 식이 되고 있는데, 정말 자기 노력과 재능에 의해 평가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정은 왼쪽으로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노대통령은 거꾸로 했어요. 정태인씨 말로는 취임하기 전에 이 분 책상을 보니까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가 놓여 있더래요. 그런데 그 보고서 내용이 ‘외치는 왼쪽으로, 내정은 오른쪽으로’ 이러더래요. 노 대통령은 삼성 보고서가 외치는 식으로 외치는 왼쪽으로, 내정은 오른쪽으로 가다가 이 지경이 된 거예요.
정- 말씀만 듣고 보면 참여정부의 세팅 자체가 노 대통령의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서만 된 것처럼 들리는데…그 일련의 과정이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서만 이뤄진 건 아니잖아요? 조직적으로, 시스템이 어떻게 되었는가가 문제일 텐데…
공- 장점이 많으신 양반인데, 기본적인 문제의식이 없어요. 한마디로 먹고 살 걱정을 안 해봤기 때문에 스타일에나 관심이 있지. 퇴임한 이후에는 국민들 염장 지르는 소리만 하실 양반이에요. 마리 앙투아네트가 말한 대로 빵 없으면 과자 먹어라 하는 식으로, 국민들이 아파트 값 올라 큰일이라 하면 빌라 사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정-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선생님 홈페이지에서 봤던 글 중에 노무현 정권을 신지역주의라고 비판한 글이 있었는데요. 그 배경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공- 정치라는 것은 결과를 가지고 말하는 거예요. 마키아벨리가 탁월하다는 건 그거예요. 정치는 탈도덕적이거나 무도덕적인 거예요. 정치는 도덕과는 무관하고 결국은 결과로 말해주는데, 노무현은 결과적으로 신지역주의의 맹주가 된 거예요. 극단적으로 말해서, 노 대통령 지지자 모임에 가면 순 경상도 사람들이예요. 서프라이즈가 비극적인 건, 서프라이즈 창단 멤버 중에서 공교롭게도 영남 출신 필자들만 사이트에 남았어요. 독자들도 영남 출신만 남고.
정- 그걸 어떻게 확인하죠?
공- 선수끼리는 알지,(웃음) 3할 타자는 감으로 치지!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지금의 서프라이즈는 영남프라이즈예요. 이제는 영남에서 뭐 하나 해보고 싶은 사람들, 경상도에서 한 자리 해보고 싶은 사람들만 남은 거예요.
정- 지난번 16대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이 품었던 의도와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 (의도나 의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승호형한테 이런 얘기를 했죠.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지으면서 체사레 보르지아에 대해서 왜 평가하냐면, 그의 동기는 아주 불순했어요. 불순한 동기와 더러운 목적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이탈리아 국민들의 염원, 외세로부터 해방되고 교황으로부터 해방되고 귀족의 압제와 수탈에서 벗어나기 직전까지 갔어요. 이탈리아 국민들은 그걸 평가한 거야. 더러운 목적, 불순한 동기였는데, 실력이 있었는데 막판에 운이 안 좋았죠. 최장집 교수가 평가했듯 노무현은 운이 아주 좋은 사람예요. 그런데 노무현이나 영남출신 참모들은 어떤 게 운이고 실력인지 구분을 못 해요.
친노 세력은 ‘양아치’ – 운과 실력을 구분할 줄 모른다
공- 노 대통령이나 서프라이즈가 망한 이유 중 하나도 운과 실력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운도 여러모로 좋았어요. 노사모 홈피가 폐쇄되어서 그 사람들이 갈 데도 없었고. 내 잘난 얘기로 들리겠지만, 운과 실력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있는 사람은 다 떠났어. 지금 남아 있는 멤버들은 여전히 운과 실력을 구분하지 못해요. 운과 실력을 구분하지 못하면 과대망상에 빠져요. 서영석 씨가 <데일리 서프라이즈>라는 인터넷 매체를 만든 것 자체도 운을 실력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운이 좋고, 동시에 집권 초기나 총선 직후에 사실은 사람들이 서프라이즈를 통하면 혹시 정권과 줄이 닿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왔지.
