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만 가다가 잠시 주춤하는 저를 보면서

  • #83608
    우연히 68.***.46.181 5006

    이렇게 좋은 방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저도 그냥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에 한자 적습니다.

    제나이 이제 46을 바라보는 주부입니다. 이번에 대학을 보내는 아이도 있구요. 2000년에 미국 와서 2001년에 남편 영주권 신청을 한 이후 뭘할까 생각하다가 2004년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무조건 CPA를 자격증 공부를 했지요. 우선 어카운팅과는 전혀 다른 과를 나왔기에 미국 시티칼리지에서 학점을 다 채우고 시험은 작년부터 보기 시작을 했어요.

    아슬아슬하게 붙어서 이제 한과목이 남았는데 갑자기 앞만 보고 왔더니 이제 시험이 다 붙은 후가 걱정이 되는 겁니다. 막상 다 붙어도 취직이 안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한국에서 13년 프로그래머 경력이 있어서 같이 살리고 싶은데 길을 모르겠네요. 거기다 영어도 걱정이 되고 갑자기 자신이 확 떨어집니다. 직장을 구할 수나 있을까? 과연 일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말입니다.

    나름대로 미국 와서 참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결실이 맺어질까 의심이 가네요.

    • done that 74.***.206.69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시고 나이도 비슷하셔서 반갑습니다.

      저는 미국 퍼블릭 어카운팅회사에서 비서를 하다가, 칼리지에 가서 필요한 학점만 듣고 시험에 패스한 후에, 어카운턴으로 이직을 한 케이스입니다. 그후부터 공인회계사에서 일하고 있읍니다.

      자격증을 받으신 것도 중요하지만, 막상 직장을 찾으실려면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어디에서 일하셨든 지, 어카운팅쪽으로 일을 시작하십시요. 경력이 있으시면 저처럼 빅포에 경력직으로 갈 수있고 (그래도 그런 회사에서 일하면 나중에 손님들한테도 인정을 받더라고요), 어디에도 갈 수있지만, 처음에 직장으로 들어가는 게 힘듭니다. 레쥬메를 많이 보내시고 (한국회사를 그만 두고, 비서직을 구하는 데도 한 50-100장은 뿌렸읍니다), 어디에서나 인터뷰가 오시면 무조건 가서 하시구요.

      적극적으로 부딪히시고, 연락이 오지 않는다고, 한국인이라서 없는가 생각하지 마세요. 직장을 구할때는 인종차별이니 하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답니다. 그런걸 절대로 생각하지 마세요. 나중에 인터뷰를 해서 사람을 뽑는 입장이 되어서 생각하면 절대로 그런 게 아닙니다.

      오신 걸 환영하고 여러가지 질문이 있으시면 물어 보세요. 반갑읍니다.

    • done that 74.***.206.69

      저 한국에서 국어 국문학과를 나오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영어는 뒷전이었읍니다. 처음에 여기 와서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요. 지금도 발음이 딱딱해서 연세드신 손님과는 오라고 해서 얼굴을 보면서 그림을 그려가면서 설명합니다. 그래도 local public accounting firm에서 파트너가 될 수있었읍니다.

      의지로 부딪히시면 됩니다.

    • 원글 68.***.46.181

      너무 정성들여서 써주신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조언 주신대로 빨리 일을 시작해야겠습니다. 다시한번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산들 74.***.171.216

      우연히 님과 done that 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예전엔 무조건 가서 부딫혀본다…주의였던 것이 점점 몸사리고 자신감 잃어가는 제 자신을 보면 정말 한심스러울때가 많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정말 부끄러워지고 더 힘내야겠다..싶네요.
      힘내시고 앞으로 커플스 방에서 자주자주 뵐수있음 좋겠어요~~^^

    • done that 74.***.206.69

      산들님. 저도 요새 무엇을 하나 할려면 몸사리게 되고, 그때는 했었는 데 지금은 왜 못해 하다가도, 또 게으름을 피우게 됩니다.
      사는 과정의 하나인것 같읍니다. <- 또 핑계. :-(

    • 꿀꿀 136.***.158.145

      우연히 님,,, 너무 걱정마세요,,잘될거에요,, 일단 자격증 따시고,,첨부터 화려하게 직장생활 시작 못하시더라도,,일단 가능한 곳부터 파고 드시고,,경력쌓으시면 이런 저런 인맥으로 좋은 자리 구하실수 있을거라 믿습니다,,46세에,,곧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시겠네요,, 힘내시고요,, 항상 밝게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 done that 66.***.161.110

      하나 더. 미국분이셨는 데, 50이 넘어서 어카운팅을 졸업하고 CPA를 따시고 시청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읍니다. 여기서 나이는 문제가 아닙니다. 꿀꿀님말에 동감하면서.

    • 원글 68.***.46.181

      다들 힘을 주시는 조언에 날개를 달아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