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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님의 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공대출신이라서 성경의 비합리적인 부분이 믿음을 갖지 못하게 되는 요소중 하나라고 하셨는데, 사실 공대출신이시라면, 현재까지 배운 모든 것들이 진리라고 확신하시는 것 자체도 모순입니다.
예를 들면, 1이라는 것과 2이라는 점이 있다면 1에서 2로 가는 연속선을 거치면 2로 가는 것이 맞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1과 2사이에 무한대의 숫자가 존재한다는 것도 이해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1에서 2로 가는 것은 그 무한대의 숫자들을 거쳐서 가야한다는 것인데
이게 가능하지 않지요? 현실적으로요.
왜냐면 1과 2사이에는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 무한대의 숫자를 거쳐가겠습니까? 불가능한 일이지요.하지만 수학자들은 1도 있고 2도 있다는 명제에 동의를 한 뒤에 수학을 발전 시켰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0이라는 숫자도 발명했지요.
무슨 말이냐면, 1이 있고 2도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수학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동양과 서양 철학의 차이점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다른 예도 들어보지요. 우주는 현재도 무한대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얘기가 그렇지요. 그렇다면 무한대로 팽창당하고 있는 그 지역,
즉, 현재의 우주라고 하는 지점이 아니었던 지점은 무얼까요?그 미지의 지점은 현재도 있는 곳일텐데, 앞으로 우주에 편입될 지점이기도 하구요. 결국엔, 1과 2사이의 무한대라는 그 예와 같이 우주도 지금 1의 지점에 있는데 2의 지점으로 무한대로 팽창하는 것과 같은 그런 현상이 아닐까요?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글을 길게 쓰다 보니, 헷갈리기도 하네요.
제가 원글님의 말씀을 반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의 문제도 믿음의 문제가 아닌가.
결국엔 과학이나 수학이나 철학이든 공부하면 공부할 수록 이 세계에는
미지의 것들이 훨씬 미약한 우리의 존재를 압도한다는 사실입니다.결국엔 1에서 성큼가면 무한대를 뛰어넘어 2로 갈 수 있다는
이 믿음이 없으면 어떤 것이든 허물어지기 쉬운 모래성이 아닐까 하는 것이구요.종교라는 문제도, 보는관점에 따라 허술하기 짝이없는 성경이라는 것도
믿음이 빠진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모래성 쌓기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것이지요.결국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믿음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일까요?
글쎄요. 저도 잘 모릅니다. 저도 발견한 것은 아니구요. 누군가가 수학공부하듯이
여기 1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그걸 받아들이라고, 그리고 2, 3 이라는 것에 정의를
내리고 내게 주입시켜주고 그걸 믿으면서 공부를 시작한다면야 쉽겠죠.
하지만, 이게, 수학공부와은 다른 것이어서, 저도 여러 생각을 맏이 했었습니다.저를 티스푼이라고 해봅시다. 저의 용도는 커피를 뜨는 용도이지요. 내가 아는 세계는 내가 접한 세계밖에 없습니다. 공기, 티스푼이 있는 용기, 등.
내가 세계를 새롭게 접하는 시기는 누군가가 나의 용도가 필요해서
나에게 다가올 때지요. 어떤 사람이 와서 나를 만지고 커피를 한숟갈 풀때
나는 나의 용도대로 쓰임일 당하는 것이고 세계를 만나는 것이지요.아마, 종교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과 나라는 것의 관계도 그것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티스푼보다는 사람의 세계가 더 큰 것이기에,
신과 사람의 관계도 신의 관계가 더 큰 것이기에,,
세계가 더 작은 인간으로서 신이 와서 나의 용도로 나를 써줄 때,
그 때야 비로서 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좀 수동적인 세계관일까요. 하지만, 그 방법말고는 다른 뽀족한 방법을 찾기 힘들어보입니다. 다른 좀더 쉬운 방법이 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