그 리고 저는 언제부터 친노 진영의 인터넷 매체들이 영남 색깔이 강해졌을까 생각했어요. 우리가 (민주당)분당에 찬성했던 이유는 낡은 정치 세력을 척결하자는 것이었는데, 이게 결과적으로 낡은 정치를 척결한 것이 아니라 전통적 개혁의 기반을 척결해버렸어요. 결과적으로 내 잘못도 많다고 봐요. 100% 인정을 해요. 내 책임이 제일 커요. 지금도 이것저것 같이 하자는 분은 많지만 도의적 책임을 생각한다면 거부하지 않을 수 없어요.
제가 편집장 일을 2002년 10월부터 2004년 2월말까지 했는데, 그만 둔 이유는 외압이나 그런 게 있어서가 아녜요. 왠지 느낌이 안 좋았어요. 이제 벽에 부딪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동시에, 분당에 찬성하고, 탄핵에 반대했지만, 막판에 전부 다 파국으로 가는 것 같아요. 당시에는 서프라이즈라는 매체가 참여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전진기지였는데, 참여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되잖아요. 서프라이즈라는 매체에서 돌격대장을 하고 있는 내가 편집장을 그만 두는 게 책임을 지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만 두고 열흘 쯤 지나니까 탄핵을 당하더라고요. 이 탄핵이 두고두고 한국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거예요. 탄핵은 5년 동안 써야 될 지지기반을 모조리 탕진했다는 거예요. 그리고는 마치 현금이 모자라 돌려 막기를 하는 것처럼 돌려 막기를 하는 거지. 대연정이 돌려 막기 정치의 압권이고.정- 이건 뭐, 제가 질문하려 했던 걸 모두 말씀해 주시니(모두 웃음) 탄핵에 대해서는 제가 생각한 표현하고 비슷하네요. 저는 탄핵을 ‘노무현 정권의 단기 고리사채’라고 생각했거든요.
공- (웃음) 단기 고리사채는 아니죠. 신용카드라고 봐야지. 탄핵 한번에 신용한도까지 다 쓰고 나서 여기저기서 돌려 막는 식의… 탄핵 때는 (노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양쪽 다 착각을 했어요. 386 세대는 6월 항쟁의 중심이었어요.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절대로 훼손하지 말아야 할 것은 6월 항쟁으로 얻은 대통령 직선제예요. 그런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탄핵 동기는 노 대통령을 공격한다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대통령 직선제를 공격한 거예요. 그러니까 당연히 탄핵 반대를 외친 사람들은 대통령 직선제로 상징되는 민주주의의 시민적 합의를 지키려 나온 거예요. 그런데 노 대통령은 거기서 ‘이 사람들이 나를 지키려고 나왔구나!’ 하는 착각을 한 거예요. 탄핵 촛불시위에 나갔을 때, 학교 선후배들을 근처 호프집에서 스무 명인가 만났어요. 청와대 행정관 근무하는 동기 한 명 제외하고 대부분이 이래요.
“우리가 여기 노무현이 이뻐서 나온 줄 알아? 일단 탄핵 쿠데타 분쇄한 다음 다시 노무현을 반대할 거야!“정- 그때도 민심의 저류에 그런 경향이 있었다는 것인가요?
공- 그래요. 그건 노무현을 지키려 온 게 아니라 대통령 직선제를 지키려 온 거예요. 노무현의 자리에 누구를 대입해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대통령이든 의회에서 부당하게 탄핵당했다면 지켜야 해. 그건 특정인 하나가 엎어진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성과물인 대통령 직선제를 엎은 거니까요.
정- 탄핵은 노무현을 엎으려 했던 게 아니라 대통령 직선제를 엎으려 했다는 거군요.
공- 맞아요. 그리고 그 뒤로 제가 노 대통령에게 정이 떨어진 게, 이 분이 참 내각제를 좋아해요. 강남, 재벌, 언론 등 여러 가지 선출되지 않은 봉건적인 벌(閥)들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권력이 직선제 하의 대통령 권력인데, 내각제를 논한다고 하니까 그 양반 드디어 완전히 돌았구나 싶었어요. 노 대통령에 대해 독하게 표현을 하면, 운이 좋은 양반이예요. 그리고 자기가 대통령이 된 이유를 몰라요. 한나라당과의 대연정보다도 더 황당했던 것이 내각제 하자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이거 그대로 살리세요. 지금의 친노 세력은 양아치예요. 한나라당 386들은 자신들이 양아치라는 건 알아요. 그보다 못한 것이 친노 386이예요. 친노 386은 386의 중심은 아닌데 이건 양아치야. 아니, 6월 항쟁에서 직선제를 외쳤다는 놈들의 XXX에서, 이놈들은 입도 아니라 XXX야. 어떻게 그놈들 XXX에서 내각제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 이놈들은 진짜 양아치야.
