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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존재에 대해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고자하여 글을 남겨 봅니다. 어디까지나 짧은 저의 생각이니 본인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어떤 가정을 필요로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진리로서 나타내어지는 것을 first principles라고 정의하였다. 즉 first principles는 증명을 할 필요가 없이 사실이다. 원(circle)이 왜 원인가라는 사실은 증명할 필요가 없다. 단지 정의만 있을 뿐이고 그 정의 그 자체로 완벽하다. 우리는 신의 존재를 가끔 증명하기를 원한다. 또는 그 반대로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는 first principles에 속하는 부분이다. 즉 신이 진정 존재한다면 그 자체로 완벽하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그 존재나 비존재성을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존재하는 그 순간 증명 불가가 되는 것이다.
2. 독일의 물리학자 하이젠베르그는 1927년에 ‘불확실성의 원리’ (uncertainty principle) 를 발표하였다. 이 학설은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위대한 원리로 받아들여진다. 이 원리는 어떤 현상을 과학적 실험으로 100%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즉, 우리가 어떤 시스템을 정확하게 측정을 하려고 할수록, 우리는 그 시스템에 아주 미세한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측정하는 시스템은 더 이상 측정 이전의 고유의 상태가 아닌 것이다. 다만 통계학적으로 시스템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아인슈타인은 한동안 이 이론에 대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비유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문득 이 불확실성의 원리가 단지 물리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가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노력하거나 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순간 이미 우리는 우리의 사고의 테두리에서 신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 신은 실제 고유의 신이 아니다. 내가 바라보는 신은 더 이상 실제 신이 아닌 것이다. 또는 기독교든, 천주고든, 불교든 우리는 우리가 믿는 신에 저마다 자기만의 신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신이 이미 존재하고 있고 그 완벽한 신을 증명하고 싶다면 유일한 방법은 신을 증명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이다.
3. 이런 사고 조차도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면 이또한 사실을 왜곡하는 일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