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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여자친구랑 잘 만나고 있습니다.
여자를 많이 사귀지 못해서도 있지만 한국인 사귄 게 거의 처음이네요.
나이도 30대 초반으로 저랑 같은데, 예전에 만났던 애들은 어린 애들 만났었습니다.
10년간 미국 생활 하면서 뭐 하나를 읽어도 영어로 읽으려고 하고 사람을 만나도 한국 사람은 잘 안만나려고 하다가 한국 여자랑 만나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잘 맞아서 역시 뭘해도 나는 한국 사람이구나 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미국 생활은 비슷하게 오래 했지만 저보다 미국에 동화되려는 욕구같은 게 덜해서인지 한국말 하고 한국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웬만한 다른 한국 유학생/이민자들보다는 낫다고 자신하지만 아무리 영어 늘리려고 해도 제자리인 것 같고 미국 문화에 동화되려고 해도 겉돌기만 하는 주제에 아직도 나중에 변화할 나를 생각한다면 나보다 영어 잘 하고 미국 문화에 더 동화된 사람 만나야 하지 않을까 좀 미련이 남았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만나는 친구라면 모를까 결혼할 상대라면 그런 게 중요한가 생각이 좀 듭니다.
그냥 한국에서 색시 데려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거에 비하면 미국 생활 했고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데에 만족해야 하는 걸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국어가 같다는 게 생각 외로 중요한 요인인 것 같기도 하고요.나이도 그렇습니다. 전 여친이 한참 어린 애였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좋았던 것도 많아서, 걔랑 헤어지고도 어린 여자 만나서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제가 나이가 좀 더 들면 나이 차이 나는 여자도 20대 초중반 되고 성숙할 테니 좋은 점도 있으면서 좀 안정도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나이 같은 여자를 만나 보니 어린 애랑 만날 때랑 다른 친구같은 안정감같은 게 있습니다.
귀엽고 톡톡 튀고 그런 맛은 없지만 결혼을 생각하면 결혼 생활에서는 그런 안정된 관계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1살 차이 커플은 이혼 확률이 3%였는데, 5살 차이는 18%, 10살 차이는 39%, 20살 차이는 95%라고 하는 연구 결과가 있더라고요. 몇 년을 두고 관찰한지는 모르겠지만.. (https://www.elitedaily.com/p/whats-the-ideal-age-gap-in-a-relationship-its-not-as-big-as-you-might-think-9639561)다른 연구 결과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이 만족도가 높은건 확실히 있는데 그런 건 10년 안으로 보통 무의미해지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들은 경제적으로 더 어려울 확률이 높은 데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그걸 함께 못 이겨낼 확률이 높다고 하더군요.
나이가 같은 한국인 여자친구를 만나고서 합리화를 하는 건지는 몰라도 아무튼 결혼은 비슷한 사람끼리 해야 오래 가는 건가 하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이제는 몇 년 안으로 결혼해야 할 나이이니 신중하게 만나기도 해야 하니…여기 계신 분들은 주변 이민자들 결혼 생활 하는 것 관찰해봤을 때 어떤 커플들이 보통 행복하게 오래 가던가요?
예를 들어서 좀 자세히 얘기를 해주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