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술마실 때 안주가 없습니다. 그래서 안주라는 단어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영화같은데서 보면 아시겠지만 위스키 스트레이트 깡술로 먹습니다. 물론 맥주는 물마시듯이 마시니까 안주가 없고요. 보통 와인은 음식을 먹을 때 같이 마시기 때문에 항상 옆에 음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 잡을 때 마시는 샴페인이나 와인은 안주없이 그냥 마십니다.
영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한국말도 있고 반대로 한국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어도 있는데, ‘안주’라는 단어가 아마도 여기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말에서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가족관계 용어(촌)를 영어로 표현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영어에서는 친가도 외가도 없고 또 모두가 uncle이고 aunt입니다.
술집에서 시키는 음식은 bar food 아니면 finger food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말하는 안주랑은 좀 개념이 다릅니다. 레스토랑에 바가 딸려 있는 경우는 식사용 bar menu가 따로 있는 곳도 있구요. 영어 표현이 없다기 보다는 영미권 문화에 한국의 안주에 대응하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