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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산 지도 벌써 10년…
책도 다 영어로만 읽고 오디오북 팟캐스트도 많이 듣고 유튜브에 한글 컨텐츠 뜨면 Do not recommend 하고, 영어로 일하고 하는데 왜 영어는 이리도 안 늘까요. 네이버랑 워킹유에스는 끊으려고 했는데 그냥 눈팅은 합니다만…아무리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도 retention이 잘 안 됩니다. 20살에 나이 먹고 와서 그 한계일까요? 더구나 첫 5~6년은 그냥 집에서 책으로 공부만 했네요.
한 10을 받아들이면 9는 빠져나가서 1씩 느는 느낌…
확실히 책보다는 인간관계를 통해서 배운 영어들은 잘 안 까먹긴 하는데, 미국인 친구 사귀는 데 자신감이 없네요..
일단 대화를 재미있게 할 수준이 안 되다 보니깐 ‘얘가 나랑 친구 하고 싶을 리가 없지’라는 생각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갑니다. 뭐 그것도 그거고 나이 먹고서 사회에서 친구 만나기가 원래 쉽지 않으니…
그나마 회사 사람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라 점심도 같이 먹고 놀러 가기도 하고 하지만…읽고 듣는 수준에 비해 제가 쓰는 영어는 정말 필요한 말들만 하고 너무 한심할 때가 많습니다. 동양인 이민자 기준으로 본다면 잘 하는 편에 속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얘기하는 게 거만하게 느껴지신다면 사과드립니다) 수치화해서 동양인 이민자 평균이 10이고 제가 20이라면 미국인 영어는 100인 것 같은 느낌, 그리고 1년에 그냥 1씩 느는 느낌… 느껴 보신 적 있으신지?
자신감이 생겼다가 없어졌다 주기를 반복하는 느낌도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결국에 실력이 부족한 건 큰 변함이 없죠.별 것도 아닌 기본적인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말이 막혀버리거나 할 때는 정말 회의감 느낍니다.
여자를 만나도 저보다 영어 잘하는 여자 만나는 길 바랐는데, 다른 조건을 낮추지 않으면 정말 어렵더라고요.지금보다 뭘 얼마나 더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친구 많이 사귀는 게 유일하게 잘 못하고 있는 건데, 그냥 제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한테 자꾸 만나자 놀자 들이대면 친구가 사귀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