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해주고 싶은것들

  • #84299
    아내를사랑하는이 66.***.232.245 5997

    돈을 좀 벌면

    한달에 한번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괜찮은 디너와 함께 붉은색 와인을 따라주고 싶다.

    날씨가 화창한 어떤날엔 일찍 조퇴하고 나와서 아내가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사서 비닐 봉지에 대롱대롱 매달고 집에 가고 싶다.

    추적추적 비가 와서 아내가 우울해질것 같은 날엔 macy’s 에가서 아내가 갖고 싶어했던 예쁜 시계를 선물 하고 싶다. 장미꽃 한송이가 있다면 더 좋겠구나.

    갖난아이를 보느라 하루종일 피곤 했던 아내에게 “오늘은 밖에서 저녁먹자 자기 좋아하는 피자 부페집에서.” 라고 말하고 싶다.

    일과가 한가했던 평일엔 저녁에 나가서 아이 물건을 사주고 싶다던 아내를 데리고 Baby’s R us 에 가고 싶다.

    주말에 교회에 갔다가 자기 옷도 잘 못사입는 아내를 데리고 가까운 outlet에 가서 예쁜 옷을 사주고 싶다.

    작은 물건 하나 사면서도 많은 고민을 하는 아내에게 사고 싶은것있으면 언제든지 사라고 지갑에 $10불짜리 10장을 넣어주고 싶다.

    좋은 영화가 나오면 아이를 지인에게 맞기고 회사 근처 영화관으로 나오라고 해서 팝콘과 소다를 먹으며 같이 웃으면서 영화를 보고 싶다.

    연극이나 쇼를 많이 보지 못했던 아내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화장을 시키고, 예쁜 백을 들리고 같이 멋진 쇼를 보러가고 싶다.

    청소를 끝낸 토요일엔 느긋이 브런치를 먹고 인터넷을 보며 사고 싶다던 주방기구를 보러 다니고 싶다.

    연휴가 있는 날엔 해변이 보이는 비치에 방을 잡아 서둘러 준비한 음식들을 싸서 차에 싣고 달려가 웃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밤을 보내고 싶다.

    좋은 런닝화를 하나 사서 아이의 유모차를 끌며 산보를 하게 하고 싶다.

    햇빛 쨍쨍한 주말에 참 예쁜 선그라스를 하나 선물 하고 싶다.

    돈이 좀 있다면…

    • 제 생각에는 206.***.8.173

      제 생각에는 올리신 이글을 이쁘게 편지로 옮겨서 아내께 드리는게 가장 큰 선물이듯 합니다.
      글에서 담뿍 느껴지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배려가 보통 사람이 가지지 못한 님의 가장 큰 재산일거라 확신합니다.

    • Block 12.***.134.3

      단서가 ‘돈좀 벌면’ 인가요? ^^;

      그리 돈이 많이 들것 같지는않은데….
      돈보다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와이프가 맞장구를 잘쳐줘야 하고…

      • ㄷㅈ 75.***.91.127

        글에서 느껴지는 것이….

        참 아내가 불평별로 않하는 좋은 사람일거라는…

        원글님은 아직 멀었어요. 돈없어도 할수 있는일들이 대부분이구만…

        그래도 아직 갈길이 먼 부부신거 같으니, 험한 계곡과 무서운 풍파가 올때 서로 위하는 마음 변치않으시려면 평소에 많이 좋은 경험들 쌓아두시길…어떤 여자는 (물질적으로) 스포일시키면 콧대만 높아지는 여자(이런 여자는 정신적 사랑으로는 아무리 스포일시켜주어도 그게 자신이 원하는게 아니니 원치도 않고,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경우가 대부분이고)가 있으니, 그런 여자들은 어떤수를 써도 대책없고…

    • NIW 184.***.16.32

      저희는 저중에 몇개는 해요, 돈은 별로 없지만….ㅎㅎ
      사실 아직 약혼한 상태고 아이가 없어서 아이관련된 건 저희의 경우에 당연히 안들어가지만,
      한달에 한번 근사한 저녁이랑, 연화관에서 팝콘이랑 소다먹는거랑, 아웃렛가는거랑, 브런치먹고 주방용품 둘러보는 거랑…아이랑 관련되지 않는 대부분의 항목은 하고 있네요…..
      일단 돈이 그닥 많이 들지 않는 몇개만 해보세요….
      사실 저도 제 약혼남이 이렇게 로맨틱한 데가 있는지 몰랐는데, 연애 9년만에 다시 연애를 하는 것같애요. 이 사람이 이런 걸 생각해내고 나를 위해 해준다는 사실에 그 어떤것보다도 행복하거든요.
      원글의 아내님은 참 행복할 것같네요….

