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해야 끝을…

  • #83968
    6년만기 24.***.74.254 4062

    살다보면 아무리 환경이 달라도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할때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커플스 여러분들도 어디선가 내가 했던 경험이 나랑은 전혀 무관한 다른 사람에 의해 비슷하게 활자화되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아래에 이야기는 1996년 어느날 했던 만기의 경험을 1998년 어느 잡지에서 보게된 이야기랍니다.


    학교 ITS(Information Technology Support) Department에서 Technician으로 일하던 만기…
    점심을 먹고 노곤한 심신을 달래며 뒤적이던 IT관련 잡지를 보다 소스라치게 놀라다가는 혼자 실실 웃음을 흘리는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데…
    잡지에 실려있던 Microsoft Windows 관련 유머한편…
    영문 잡지였는데 어쩜 이리도 내가 미국오기전 한국에서 경험한 것과 똑같은 일이였던지…


    1996년 어느날…
    윈도우즈 95가 탑재된 컴퓨터를 처음 장만하신 이웃에 사시는 아버님 친구분의 전화…

    ‘만기야… 잘 지내고 있지?’
    ‘네… 안녕하셨어요… 근데 무슨 일로…?’
    ‘내가 컴퓨터를 사서 거기 직원이 와서 잘 되는지 다 확인을 해보고 갔는데…’
    ‘네…’
    ‘근데… 그 사람이 이거 끌때 절대로 그냥 전원을 끄지 말고 뭐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고 갔는데… 어떻게 하는지 잊어버렸네… 내가 적어뒀어야 하는데…’
    ‘아~아~~~!!! 제가 가르쳐 드릴께요…’
    ‘그래… 어떻게 할까?’
    ‘지금 모니터 화면 보고 계세요?’
    ‘그래…’
    ‘그럼… 왼쪽 맨 밑에 [시작]이라고 된 버튼 보이시죠? 그걸 누르세요…’
    ‘아니… 아니… 끌려고 그런다니까…’
    ‘그러니까… [시작]을 누르세요…’
    ‘아니… 컴퓨터 킬려고 하는게 아니라 끌려고…’
    ‘그러니까 [시작]을 누르시라니까요…’
    ‘허~어~참~ 시작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끌려 그런다니까…’
    ‘아저씨… 그러니까 [시작]을 누르셔야 한다니까요…’

    갑자기 버럭 화를 내시며…

    ‘거~참~ 너 가는 귀 먹었냐? 시작이 아니라 끝낼려고 한다니까… 끈다고 꺼!!!’
    ‘그러니까 [시작]을 누르셔야 끌 수 있으시다니까요…’
    ‘이거… 끌려고 한다니까 왜 자꾸 시작을 하라고 그래… 끄고 싶다니까…’
    ‘아저씨… 죄송한데요… [시작]을 누르셔야 그 다음 화면에 [종료]버튼이 나오거든요…’

    더 언성을 높이시며…

    ‘너…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냐? 시작할때 시작을 누르고 끝낼때 끝을 눌러야지… 그 끝 누르는거 어디서 누르면 되냐니까… 그냥 그것만 가르쳐주면 될걸… 너 컴퓨터 할 줄 아는거 맞아?’

    만기… 애원조로…

    ‘아저씨… 제발 속는셈치고 시작 한번만 눌러봐 주세요… 네?’
    ‘거~참~ 얘가 아직도 말귀를 못알아먹네… 에이 전화 끊어라… 그냥 끄고 말지…’
    ‘아저씨… 제 말 좀… 아저씨… 아저씨…’

    흑흑흑… 그냥 매정하게 전화를 끊으신 아저씨…
    답답한 마음에 괜히 애꿎은 담배만 피워대는 만기…



    정말 거의 99% 똑같은 내용의 유머가 잡지에 실린것을 본 만기는 환경은 다르지만 미국도 사람사는 곳이구나를 절실히 느끼며 오후내내 즐거울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상 간만에 글쓰는 만기였습니다.
    커플스 여러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done that 66.***.161.110

      너무 재미있어요. 그런데 제가 그친구분님처럼 되어간다는—

    • Dreamin 63.***.211.5

      제가 그 아저씨처럼 2000년에 컴퓨터를 사서 쓰다가
      컴퓨터가 잠자면, “AC! 또 자네” 그러면서 전원을 끄버렸지요.

      7년 후에 컴퓨터가 맛이가서 다른 것 사가지고,
      전화로 기술도움을 받다가 전원 버턴을 누르고 10초가 지나면
      컴퓨터가 조금더 안전하게 꺼진다고 알았읍니다.

      생각해보면 무식한 주인 만나서
      불쌍한 컴퓨터는 갑자기 전원을 끄지는 모진 경험을 하면서
      서서히 망가져갔네요.

      무식하면 용감하다네요.

    • Dreamin 96.***.192.94

      제목만 보면 만기님이 다시 연재를 시작해서 끝을 보고자 하는 갑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내용은 정말 시작해야 끝낼 수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덕헌이를 친구를 둔 공자백이 만기님을 부추기면서…..

    • ossi 67.***.159.198

      웃겨요… ^^
      예전에 컴맹 아줌마들 엑셀 가르친적이 있는데, 첫수업끝나고 아줌마들이 컴터를 전기불 끄듯이 스위치 누르고 끄는 것보고 깜딱 놀랬다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