(공 고문은 유달리 이 부분에서 목소리에 힘을 줬다)정- 그 사람들은 20년 전만 해도 시대정신이라는 걸 담지하고 있었지 않았나요?
공- 그건 민주화 투쟁이 아니라 민주화 투자예요. 고시원에 가는 기분으로 감옥을 간 거예요. 나 같아도 감옥 갔다가 나중에 국회의원 할 수 있다면 기꺼이 감옥 가겠다.
지- 총학생회장 같은 사람들은 고문도 안 당해요. 감옥 갔다 온 게 훈장이 되지. 이 사람들이 옛날에 투쟁한 만큼 지금 못하니까 비판을 받는 거지. 또 이 사람들은 감옥 가면 군대 안 가지. 게다가 이 사람들은 사형선고를 받아도 조금 지나면 다 풀려났어요. 만만한 사람들만 사형당하지.
참여정부의 실패 이후 – 무엇을 할 것인가?
공- 결과적으로 (386들이) 그렇게 돼버렸죠. 노무현 정권을 실패로 만들지 않는 방법은 단 하나예요. 지금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학습이죠.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친노 세력들은 교훈을 얻을 능력도 의사도 없는 사람들이고, 저는 더 이상 그 사람들을 비판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정치적 비판 대상이 아니라 연민의 대상이지. 어떻게 저렇게까지 인간이 망가질 수 있는가 하는 거지. 이제는 정치적 의미도 없고. 이제 중요한 것은 노무현이 망가뜨린 한국 사회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그리고 노무현의 실책을 핑계로 권토중래를 도모하려는 기득권 세력과 구질서에 어떻게 맞설까 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일단은 우리들이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거예요. 다른 게 기본이 아녜요. 이제 정말 국민을 살찌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해요. 그게 기본예요.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이 잘 나가고 있는 이유를 분석해 보자고요. 이명박이 놀라운 건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변한 거예요. 노무현이나 명계남씨나 유시민이나 노혜경씨가 처음에는 호감이었다가 지금은 비호감이잖아요. 비호감에서 호감이 되기는 어려운 거예요. 그런 케이스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과 홍준표인데, 인간적으로 보면 참 매력 없어요. 그런데 왜 호감이 되었을까 하다가 내린 결론이 그거예요. 이 사람들은 ABC를, 구구단을 잘 하고 있구나. 가령 이명박씨가 신혼부부에게 집주겠다, 홍준표씨가 아파트 반값에 주겠다. 이건 포퓰리즘이지, 사실 한국 포퓰리스트의 쌍두마차야. 대한민국 포퓰리즘의 투톱!지- 포퓰리즘이 가치중립적 표현이라면 노무현에게 포퓰리즘 딱지를 붙이는 건 포퓰리즘에 대한 모독이죠(웃음).
공- 듣는 포퓰리즘 기분 나쁘죠(모두 웃음)!
공- 왜 그 얘기가 사람들에게 먹히냐면, 그게 결국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고, 필요한 얘기거든요. 국적법이나 교육법 그렇잖아요. 군대 안 갔다 온 놈들 직업 못 갖게 하겠어! 이러는 식인데.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시대정신을 이명박, 홍준표씨가 실천하고 있는 셈예요! 어제는 열린우리당의 모 캠프에 계신 분들을 만났어요. 그 자리에서도 기본에 충실해라, 기본은 부국강병이다, 라고 했어요. 이러면 진보 진영은 싫어하겠지만, 강병은 딴 거 아니죠. 외세에 휘둘리지 않는 거. 그런데 홍준표, 이명박씨 같은 경우는 국민들이 원하는 부국강병의 요소들을 잘 맞춰주고 있어요. 노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맞춰 주는데 이건 아닌 거예요. 이제는 국민들로부터 맞춤을 당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들을 맞춰주는 지도자가 집권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이명박, 홍준표씨는 잘 맞춰주거든.
지- 이 사람들이 집권하면 끔찍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지금 생각하면 노무현 정권이 박명수나 현영씨보다도 못한 거 같아요. 솔직하다는 점에서. 현영씨가 얼마나 비호감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솔직한 캐릭터로 대중들의 호감을 사잖아요. 어떤 사람들은 이명박씨의 가벼운 이미지가 타격을 줄 거라고 하지만, 이명박씨는 원래 가벼웠어요. 이회창씨가 무너진 이유는 대쪽 이미지와 상반된 행동이 사람들의 비호감을 샀기 때문이죠.
