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사랑말씀

  • #84100
    eroica 69.***.144.179 3868

    아버님의 사랑말씀 6

    강형철

    너 이놈으 자식 앉아봐

    아버지는 방바닥을 손바닥으로 내려치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여그도 못살고 저그도 못살고
    오막살이 이 찌그러진 집 한칸 지니고 사는디
    넘으 집 칙간 청소하고 돈 오십만원 받아각고 사는디
    뭐 집을 잽혀야 쓰겄다고
    아나 여기 있다 문서허고 도장 있응게 니 맘대로 혀봐라
    이 순 ㅆㅏ가지 없는 새꺄
    아 내가 언제 너더러 용돈 한푼 달라고 혔냐 돈을 꿔달라고 혔냐
    그저 ㅁㅐㅊ날 안 남은거 거 숨이나 깔딱깔딱 쉬고 사는디
    왜 날 못살게 구느냔 말여 왜! 왜! 왜!

    아버지 지가 오죽허면 그러겄습니까
    이번만 어떻게 ……

    뭐 오죽하면 그러겄냐고
    아 그렁게 여기 있단 말여
    니 맘대로 삶아먹든지 고아먹든지 허란 말여
    에라 이 순……

    그날 은행에 가서 손도장을 눌러
    본인확인란을 채우고 돌아오는 길에 말씀하셨습니다.
    아침에 막걸리 한잔 먹고 헌 말은 잊어버려라
    너도 알다시피 나도 애상바쳐 죽겄다
    니가 어떻게 돈을 좀 애껴 쓰고 무서운 줄 알라고 헌 소링게……

    ==

    You Saved My Life – Joe Satri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