    • 답글들이 76.***.4.209

      나중에 ABC되면… 이러면 평생 못합니다. 지나고 보면 내가 왜그랬나 합니다.

      이게 절약하지말고 버는대로 흥청망청 쓰라는 그런 얘기가 아니라요, 돈을 많이 쓰지 않더라도 삶의 내용을 좀 더 풍성하게 하도록 노력하는게 좋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나중에, 이것만 마치면, 저게 되면, 그러다보면 정말로 후회합니다.

      나중에 보면 정말로 시간과 돈에 여유가 없어서 못한게 아니라 나스스로 마음에 여유를 주지 않아서 못한 것이 대부분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물론 기가막히게 바쁘고 지치는 시기가 있음은 이해합니다. 그래도 그 사이 사이에 10분이라도 차 한잔 같이 마시는 것만 해도 좋지 않겠습니까? 부부가 동시에 스트레스 받으며 힘들게 꾸역 꾸역 살 때, 한 사람이 나서서 차 한잔 끓여 와서 잠시라도 얘기하면 그게 삶의 활력이 되고 추억이 되는거죠.

    • 151.***.200.56

      가만히 보니 대충 별로 어려울것도 없는 왠만한 사람이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돈을 좀 벌면 이라는 단서를 붙인걸 보면 아직 신혼이거나 현재 상황이 좀 빠듯하게 사시는듯 느껴집니다만 소소한 곳에서 그래도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흔적은 보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살아오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일은 위에 원글이 “돈을 벌면” 이라는 단서를 붙인 일들을 한국에서보다는 많이 실천했던게 아닌가 싶군요.

      실제로 주변에 좀 산다는 미국인이나 한국인들은 오히려 더 시간이 없고 빠듯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 원글자 66.***.232.245

      댓글다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아니라고해도, 경제적인 문제가 마음의 조급함을 부추긴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현제 경제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와이프에게 해줄수 있는것을 하고 있다는.. 그리고 그 상태에서 안주하고 있다는 심리가 가득했음을 인정합니다.

      좀더 찾아보면 돈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오래 사신 분들의 말씀에 따르면 쪼들림은 계속된다고 하시는데, 이렇게 가만히 있다보면 ABC (정확하게 무슨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이가들어 무엇을 할수 있는 나이가 지나면”으로 해석합니다.)가 되었을때는 지금의 이시기를 후회하고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많이 움직여야 겠습니다.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 24.***.40.106

      밥하느라 고생하는게 힘들어보여 자주 외식을 했더니 이젠 그냥 당연히 하는걸로 알고 있음 ㅡㅡ;;
      아무리 좋은것도 자주해주면 효과 전혀 없음.

    • 디씨 207.***.167.226

      제가 원래 수중에 100불이 있어야 1불을 편히 쓰는 사람이라…
      딱 생각이 저랬는데요…
      여유가 생겼다 싶어서 “별말” 없이 저 중 일부를 “허용”만 했더니…
      저희 사정을 앞지르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는거 같더군요…
      그래서 다시 일깨워 주고는 있습니다만…
      역시 여자는 “제 생각에” 님 말씀처럼…
      기회가 될때마다 저런 말들을 직접 해주는게…
      더 큰 선물인거 같습니다…

    • jeje 24.***.147.135

      돈 좀 버시면 아울렛 말고… 블루밍데일은 가셔서 사주세요… ^^

    • 지레걱정 64.***.211.64

      위에 좀 잘 해줬더니 낭비해서 걱정인 분들. 그런 부분이 아무래도 있죠. 상대방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도 그런게 있죠. 내가 이 정도 버는데, 구좌에 이 정도 있는데, xx불 짜리 하나 사도 되지 않겠어? 물론 한 번은 괜찮겠지만, 사람이 한 번 시작하면 계속 하는게 문제죠. 나 자신도 그런면이 있으니, 부인이 그런다고 크게 놀랄 것은 아닌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기적으로 재정 리뷰를 합니다. 수입과 지출의 솔직한 통계 (이건 그 때 예외적인 것이었으니 빼고.. 이러면 안되고요) 및 트렌드를 정리하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아내에게도 보여주고 설명합니다. 당신이 낭비한다 이런 얘기 절대로 안합니다. 모든건 팀웍이니까요. 애들 교육, 저축 목표등에 동의하는 상태에서 계산이 안나온다는 것을 보게 되면 소비 형태를 바꾸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죠.

      물론 요즘 유행하는 소위 X슬아치라면 그냥 돈 더 벌어오라고 구박하겠지만, 정상인들은 같이 고민하고 노력할 수 있을겁니다.

    • 99.***.179.206

      찡~ 하네요. 아내를 위하는 마음이 참 이쁘셔요.

    • nysky 173.***.93.246

      지금이라도 충분히 할수 있는거 같은데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귀찮은걸 극복하는게 문제인거 같은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