공- 사람들이 노 대통령이나 유시민씨에 대해 ‘성형수술했지?’ 하고 욕하면 ‘성형 수술을 욕하는 것도 조중동 프레임이야!’ 라고 해 버리면 할 말이 없죠. 성형수술 하는데 왜 조중동 이야기가 나와요(웃음). 이번 대선은 정권 교체가 치러진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가 대선의 중심 이슈가 되는 선거예요. 다른 국가들은 전시조차도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가 이슈가 되었어요. 처칠이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니까 국민들이 노동당의 애틀리를 찍잖아요. 어떻게 보면 한국 정치가 그만큼 발달했다는 거예요. 오히려 내년에 눈물 뚝뚝 흘리면서 ‘수구냉전’ 이러면 정치가 그만큼 후퇴했다는 거예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것이 가장 발전된 정치고 가장 정상적인 정치예요. 내년 대선은 그런 의미에서 처음으로 정상적인 선거를 치르는데 사실 답답한 거야, 지금의 개혁 진영도 진보 세력도 그렇고. 제가 열린우리당 캠프 쪽 사람을 만나서 ‘앞으로의 시대 흐름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와 부국강병입니다.’ 라고 하니까 대뜸 하는 소리가 ‘그럼 우리한테 불리한데?’ 지금 유, 불리 따질 때가 아니라는 말예요! 아직도 정치공학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지 말고 우리(개혁세력)도 자신감 있게 나가 보자고요.
어떤 사람이 박정희 전대통령을 비판하더라고요. ‘박정희는 사기다. 왜냐? 미국에서 밀가루를 들여와 국민들을 먹여 살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그럼 넌 뭐했어?’하면 ‘아, 우리는 냉전수구…’ 지금의 중심적 주제는 먹여 살리는 게 문제예요. 그럴 때는 그렇게 대답해야 해요. ‘박정희는 밀가루나 사왔지? 우리 진보세력, 개혁세력은 피자 만들어 줄 거야!’ 이렇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해요. 배불리 먹고 살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사람들은 제가 이명박씨 지지자인 줄 알아요. 사실도 아닌데. 하지만 이명박씨가 뜨리라고 최초로 예측을 한 건 바로 저예요. 2003년 7월이었지. 그때는 다들 공희준이 또 오버한다고 욕하더라고. 그런데 문제는 이명박씨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이라는 건 하루 잔치 끝내고 엎어질 프레임이라는 거예요.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프레임이 아니라. 이상한데 가서 한판 신나게 놀고 그 다음날 굶는.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조촐하더라도 재밌게 계속 놀 수 있어야 되는데, 하루 걸판지게 잔치를 벌이고는 그걸로 끝날 프레임이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이 뜨는 건 이제는 ‘너는 비도덕적이야’라는 식의 프레임, 그게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예요. 오히려 맷집만 키워줄 뿐이지.
제가 아는 분 중에 민노당을 지지하는 논객이 있어요. 엊그제 그 분의 글을 읽었는데 대뜸 민노당 기관지를 욕하더라고요. 어찌 된 게 당 기관지에 부동산 얘기도 없고, 아파트 얘기도 없고, 취업 얘기도 없고, 그러면서 1, 2면 가득 채운 건 평양 기행기니, PSI반대해야 된다느니, 그런 내용밖에 없다고. 민생에 필요한 내용이 없다나. 민노당은 아직도 이데올로기를 붙잡고 있는데 국민들은 그런데 관심 없어요. 민노당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가 북한을 도와주고 그러려면 우리가 어느 정도 잘살아야 돼요. 곳간에서 인심난다잖아요.지- 어쨌든 현영이나 박명수씨한테 배워야 해. (모두 웃음)
정- 다음 대선은 지난 대선처럼 이념적인 구획이 그어지지 않는다는 건 확실하다는 거군요. 그리고 우리 자신의 본질적인 먹고 사는 문제에 접근하는 선거가 되리라는 뜻이겠군요. 그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공- 예. 결국 다음 대선에서 다룰 의제는 본질적인 문제예요. 먹고 사는 문제는 정치의 본질이니까.
지- 각자 마무리 멘트하고 밥 먹으러 갑시다.
