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기업 식민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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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8월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에 있는 중견 전자부품 메이커 시코사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도산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형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는 모터를 개발한 이 회사는 애플로부터 대규모 납품 주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애플이 지명 구매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주문량을 충당하기 위해 5억엔(약 70억원)을 들여 클린룸을 신설하고 조립에 사용하는 전자현미경을 대량 구입까지 해놓은 터였다. 애플측 구매 담당자는 “시설을 늘려라”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요구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불과 1년만에 85억엔(약 1200억원)이란 부채를 떠안은 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07년부터 손을 댄 환율금융상품이 일부 손해를 입었는데 애플이 갑자기 주문을 취소한 것이다. 애플은 이 업체가 생산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설비도입에 충분한 재무상태인 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입은 것을 보고 주문을 취소했다. 일본에서 일어난 첫 ‘애플 도산’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애플의 3분기 매출은 약 39조원으로 삼성전자(51조원)에 훨씬 못미치지만 영업이익은 약 12조원으로 삼성전자(약 8조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됐다.

    애플의 주가는 700달러를 돌파하며 약 6579억달러(692조800억원)에 이르고 현금 보유액도 2분기 기준으로 3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폰5도 당초 기대치보다는 덜 팔리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의 기대감도 남다르다. 

    일본의 시사주간지 ‘다이아몬드’는 6일 애플이 이처럼 사상 최고로 가치가 높은 회사가 된 배경에는 비상식적인 경영스타일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저가 납품을 강제하고 위약 사항이 발생하면 납품 받는 것을 거부하는 것을 통해 아이폰 부품 하나하나를 만드는 협력사들을 철저히 하청기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 소니, 샤프, 도시바도 애플 하청업체로 전락

    다이아몬드는 시코의 사례는 일본에서 진행되는 애플의 일본지배의 극히 단적인 사례일 뿐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실효적 지배를 받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샤프와 엘피다,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등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샤프는 액정디스플레이(LCD) TV 아쿠우스를 제조하던 2개 공장을 애플의 아이폰5와 신형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 생산시설로 전환했다. 

    소니 역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이미지 센서를 애플에 공급하고 있고 올해 2월에 파산한 엘피다 메모리의 히로시마공장도 모바일용 D램을 애플로부터 주문받아 대량 공급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공장들 대부분이 애플의 주문 없이는 유지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 악화로 TV판매량이 줄면서 샤프 디스플레이 공장은 애플의 LCD주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소니 역시 올 2분기 아이폰 5 출시를 앞두고 구기종의 판매가 주춤하자 이미지센서 공장의 가동률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애플이 최소 9개의 이들 대기업 공장들을 포함해 일본내 50여개 업체들의 애플의 주문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대량 주문 빌미로 최저가 납품 강요 

    ‘아이팩토리(iFactory·애플 하청회사)’가 되는 일본 기업의 종속화가 심각해지면서 이에 따른 폐단도 속출하고 있다. 

    애플이 대량 구매를 조건으로 터무니없이 가격을 내려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하청업체들에게 생산원가 삭감 목표치를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시코사 사례처럼 애플로부터 대량 주문을 전제로 울며겨자먹기로 생산시설을 늘렸다가 정작 주문을 받지 못해 낭패를 보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애플은 하청업체들에게 비밀을 발설하면 막대한 위약금을 변상하게 하는 ‘비밀보호유지계약(NDA)’을 맺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위약금이 두려와 외부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실제 피해를 입고 있는 하청 업체들조차도 애플과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입을 다물고 있는 실정이다. 

    다이아몬드는 미국 골드만삭스가 내놓은 전망을 인용해 일본의 전자부품 산업이 유사 이래 처음으로 1개 회사에 의존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상황의 심각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6월 일본의 19개 주요 전자부품 회사 중 11개가 애플에 납품하고 있다며 일본 전자부품 업계 성장의 절반은 애플에 의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 “기일 맞추려면 불량품이라도 납품하라” 요구 

    애플에 납품하는 하청 업체들의 작업 환경이 도마에 오른지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애플은 전자업체로서는 선도적으로 2005년에 납품 공장들의 근무여건과 안전수칙을 담은 행동강령을 만들었다. 그러나 노동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내놓은 보고서들에 따르면 실제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생산하는 대만계 폭스콘은 근로조건이 열악한 대표적인 애플의 협력사로 손꼽힌다. 올초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콘은 방 3개가 있는 아파트에서 20명의 근로자가 지내도록 했으며 주 6일 근무도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신은 지난달 23일 싼시(山西)성 폭스콘 타이위안(太原) 공장에 이어 이달 5일 중국 허난(河南)성 폭스콘 정저우(鄭州) 공장에서 발생한 파업도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 해외 제조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애플이 납품업체에 저가의 비용과 빠른 제조공정을 요구하는 것과 직결되어 있다. 

    근로여건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군대식 노무관리’에만 의존하다 보니 사소한 갈등이 대형 시위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애플의 이런 하청업체 관리 방식이 일본 업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하청업체들은 1~2개월 단위는 물론 하루 단위에 생산 계획을 매일 보고해야 하며 일부 기업들은 납품 기일을 사수하기 위해 일부 기업은 다른 생산라인을 부수고 애플에 납품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전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다이아몬드와 인터뷰에서 “납기일까지 제품 수량을 맞추지 못하면 대량의 불량품을 내서라도 필요 수량을 내라고 하는 게 애플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요약 ;

    1.애플이 납품을 강제하고 위약사항 발생시 납품을 거부해 천천히 부품에 대해 협력하는  해당기업을 하청기업으로 전락시킴

    2.일본 소니,도시바,샤프등 신제품 만들던 공장 아이폰용 제품 제조 공간으로 반강제적으로 전환시킴

     

    3.다수 기업 식민지화 시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