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일기장2

  • #83991
    dinkin flicka 99.***.163.64 3947

    10년정도 전에 결혼전에 한국에서 가족들이 같이 살때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겸 낙서장을 본적이 있습니다.
    내가 나오던 날으 메모였는데 “첫아들을 얻은 오늘은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이다” 뭐 대충 이런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에 난 미국에 왔고, 5년동안 아버지를 두번 밖에 못뵜는데, 2년전에 심장마비로 돌아 가셨습니다. 물론 너무 늦게 도착해서 임종,화장도 못보고요.

    한국에서 2주 머물면서 애기 들려주려 동요씨디를 몇개 사가지고 돌아 왔는데, 와이프하고 돌 갓지난 아이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흘러 나오던 “꽃밭”이라는 노래를 듣는 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나오더군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놓은 새ㄲ ㅣ 줄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지금은 이노래를 우리딸에 한테 매일 저녁 침대에서 불러주면서 아버지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아빠가 되야지 하고요.

    • 우리아빠 65.***.70.2

      제가 술 많이 먹는 아빠가 너무 싫었던 어느 어린시절에 문득 들춰본 아빠 일기장에..”술은 인생의 모든것을 병들게한다”라고 맨 앞장에 크게 적혀져있더군요.. cute하죠?…그리고나선 이런 글귀를 보며 마음이 찡했어요..”어린이날인데 애들한테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 아빠한테 애증이 많은데..늘 느끼는건 그래도 우리아빠 사랑해요… 우리아빠 못본지 벌써 3년이 다 되가네요…한국에 자주 가고싶어요…그리움이 너무 힘든 하루하루네요…

    • ossi 67.***.159.198

      일기장 쓰는 아빠 씨리즈인가요…^^;;
      저의 아버지는 고등학교를 도시(?)로 유학가셨었는데, 그때 쓴 일기장에 대충 “오늘은 메밀 수제비를 맛있게 끓여먹었다” 요지의 글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가난속에서 혼자서 끼니 때우면서 열심히 공부하시던 아빠가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당시 저의 어린 마음에도 측은하게도 느껴졌었는데…

    • 꿀꿀 75.***.115.173

      애고,, 고등학교에 도시로 유학,, 정말 부러운 아버지를 두셨네요,,
      전 아버지가 참 똑똑하고 머리가 좋다고 어렸을때 부터 느꼈답니다,,
      그래서 대학나오신 아버지 보면 부러웠어요,, 대학나와서 좋은 직장 가져서 부러운게 아니라,,
      13살때 아버지 여의시고,, 중학교도 제대로 못나올정도로 가난과 소년가장처럼 힘들게 동생들 돌보시며 살아오신 아버지 때문에,,
      그 똑똑한 머리와 근면함으로,, 만약 공부를 하셨다면,, 대통령인들 못됬으랴 하는 생각,,
      자식들 만큼은 내손으로 다 키워 내시리라 악다무셨을 그 입술,, 자식들 다 대학 보내놓고, 끝내 당신은 암으로 세상을 등지신 지질이도 복받지 못한 운명,,
      결국 그런 아버지 덕분에 가난했지만,, 가난한지 모르고 철없이 자란 자식들,, 이제 효도 받으며 노년을 편하게 보내셔야 할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신지 올해로 딱 10년이 됩니다.
      가신날 잊지 말라고 제 생일 딱 3일전에 돌아가시고,,암튼 또 쓸데없이 그생각이 나서 막 목이 막힐라구 그러네요,,

    • LV 76.***.249.164

      4년만에 부모님이 오셨네요. 곧 귀국하시는데…함께 있을때라도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합니다.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