차기 대선의 주요한 명제 –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정- 질문을 드리기도 전에 모두 말씀을 해주셔서 간단히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 끝내죠. 일단 차기 대선에서 중요한 명제가 부국강병이다, 라고 하셨는데…
공-전체를 보면 그건 민생이라는 말로 치환이 되요. 가장 중요한 명제는 정치의 궁극적 목표인 민생고 해결이라고 해야겠죠.
정- 민생고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기존의 대권주자 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시는지요?
공- 이명박씨가 가장 경쟁력이 있죠. 박근혜씨는 민생과는 거리가 멀죠. 그 사람도 민생과는 무관하게 이미지정치, 이데올로기정치를 하는 사람이니까.
정- 손학규씨는 어떨까요?
공- 손학규씨는 당내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겠죠. 그리고 저는 열린우리당 쪽이 다시 민주당과 통합하리라고 봐요. 그 과정에서 친노세력이 떨어져나가는데 대한 출혈은 감수해야겠죠. 포용하려는 노력은 해 봐야겠지만. 지금 친노세력의 지상목표는 한나라당 집권저지나 개혁세력의 정권재창출이 아녜요. 그 사람들의 정확한 목표는 자기들이 영남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거, 영남에서 뱃지 한 번 달아보자는 거니까. 결론적으로 (친노세력의 이탈은) 수술과정에서 불가피한 출혈로 간주해야겠죠. 그리고 저는 이명박씨가 가지고 있는 강남 이데올로기적인 민생고 해결 방안은 당겨쓰기와 같다고 생각해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지속 가능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아녜요.
정- 경부 운하라든가 하는 것 외에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프레임을 찾는 게 문제가 되겠군요. 진보든 보수든.
공- 그게 지금의 한국경제가 갖고 있는 참 어려운 문제예요. 지금은 박정희 패러다임의 한계예요. 박정희 대통령 때 우리 자동차 대수가 20만대였어요. 지금은 거의 2000만대인데, 그리고 그 당시 아파트 사는 사람들이 20만 명이었는데 지금은 2000만 명이 살아요. 기본적으로 2000만 명이 사는 아파트 짓고, 차 만들면서 경제가 커진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이 한계라는 거예요. 그러자면 4천만 명이 전부 아파트 살고 차를 타야 하는데 그러면 땅이 감당을 못하니까. 자원도 감당을 못하고. 자동차가 20만대에서 2천만대 되고, 아파트 사는 사람이 2천만이 되면서 경제성장을 창출한 건데, 그것을 대신할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해요. 이게 어렵지만 누군가 해야 해. 그런데 이명박씨의 경제 패러다임은 자동차를 4천만대 만들고 하는 식이예요. 이런 식으로는 우리가 감당을 못해요.
정- (이명박씨는)땅 갈아엎고 뚝딱뚝딱 하면 된다는 거니까.
공- 문제는 갈아엎을 데가 없어요. 있다면 그래야 되는데 더 이상 없잖아요. 차 다닐 데도 없고(웃음).
정- 결국에는 우리가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유의해야 한다는 건가요?
공- 다른 곳의 양을 늘려야 한다는 거예요. 어떤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지- 좋은 아파트에 살고 좋은 차를 타고, 이런 식으로는 끝이 없잖아요. 어떤 친구들은 한국이 신자유주의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좋아하던데, 그래서 술자리에서 되게 화를 냈어요. 아니, 돈 10만원 때문에 사람 죽이고 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인가요? 한미 FTA해서 미국적 질서에 우리가 편승해서, 미국의 푸들이 됨으로써, 미국이 우리를 뜯어간 만큼 다른 곳에서 뜯어먹어 잘 살겠다는 건데.
공- 푸들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대신 셰퍼드의 스피드와 도사견의 이빨을 겸비한 강하고 자주적인 푸들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웃음). 수틀리면 개주인 목덜미를 확 물어뜯는.
공- 내가 정빈나씨와 맹수열씨한테 묻는데, 두 친구가 철학과를 다니잖아요? 요즘에 인문학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인문학이 발전을 하는 길은 단 하나예요. 인문학을 하고도 먹고 살수 있으면 돼. 나는 지금의 인문학 교수들에게서 뭐가 답답하냐면, 인문학 하는 제자들 취업 잘 되게 하면 그게 가장 인문학을 발전시키는 거예요. 앞으로 먹고 살 자신 있어요?
