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않좋아 미국살림도 갈수록 넉넉치 않게 되어가는 형편인데, 그럴수록 옛날 함께 뒹굴며 자랐던 형제가족들이 추석이 되어보니 더욱 생각났다.
한국에 자주 가보지 못하는 형편이었던지라, 추석을 맞이하여 형제중의 한분에게 조그만 성의를 입금하였고, 보내면서 다른 형제들에게도 내 대신 추석선물이라도 돌려나누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오늘 한국에 다른 형제들과 통화하다보니, 그분이 모두 꿀꺽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혼자 남으신 아버님몫까지….
사정이 어려운것은 알겠지만, 그리고, 지난날에도 이러한 짓거리를 수도 없이 형제 피붙이들에게 저질러 온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 내일모레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이고, 당사자 자식들도 머리가 클만큼 컸고, 내가 보낸 금액도 얼마 되지도 않은 아주 사소한 추석상차림정도인데.. 그것마저 혼자 다 차지해 버리다니…
이런 짓거리들이 지긋지긋하여, 전세금만 달랑 가지고, 미국에 이민온지도 벌써 15년…
한국을 다시는 뒤돌아 보지 않으리 다짐해 왔건만, 그래도 갈수록 깊어만 가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약해져, 다시 연락하고 다시한번 기대했는데…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듯…..
여동생과 국제전화 통화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나에게 못내 미안해 하면서, 어려운 미국생활 단한번 도움을 미국쪽에 보내준적도 없었는데, 그저 울기만 하고,, 내마음은 다시 답답해지고… 오래만에 피우지 않았던 담배, 깊숙한 클로짓구석에서 찾아내어 한대 피웠다.
추석…
그것은 쓸쓸한 그리움과 애증의 지층들이 겹겹히 쌓여져 있는것이다.
미국에 있건 한국에 있건, 옛날이건 지금이건, 그 느낌은 그대로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