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장난감

  • #84369
    고민 96.***.2.147 4396
    아이가 이제 막 세살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참 총명해서 벌써 한글로 된 책은 다 읽고, 영어는 좀 늦게 가르쳐서 이제 알파벳 읽는 수준입니다..컴퓨터도 혼자 켜서 로그인하고 즐겨찾기에 저장된 야후 꾸러기에가서 동요듣고, 동화보고 하는 수준입니다. (하루에 30분 제한)
    그런데 얼마전에 친적 집들이가 있었었죠. 애들포함해서 거의 30명이 모였는데, 애들이 다들 아이패드를 갖고 놀더군요. 그 애들은 초등학교 다니는 애들입니다. 친척애들중 하나는 우리아이랑 2개월 차이인데 1살반때부터 아이팟갖고 놀기시작해서 이젠 아이패드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부모가 자랑하더군여. 근데, 다른친척들도 다들 우리한테 왜 아이패드 안사주냐고 그러더라구요. 모임동안 우리아이가 다른애들 아이패드를 잠깐 갖고 놀았는데 금방 배워서 잘 갖고 놀더군여.. 집에 오면서 아내한테 우리도 아이패드 하나 사줄까 했더니 아내는 좀 더 생각해 보자고 합니다. 
    아이들 갖고노는 장난감의 변천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옛날에야 지금같은 장난감이 없었으니까 밖에 나가서 연날리고, 팽이치고, 또는 윳놀이하면서 놀았겠지요. 시대가 변하면서 애들 장난감에 대한 정의도 변하는것 같습니다.
    뭐 티비가 애들한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건 벌써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세사미스트릿도 예외는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도 “도라 더 익스플로러”를 즐겨보긴 합니다만, 
    아이패드를 장난감으로 쓰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래도 아이패드에 있는 인터액티브한 프로그램을 갖고놀던 아이의 모습이 자꾸 눈에 선하네요.
    여러분은 어린아이에게 이런 하이테크장난감 사 주는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아빠 65.***.238.130

      저는 저희 부서에서 유일한 2G 핸드폰 사용자 입니다. 회사일을 하다보면 거이 모든 시간을 랩탑과 살게 되니 아이폰 같은 3G가 필요 없더군요.

      최근에 원글님과 같은 고민을 하면서 아내와 대화를 했었답니다. 짧게 말씀 드리면 ‘부모들도 시대를 따라가야 한다.’ 입니다.

      회사 초년병때(철없었죠….) 임원급 상사분들이 이메일 하나 작성하는데 쩔쩔 매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해 했던 적이 있었답니다. 그중 한 임원분은 최근 트랜드를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답니다. 그래서 그분은 언제나 부하 직원들과 대화 소통이 잘 되시는 분이었지요.

      부모도 최소한 아이들과의 대화 단절을 피하기 위해 시대를 따라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아이패드를 사주지 않아도 나중에 아이패드 보더 더 좋은 하이테크를 접할 것입니다. 우리들의 부모님들이 컴퓨터를 사주지 않았어도 지금 저희는 컴퓨터를 생활화 하듯이요…

      말이 길어 졌는데 아이를 위해 아이패드를 사는게 아니라 부모가 나중에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하이테크를 사야 합니다 (아이보다 원글님이 쓰셔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도 조만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장만 하기로 하였답니다.

      • ㅈㅂ 75.***.94.148

        아이들이 첨단 기기들을 갖고 놀고 쉽게 이해하고 하는걸 보면 부모로써 뿌듯한게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제가 세상조류를 따라가지 못해서인지, 아이들이 컴퓨터하고 컴퓨터오락하고 하는거 좋은현상같지 않습니다. 사실 같이 나가서 놀이터에서 놀아주거나 놀아줄 친구가 없다거나 해서, 실내에서 아이와 놀아줄수 있는걸 찾다보니 (그리고 두뇌개발에도 도움될수 있을것같은 걸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컴퓨터기기를 이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을수 있습니다만, 여전히 아이들은 밖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뛰어놀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부모들이 충족시켜주지 못할뿐이지요. 컴퓨터 에플리케이션 하나 가르쳐주기보다는 나가서 친구들과 사귀며 노는법, 뛰어 노는 법을 하나 가르쳐주는게 낳겠다는 생각이 저에게는 드는군요. 제 아들도 이제는 그냥 영화를 본다든지 만화를 본다든지 하는데서 더이상 만족하지 못하고 컴퓨터로 자신이 뭔가를 해야 더 재미를 느끼더군요. 그래서 같이 할수 있는 게임을 인터넷에서 찾곤 하는데, 역시 이런것들은 예전에 실내에서 하던 장기게임같은거랑 같은 거로 생각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요한것이 그런 게임을 혼자서 컴퓨터랑 하게 하는것은 좋지 않고, 항상 누군가 어른이 옆에서 “같이” 즐기면서 같이 가이드해주면서 하는게 아이들 정서상으로도 좋을거 같구요. 아이들이 그 옆에있는 “어른”과 정서상으로 “연대감”을 느끼는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연대감의 기억 또는 추억은 오래갑니다. 컴퓨터랑 연대감을 느끼는게 아니라.

