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한글공부는 어떻게 시키시나요?

  • #84043
    텍슨 129.***.214.71 4725

    제게 5살 반 된 딸애가 있습니다. 두살 이전부터 프리스쿨 다니면서 영어야 선생님 말씀 및 친구들과의 대화로 안가르쳐줘도 (가르쳐줄 수도 없지만) 잘 따라가고 있는데 문제는 한글입니다.

    집에서의 대화도 가급적 우리말로 하는데 점점 뭔가 한계에 부딪히는 듯 합니다. 따로 공부를 시켜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단어가 딸리는 것도 물론이거니와 지 나름대로 말을 붙여갈 때 조사가 특히나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보면…

    1) “삼촌이” 대신에 “삼촌가”
    이거 아주 죽겠습니다. 겨우 “삼촌이”는 잡아줬는데 이제는 “햇님가” 이러고 있습니다. 이전에 한참전에 한 20년즘 전에 미국에 사는 제 사촌동생이 “형가” 이래가지고 무쟈게 놀리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제 딸내미가 그러는군요.

    2) “있으니까” 대신에 “있니까”
    이건 또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하는지. 몇번 따라하라고 해도 눈만 빤히 쳐다보다가 맙니다. 이제는 알면서 장난으로 그러는건지 무의식중에 “있니까” 로 나오는건지. 하여간 발음도 기똥찹니다. “인니까” 하고 얼버무리는 듯한…

    이런 것들도 고쳐야 하고 이제 한글도 글자를 좀 배워가면 좋겠습니다. 다들 어떻게 교육시키고 있는지 아이디어좀 주세요.

    • bell 128.***.73.222

      한글책 많이 읽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많이 읽어 주시고, 읽게 하시고, 일기 쓰게 하세요.

    • solo 75.***.160.197

      “나는 누구인가?” 사춘기 시절에 한 번은 다들 겪어보았던 명제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물며 이 미국땅에서 아마도 우리의 자식들은 더욱 더 자주 직면할 문제일 거라 추측합니다. 아마도 내 자식이 한국말을 잘한다면 이 질문에 좀 더 쉽게 대처하지 않을까?…
      대학원시절에 많은 유학생 혹은 1.5세, 2세 학생들을 만나 보았지만 한국말을 하지 못한 한인학생들과의 거리감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아비와 자식간이라지만 저도 인간인지라 내 좋아하는 것에 우선하다 보면 하루, 이틀 공부시키는 것 잊게되고…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 사는 경우 대부분 각 교회에서 하는 대충, 적당식(이 말에 오해하지 마시기를..)의 한글학교에서 그리 큰 성과는 없는 것 같고..
      제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이는 한국에 계신 일가친척분들의 도움이 있어야 되고 아울러 약간 금전적인 문제도 받쳐져아 하지만 제일 효과적인 방법은 5월에 여름방학 하자마자 한국에 있는 초등학교에 약 2달간 보내는 것입니다.
      저도 2번 보냈는 데 정말 많이 배워서 왔답니다. 또한 제가 확실히 느낀 것은 미국에서는 애들이 커 갈 수록 또래 모임에서 중심에 있기 보다는 갈수록 주변부에 많이 머물릅니다. 단지내에 있는 또래애들이 집에 와서 놀기 보다는 애가 또래애들 집으로 찾아 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한국에 2달 있는 동안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기보다는 대부분 중심에 있다보면 여기에서 갖게되는 자신감도 상당한 것 같더군요.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있는 처지,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지 않을 까?
      제 소원 하나는 자식 놈 대학갈 때 아니면 어느 내 생일날 한글로 감사편지 받아 보는 것인 데 해 줄 수 있을란지….

    • 궁금이 204.***.77.12

      초등학교에 2달간 보내는거,,좋은 생각인것 같은데요..사립초등학교를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 mmung4u 216.***.112.21

      집에서는 무조건 한글로 말하게 하고, 재미난 한글 비디오를 많이 틀어주고, 책을 많이 함께 읽어주는 방법이 제일 좋지 않나 싶습니다. 온라인으로 찾아보면 한글 온라인 게임도 꽤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저절로 배우게도 하구요.

    • 꿀꿀 69.***.204.25

      저희는 영어가 오히려 불편하야,,집에선 한국말로만 대화하고,, 애들 어렸을때부터,, 한글교재며, 한국어린이 비디오, 한글책 등을 자주 접해서 한국말은 매우 쉽게 배워 가는거 같네요,,오히려,, 영어가 딸려서 걱정입니다,, 대충 대화하는건 잘하는거 같지만,, 학교에서 선생님이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라 하면 잘 대답 못하는 모양이더라고요,,
      참,,한글교육중에 주말에 교회나 성당에서 하는 한글학교 도 괜찮은거 같네요,,
      주말에 한 4시간 해주는데,,은근히 열심히 가르치세요,,ㅋㅋ

    • solo 75.***.160.197

      궁금이님. 공립초등학교에 보냈읍니다. 교장 재량으로 충분히 가능한 걸로 알고 있읍니다.

    • tracer 68.***.105.176

      주말이나 방학에 어디 보내서 잘하길 바라는 것 보다는 부모님과 항상 함께 노력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mmung4u님 말씀처럼 신경쓰셔서 계속 한글 책을 접하도록 ‘함께’ 읽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 텍슨 129.***.214.71

      여러 의견들 감사합니다. 엊그제부터 한글 동화책 읽어주면서 따라하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냥 말할 땐 몰랐는데 따라해보라 하니 혀가 엄청 꼬여있더군요.

      ‘뿌미’ 가 나오는 한국에서 나온 한글 TV 프로그램을 얼마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당시 후배의 3살된 딸이 우리말을 곧잘해 물어보니 그것만 보고 자기가 그것만 따라했다 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카피를 빌려서 보여줬는데 어느순간 슬피 울면서 안보려고 하더군요.

      이상해서 그 내용을 살펴보니 청개구리가 말 안듣고 반대로 하다가 엄마 청개구리가 죽고 나서 정신 차리는 그런 내용인데 그걸 보더니 하염없이 울더라구요. 사실 그 이후로 자연스런 한글 공부가 끝이 났었죠. 잘나가는데 웬 청개구리가 나와서…

      어제 다시 물어보니 그거 다시 보겠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여러가지 말씀들 감사합니다. 늦기전에 발음부터라도 교정시켜야 겠군요.

    • 울아들 24.***.227.228

      우리아들은 일곱살때 미국와서 지금 열다섯입니다.
      가끔 주위분들과 대화할때 우리말 억양이나 표현에 대해서 놀라곤 하는데요 (팔불출) 저나 와이프는 별로 해준게 없어요~
      단지 해준거라곤 한글타자연습하는 프로그램 매일 하도록 한거하고요.
      우리나라 랑 일본만화 엄청 좋아해서 지가 다운받아서 엄청 보더라고요
      한글은 일본만화 자막 통해서 우리말은 우리만화 통해서 익숙해지는게 아닌가 싶어요. 참작하시길…

    • 이미 64.***.144.85

      지나가다가,,, 그냥 윗분께… 7살이면 말은 이미 다 터득한 상태이죠…

    • deerlodge 137.***.31.100

      텍슨님 한가지 기억하실 건, 애들마다 어학능력이 다르다는 점.. 한 애에게 통하는 방법이 다른애에게 안ㅌㅗㅎ할 가능성 있거든요. 안되는 걸 억지로 하려다 보면 오히려 않좋을 수 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