정- 그래서 다른 방향을 찾고 있지요(웃음).
공- 철학자가 되라는 건 아니고요. 철학을 했다는 게 자기 삶의 질을 높였다는 자신감이 있냐는 거예요. 나중에 무엇을 하든지 간에 철학을 했다는 게 그 직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냐는 거예요.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대와 상대 친구들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쟤들은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 직장에 가지 말아야겠다, 왜냐? 저런 얘들 데리고 무슨 회사가 발전이 되겠어? 혼자 뭘 할 줄 알아? 만날 앉아서 영어단어나 달달 외웠지.
저는 시키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뭔가 알아서 하는 아티스트 기질이 있는 사람이 좋아요. 인문학 공부한 사람은 창조력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인문학 공부하는 친구들이 오히려 기죽어 토익 공부나 하고 그러잖아요. 철학 공부한 친구가 영문학 공부하는 친구보다 토익 잘 하겠어요? 손자병법에 말했듯이 유리한 지역에서 싸워야 해요. 젊은 친구들 자체가 자기한테 유리한 지점을 탐험해야 돼요. 남이 탐험한 데서 이삭줍기나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배고파도 지금 당장 내 자리가 있다면 그 자리를 지켜야 해요. 무엇이든 내 카테고리를 가져야 해요. 두 친구가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부화뇌동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각광받는 카테고리에 따라가지 말고, 내가 먼저 깃발 세우고 개척하면 결국에는 이겨요. 아무리 시장이 크든, 작든 간에 개척자가 절반은 먹어요. 물론 개척자가 엉망으로 하면 망가지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고. 절대 노량진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말아요. 내가 노량진 살지만(웃음). 그건 남의 카테고리예요. 가봤자 자리가 없어요.
그 리고 저는 한나라당에서 이명박씨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쪽에서 가장 센 인간이 나와야 이쪽에서도 가장 센 인간이 나올 거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이쪽에서 다시 잔머리를 굴리고 공학적 발상을 해요. 상대방에서 약한 후보가 나와서 이쪽에서 거기에 맞춘 원포인트 릴리프를 내보내는 식의 공학적 발상으로 이기는 경우는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이 되어야 하고 마지막일 거예요. 이제는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네거티브의 선거가 아니라 내 스스로의 장점으로 상대방을 압도해버리는 포지티브한 미래지향적 선거가 되어야 해요. 내가 강해서 국민의 지지를 얻고, 국가에 봉사하는 그런 정치가 되어야 해요. 약한 상대가 나오길 바라지 말고 내 자신이 강해지도록 해야 해요. 아무리 개혁세력이 망가져 있고, 상황이 어렵다 해도 얄팍한 잔머리 정치하지 말고, 내가 강해지고, 내가 발전하는 게 올바른 길이에요.정- 자강이 정도다. 이거지요?
공- 자강이라는 말은 쓰지 맙시다. 이건 꼭 정동영스러워서(모두 폭소).
개혁세력의 앞길을 논하다
정- 이건 대권주자 평가에서 한나라당 내 주자들만 갖고 말씀하셨네요. 열린우리당 쪽은 하나도 안 나오고(모두 웃음).
공- 구도상으로는 김근태씨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데 본인 스스로가 경쟁력이 없어요. 야구에 비유하자면 그 양반이 공을 배트에 맞추는 재주는 있는데 다음에 힘 있게 스윙을 못해. 영원한 2번 타자감이지. 지금 필요한 것은 장타력 있는 4번 타자인데. 그건 어쩌면 김근태씨의 불운이지. 사람의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운이 없어서라고 생각해요. 시대나 국민이 평생 그에게 희생번트만 대는 2번 타자 역할만 요구하니까.
정- 운이라는 표현은 그리 과학적이지는 않군요.
공- 운도 결국은 실력이겠죠. 김근태씨는 4번 타자로서의 진가를 입증할 기회가 많았어요. 투아웃에서 선행주자가 없으면 홈런 칠 고민을 해야 하는데, 이 분은 밀어쳐야 할까, 당겨쳐야 될까를 고민해요.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홈런을 칠까 고민하는 건데, 이 양반은 그런 고민을 안 해요. 그리고 정동영씨는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워낙 개념이 없어서. 참 안타까운 건 정동영씨는 스스로의 잠재력을 갉아먹고 점점 더 신기남스러워져. 여담이지만 신기남 의원은 도대체 뭐하는 양반인지 모르겠어요. 탈레반이 아니라 이제는 잔반이지. 조선 시대의…
지- 어떻게 보면 개혁세력의 자기성찰 부족이나 합리화의 문제죠. (신기남 의원이)친일청산을 하려 했다면 미리 당장 주변을 정리하고 패를 깠어야 하는데 그걸 안 하고 있다가 일이 생기니까.