    • psalm 157.***.98.203

      저도 “ㅈㅂ’님의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그리고 “아빠”님의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하이테크를 사야한다”는 의견에도 동의하고요.
      사실 아이패드를 사주는 것이 아이랑 놀아주는 것 보다 훨씬 쉽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었을 때는 아이들에게 TV를 틀어주면 부모가 자유롭게 다른 것을 할 수 있었던 것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저와 제아내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집에서 TV를 치워버렸습니다. 같은 이유로 7학년인 아들에게 아직 Cell phone조차도 사주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하나는 저는 자녀들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모든 기기는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거실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등은 이 기준에도 벗어나서 Cell phone은 몰라도 스마트 폰은 당분간은 사줄 계획이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ㅈㅂ 75.***.94.148

        애들 인터넷 싸이트도 장난이 아니더군요. 폭력적인 게임들, 선정적인 게임들…그림들도 섬뜩한것들도 많고, 무슨 키스 게임 이런것도 많고…아직 그런거엔 제 아들이 관심가질 나이는 아니지만, 무심코 그런 그림들이 그냥 눈에 들어온다는게 문제죠. 영화를 보더라도 이 애가 무슨 터미네이터같은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영화는 네가 봐서는 안되는 영화다”라고 하니 화를 내더군요. 그러나 그 다음부터는 항상은 아니지만, 영화나 게임할때 “이거 나를 위한 거냐?”하고 물어봅니다.
        게임들도 너무 많다보니, 금방금방 싫증을 내며 금방금방 새로운 것을 하기를 원하는것을 옆에서 봅니다. 그러다고 결국 아빠에게 짜증을 내든지 스스로 화를 내든지….인간의 심성이기도 하지만, 풍요로움과 자유방임속에서의 쉽게 갖게 되는 불만족이기도 한것 같구요. 이런걸 보면서, 절제와 인내를 어떻게 이 작은 애한테 가르칠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저도 스마트폰 아직도 안가지고 있는데요. 애들이 다 가지고 우리애만 따돌림되는 그런 상황이 사실 부모들에게 세상조류를 마지못해서라도 따라가게 하는 요인이 되는거 같습니다. 그것을 잘못된것을 확실히 안다면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할텐데 개인개인이 그 대책을 세우는거는 거의 불가능하지요 학교시스템이나 친구 관계시스템이 다 세상조류에 따라 가게 되있으니…그래서 홈스쿨링 하는 부모도 생기고 하는것 같습니다.

    • 제 생각엔 64.***.179.178

      아이가 겨우 세 살입니다. 세 살.. 세 살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게 그런 걸까요? 어린 아이에게는 그런 것 보다는 책 읽는 습관을 가르치는 게 훨씬 득이 되지 않을까요. 다행히 님의 아이가 겨우 세 살임이도 불구하고 한글 책을 벌써 다 읽는다고 하니 아이 패드 (500불 정도 하나요?) 보다는 그 가치의 책을 사주시는 게 좋을 거 같네요. 어차피 그런 것은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게 되면.

    • nerd 68.***.86.222

      7살 때 처음으로 8비트 컴퓨터를 만난 이후로 20년 넘게 컴퓨터를 써 왔습니다.

      Developmental psychology 관점에서 봤을 때 생후부터 만 2세까지는 부모와의 교감을 통해 정서계발에 집중해야할 critical period 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기기 다루는 방법을 배울 때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감정적인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죠. Attachment anxiety가 있는 아이들 중에 엄마가 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iPad 나 iPod 처럼 밝은 display를 가진 휴대기기들은 민감한 아이들의 눈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페이퍼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4세대 iPod나 iPad 에 들어가는 IPS 패널이 얼마나 밝은 지 보신 분들은 공감할 겁니다. 그걸 1-2시간씩 넘게 붙잡고 있으면 모르긴 해도 시신경에 부담이 많이 갈 거고, 성장기에 생긴 tissue damage는 영구적이라는 사실 아실까요.

