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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먼 스토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배우중에는 짐 케리를 가수중에는 샤니아 트웨인을 좋아한다. 생각해 보니 둘다 이민자들이다.
짐 케리 (Jim Carrey) 하면 코메디에서 보여준 과장된 표정과 몸짓이 대표적인 이미지이지만 나는 트루만쇼에서 보았던 진정어린 얼굴이 그려진다. 짐 케리는 어려서 아버지가 실직하고 학교 수위등 여러 직장을 전전하며 집을 잃고 온 가족이 차안에서 생활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와중에도 식구들이 많이 웃고 긍정적이었고 말하는 따뜻한 눈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짐 케리의 영원한 팬이 되었다. 영화는 잊어버려도 그 대화는 자주 기억하고 있다.
컨트리 가수 샤니아 트웨인 (Shania Twain) 도 만만치 않은 과거를 갖고 있다. 가난하지만 사랑이 많은 가정에서 컸는데 너무 가난해서 식빵에 흑설탕으로 끼니를 때울때가 많았다고 한다. 성인이 되어 뭔가 꿈을 위해 일해보고자 할 때 어머니와 키워주신 양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셔서 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고향으로 돌아와 가장 역할을 했다. 그래서 그녀의 콘서트 수익금의 일부는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한 자선단체에 간다.
이민자들은 본국을 떠나면서 부터 아웃사이더가 된다. 백인 이민자가 아닌 이상 이민자들의 2세와 3세도 “Where are you from?” 이라는 질문을 듣기 마련이고 영어밖에 못해도 “Your English is so good.” 이라는 놀라움 담긴 기분 나쁜 칭찬을 듣는 경험을 한다.
하지만 아웃사이더가 늘 나쁜 것은 아니다.
나는 특별히 예민했던 청소년기를 타인종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소도시에서 보냈다. 학교 전체에 외국인이라고는 나와 남동생, 중국인 학생 한명이 다 였다. 돌이켜 보면 나는 친해 지고 싶은데 따돌리는 아이들도 분명히 있었고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등뒤에서 쑥덕대며 웃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외국인이 우리 학년 전체에 나 혼자이다 보니 선생님들이 특별한 관심을 주셨고 내가 잘하기를 응원해 주셨었다.
또한가지 장점은 애초 보자 마자 무시를 당하면 그만큼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조금만 잘해도 무시했던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으니 오히려 의기 양양해질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았던 것 같다.
얼마전 누구나 존경하고 우러러 보는 위치에 계신 인생의 대 선배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내가 아웃사이더다 보니 밖에서만 볼수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드렸더니 아주 뜻밖에도 나의 아웃사이더로서의 느낌을 너무나 잘 안다는 말씀을 하셨다.
감사하게도 본인의 어린 시절 젊은 시절에 겪은 고충을 나누시면서 심지어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도 대부분 아웃사이더가 아니었느냐는 예를 드시며 우리 사회는 인사이더 아웃사이더들이 다 필요한 곳이라는 조언과 더 많은 일을 하라는 격려를 주셨다.
나도 자녀를 걱정하는 이민자 부모님들께 아웃사이더의 외양과 경험은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 부모님은 나와 동생이 중간 중간 고비가 있었을때 본국 같았으면 도와 줄수 있는 일들을 못해주셨던 것이 가장 가슴 아팠다는 말씀을 우리가 다 커서 중년이 되고 나서야 하셨다. 그래서 주변에 한인 사회에 다른 어린 자녀들에게 부모가 못해주는 일을 너희가 해주라는 말씀도 하신다.
나는 부모님의 입장에서 가슴 아픈 고비들이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인생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제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처럼 어느 한 그룹에 끼워 마추기 어려운 배경의 아웃사이더가 대통령이 되는 사회이다. 이민자로서의 특수 배경을 아쉬워 하지 말고 한껏 누리는 우리 교민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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