공- 조기숙씨도 황당하지. 나쁜 건 아니지만.
지- 그건 연좌제니까.
공- 웃기는 건 데일리안 같은 우파 매체에서 조기숙씨를 탐관오리의 자손이라고 하는 거예요. 이왕이면 유머 있게 탐관오리가 아니라 탐관거위라고 하지(모두 폭소).
정- 여담입니다만, 얼마 전에 상지대의 김정란 교수님이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글을 두 편 올렸어요. <칼의 노래>의 김훈에 대해서, 그 사람은 <조선일보>에 복무하는 정치적 허무주의자다. 그건 잘 기억이 안 나요. 하지만 그 다음에 썼던 글, 영화 <괴물>에 대해 쓴 글 있죠? 그 글은 이 친구랑 같이 읽다가 포복절도했어요(웃음).
공- 김훈씨가 정치적 허무주의자라면 김정란 교수는 노빠적 허무주의자예요. 근데 저는 김정란 교수와 노혜경씨를 차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정란 교수는 안타깝죠. 맑은 정신을 가지신 분인데. 정치에 대한 글을 안 쓰는 게 나은 분이예요. 진중권씨나 김정란 교수의 경우, 진중권씨는 단기적 사안의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프레임에 기반해서 정치판을 장기적으로 보는 능력은 결여되어 있어요. 김정란 교수의 경우에는 언론이나 사회비평을 하시면 좋은데, 직접적인 정치권력의 향방이 좌우되는 글을 쓰실 때는 적절성을 상실하는 것 같아요.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분위기에 안 어울리는 거죠. 김정란 교수와 좀더 폭넓은 범위에서 인식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김정란 교수의 글이) 정치적으로 좀 부담스러워요.
정- 그리고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웃기기까지 하죠.
공- 그건 김정란 교수가 가지고 있는 존재론적 비극이라고 생각해요. 의리나 도리를 중시하시는 분인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의리나 도리를 중시하다 보니까. 김정란 교수가 즐겨 쓰는 인간의 근원적 고통이라는 표현이 그대로 본인에게 돌아가고 있죠.
정- 그 인간의 존재론적 비극이라는 표현은 제게도 해당되는 셈이네요. 그렇게 열심히 글을 쓰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열심히 만들어 놓았더니, 제대하고 보니, 어이구…(한숨)
공- 결국에는 정빈나씨가 쓴 글이 자기 예언적 효과가 있었어요. 잘못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모든 정치인들이 겪게 되는 상황. 정균환, 박상천씨 자리에 유시민씨, 이해찬 전 총리 대입하면 똑같아요. 노사모, 참정연 대입해도 똑같아. X새가 생산되는 메커니즘은 똑같아요. 다만 X새들의 고향이 달라졌을 뿐이지.
정- 문제는 사람들이 그 당시 노무현만 당선시키고 나면 X새 생산의 메커니즘이 박살날 줄 알았다는 점이죠.
공- 그러한 메커니즘의 덕을 입은 수혜자들이 (X새 생산의) 메커니즘을 재생산하고 있죠. 지금 노 대통령 참모들이 하는 역할이 X새로 분류된 분들과 똑같잖아요. 그나마 (옛날 사람들은) 좌파 신자유주의니 이상한 짓은 안 했잖아. 정균환씨가 강남에 20억 짜리 집 갖고 있나(웃음)?
정- 결국 노무현과 노무현을 찍은 사람들의 비극은 철학의 부재나 대안의 부재라는 점에 있다는 결론이겠군요.
공- 현상적으로 분석하면 싸우면서 닮아갔죠. 사실 지금 안티조선 하시는 분들, 어떻게 보면 참 비극인 게 노대통령과 조선일보는 적대적 상호의존관계라는 거예요. 원래의 안티조선이 빠져 나간 자리에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은 정권의 코드인사 혜택을 얻기 위한 통과의례로 안티조선을 하는 거예요. 지금의 친노직계 같은 경우에는 조선일보나 한나라당과 적대적 상호의존관계인데, 문제는 적대적 상호의존관계에서 ‘적대적’이 희석되고 있다는 거죠.