      또, iPad 에 장착된 WiFi나 BlueTooth에서 발산되는 EMF radiation도 영아들에겐 장기적으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성인들에 비해 티슈도 약하고 방사선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휴대폰처럼 머리에 바짝 붙여 쓰는 모바일 기기들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저도 좀 있으면 애 아빠 되는데, Kindle 같은 건 사 줄 의향이 있지만 정신건강이나 신체적건강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모바일 기기들은 웬만하면 안 사 줄 것 같네요.

    • 지능개발 64.***.211.64

      그런거 때문에 애들이 뒤쳐질까 하는 걱정은 붙들어 매십시오. 애들은 때가 되면 그런건 아주 쉽게, 짤리 다 습득합니다. 적은 노력으로 쉽게 결과를 얻어내는 버릇을 지금 들이면 참을성도 떨어지고 겉보기에 당장 흥미롭지 않은 것에 꾸준하게 붙어서 발견하며 재미를 보는 습성을 키울 수도 없습니다.

      제 첫째가 소위 gifted라고들 하는데, 부모가 특별히 시킨거나 가르친 것 없습니다. 그리고 TV나 컴퓨터, 게임 등은 지금(초등 고학년)까지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냥 안돼! 그러는게 아니라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줍니다. 여전히 가지고 싶어하지만 “what’s right”은 이해를 합니다.

      읽기/쓰기도 오히려 집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배운 애들에 비해 늦었었죠. 킨더가든 들어가서 깨쳤으니. 그런데 그 후로 책읽느라 잠도 안자고 밥도 안먹는 수준이 되어 오히려 책 못읽게 혼낼 지경이 되었습니다. 비디오 게임하고 컴퓨터에서 번쩍이는 것으로 환경을 꾸며 주었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을 100% 확신합니다.

      그 후에 학교에서 컴퓨터 배워서 지금은 컴퓨터 사용은 자유자재입니다. 숙제도 자기가 타이핑해서 가고. 여전히 책은 무지막지하게 읽습니다. 학교에서도 수업 시간에 몰래 책 읽다 걸려서 혼나고. 많이 읽다보니 글 쓰기도 좋아합니다. 그 덕분인지, 주단위 표준학습능력 평가를 보면 다른 것들도 성적이 좋지만, 무엇보다 미국애들도 드물다고 하는 writing에서의 만점을 받아오더군요.

      애가 원래 똑똑하겠지만, 주변을 high-tech toy로 채웠다면 이렇게 절대로 안됐을겁니다. 그런 것은 훠월씬 나중에 가서 경험해도 충분히 빨리 배울 것 다 배웁니다. 지금은 지식과 기술을 부어 넣는 것 보다는 (물론 부어 넣으면 애들이 다 pick up합니다만) 배우고 알아가는 재미를 가르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선행학습, 주입식 교육 보다는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explore하고 discover하고 learn하는 경험을 하도록 하여, 미래의 훌륭한 학습자로 준비시키는게 좋을듯합니다.

    • 지능개발 64.***.211.64

      위에 8살 때 컴퓨터 경험하신 분 이야기가 있는데, high-tech 자체가 나쁜건 아닙니다. 부모가 그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게 문제죠. 이를테면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은 무한대인데, 그걸로 게임이나 말초 신경 자극적인 것을 할 수도 있고, 그러면서 컴퓨터의 이런 저런 것에 익숙하고 지식이 늘 수도 있죠. 관련 지식이 부족한 부모가 보면 대단해 보일 수 있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것 같은 첨단 장치를 능숙하게 다루고 이해하니까요.

      똑같이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데, 스스로 찾아서 배우며 프로그래밍하고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것과 완전히 다른 수준의 것입니다. 문제는 부모가 이런 차이를 이해하고 지도해줄 수 있느냐입니다. 그냥 high tech toy를 사서 던져주고, 애들이 기가막히게 배워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며 뿌듯해 하는 수준이라면 자격 미달입니다.

      저도 초등 3학년 때부터 전자회로 만들기 시작하고 (그 때는 컴퓨터 대중화 안됐죠) 중학교 때 무선 통신 장비 만들고 그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부에 방해도 많이 됐지만, 그 때 이미 대학 기본 교재들을 보며 ‘다 아는거네’ 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파들어가고 배웠던 경험이 나중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전자 장난감 가지고 노는거였다면 그런 경험은 없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