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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안아플 아이를 키우면서 실은 마냥 좋을수만은 없다는 깰수없는 진실…
요즘 커플스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다 보니 문득 역할맡기에 대한 생각이 들더군요..몇달전 만 네살이 된 딸내미에게 엄마인 저는 대부분 악역담당입니다.
요리도 잘하고 꼼꼼한 남편과 달리 그닥 여성적이지 못한 저의 성격탓도 있겠습니다만(ㅜ.ㅜ) 엄마아빠 중 어느 한쪽은 어쩔수없이 악역을 맡아해야한다는 괜한 고정관념때문에 어찌저찌 맡기 시작한 악역이 이젠 제 전문이 되어버렸답니다.그러다보니 말잘듣기 순위로는
1. 엄마인 저와 둘이 있을때
2. 아빠와 다함께 있을때,
3. 가장 최악의 경우는 아빠와 아이 둘이 있을때 상황이 되었지요.그런데 왠만하면 자기편이던 아빠와 아이가 얼마전 한판 붙었답니다.
엄마에겐 감히 할수없는 과감한 땡깡을 부린건데 그날따라 하필 하루종일 일진이 좋지 않았던 남편, 그냥 오버하며 폭발해 버린거죠.
그날 저는 좀 늦게 집에 들어와 속상해하는 남편에게 얘기를 들으며 마음이 참 찜찜하더라구요.
엄마는 워낙 군기잡는 악역이니 그렇다치치만 항상 친구같던 아빠의 행동에 적잖이 충격이었다 싶으니 왠지 남편도 안타깝고 아이는 측은한 상황 말이에요..
아이를 버릇없이 키운다는 건 제 사전에 없는 일이다 자신했건만 세상에 자기편 없다 느꼈을 아이 생각에 마음이 싸-한건 영락없이 엄마라 그런거겠죠.그 다음날 아침에 기분좋게 일어난 아이, 저에게 도란도란 수다를 떨더라구요.
“아빠가 어제 화가 많이 났어. 내가 말을 안들어서…그래서 아빠한테 쏘리했어요”아…마음이 한결 나아지더군요.
그래도 둘중 하나의 악역맡기란 여전히 제 차지가 될거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