정- 그건 좀 너무한데요!
공- 앞으로 그렇게 될 거예요. 어쨌든, 저는 그래요. 비록 상황이 안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국면은 점점 반전의 시간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반전은 다른 게 아녜요. 곧 우리 스스로의 교훈만 체득하고, 우리도 이제 본연으로 돌아가자는 거예요. 사실은 이명박씨보다는 우리 쪽(개혁세력)이 더 서민을 위한 정치를 잘 하지 않겠어요?
지- 사실 나는 그런 기대를 안 하기 때문에 민노당으로 가든지, 그런데 민노당도 마음에 안 들고…
공- 민노당은 소수자 권익을 위한 정당이지. 마니아 정당이지. 고려 대상도 아니죠. 한국 사회의 중심적인 흐름이 될 가능성은 없는 정당이라 왈가왈부할 것도 없어요.
그 리고 앞으로의 싸움이라는 것은 한국의 주류, 중심을 놓고 싸우는 싸움예요. 한번은 중원에서 부닥쳐야죠. 문제는 (개혁세력이)내가 어느 부대 소속으로 나올 건지도 결정이 안 되어 있으니까요. 지금 노 대통령에게 감사하는 것은 단 하나, 이회창씨 이겨준 것 뿐예요. 앞으로는 대통령 월급이나 받고 자중자애하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앞으로의 역사는 한국의 평범한 서민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적인 생각과 삶의 이력을 가진 분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거죠. 노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공통점은 한 번도 먹고 살 걱정을 해 본적이 없다는 거죠. 그리고 지금은 이회창 총재가 아닌 노 대통령이 대형 사고를 쳤기에 (개혁세력의)타격이 더 크다는 거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이길 수 있고, 이겨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승리의 목적은 정치공학적인 목적이 아니라 정말 국민을 살찌우고 나라를 강하게 한다는 원칙적이고 기초적인 목적에 두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상입니다.(대 담은 여기서 끝났다. 인터뷰팀은 공 고문과 지승호씨와 함께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여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나눴던 대화는 비공개(오프 더 레코드)처리했음을 밝힌다. 황우석 사태와 서프라이즈의 쇠퇴에 관한 대화 내용은 공개한다.)
정- 아까 이야기하다 말았지만 서프라이즈의 쇠퇴 원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공- 제가 서프라이즈의 위험신호를 감지한 게 재작년이었어요. 어느 날은 서프라이즈의 어느 임원 분과 함께 사무실 근처 백반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그날따라 좀 맛이 없데요. 그런데 이 분이 다 드시고 나서 백반집 주인아주머니한테 대놓고 호통을 치는 거예요. 마치 종을 혼내는 주인처럼 말예요. 그걸 보고서 이런 생각이 들었죠. 서프사무실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이 사이트가 지금 정권에서 얼마나 힘이 센지 알아요. 그런데도 지금 이렇게 고자세로 뻣뻣하게 나온다는 건 기고만장했다는 거죠. 그게 가장 위험한 거예요. 그 임원이 가게를 나간 다음에 내가 백반집 아줌마한테 싹싹 빌며 무례를 사과했어요.
정- 제가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최종적으로 접은 건 황우석 사태였어요. 사태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철학과 양식이 빈곤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서프라이즈가 그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어요. 완전히 소위 ‘황빠’들의 총본산쯤 되었다고 해야 할 정도였는데, 결국 나중에 진중권씨가 말했던 것처럼 ‘체크메이트’가 되던데, 완전 외통수로. 서프라이즈가 왜 그렇게 자멸수를 들고 나왔는지가 참 의문이 들더군요. 그 중에서 황우석 사태도 논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공- 황우석 사태는 인사 청탁 문제로 시들시들하던 서프라이즈의 마지막 승부수였어요. 서프라이즈의 영향력이 자꾸 감퇴되는 상황에서 황우석 사태가 터졌고, 서프라이즈에서 소위 ‘황빠’들이 많이 모이니까, 아 이거다, 여기다 올인해서 서프라이즈의 위상을 되찾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미적미적 거리던 서프라이즈가 김동렬씨와 서영석 대표까지 총출동해서 ‘황빠’를 표명했죠. 그러다가 뭐…(웃음. 이하는 오프 더 레코드 처리 하였음.) / 정빈나, 맹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