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따라 변해온 미국에서의 영어문제에 대한 개인적 단상

  • #96041
    ㄱ석6ㅓㅏㅈ57ㅏ 72.***.241.138 8295
    아래, 미국직장에서의 영어 스트레스 글이 올라왔습니다. 아주 고전적이고도 진부한 주제이지만, 미국에서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 백이면 99가 늘상 겪고 있는 스트레스라, 역시 주옥같은 댓글과 뜨거운 반응들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읽게 됩니다.

    저는 이 게시판을 7년전 부터 접해왔고, 미국직장 생활에 있어, 영어문제에 관한 제 개인적 느낌과 경험담을 약간 이나마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물론 7년전 부터 이와같은 이슈에 대한 여러번의 제 개인적 경험담을 이곳에 올려 왔지만, 그 내용이나 주요관점들이 세울따라 늘어만 가는 미국 직장생활의 년수에 바뀌온 셈입니다.

    그 영어에 대한 제 관점의 변화를 일련번호 순서로 나열 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언어는 권력이다, 고로 영어도 권력관계이다 (직장 상사나 보스의 영어는 무식하고 문법에 어긋나면서 지껄여 돼도 믿에 사람음 잘알아 듣지만, 부하직원이나 권력이 약세인 사람들의 영어나 한국말은 문법에 명확하고, 의사전달이 클리어 해야만 그 뜻이 전달된다. 미국직장 초짜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믿음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가 소비할때 영어와 물건을 누군가에게 팔아야하는 판매할때의 영어를 비교해보면 더욱 명확해 진다)

    2. 미국사람들 처럼 영어를 하겠다는 꿈은 버려야 한다. 다만 그들과 소통하려는 꿈은 가능하고 evolution도 가능하다 (직장생활 3년차까지 가지었던 생각)

    3. 미국에도 벙어리나 장님 또는 장애자들이 있고, 이들도 일반 미국사람들 속에서 잘 섞여 살아가고 있는데, 왜 우리는 그렇지 못한가? 그것은 결국 언어가 곧 문화라는 뜻

    (직장 4년차에서 5년차 정도때 그들의 문화에 관심이 깊어집니다)

    4. 내 영어는 Korean English이고, 너그들 영어는 Anglo English일뿐 도데체 뭐가 문제냐? 이 세상엔 수많은 종류의 영어가 있다. (중국영어, 싱가폴 영어, 호주영어, 흑인영어, 미국남부인들 영어 등등…내 영어는 그들중의 하나일뿐)

    5. 누군가와 영어로 일을 하거나 소통한다는 것은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지, 언어내용을 주고받는 일이 아닌다. 내가 그를 신뢰하거나 그가 나를 신뢰한다면, 내가 설사, “I’ll Kill you”라고 말해도, 그는 나의 말을 “I love you” 로 이해하게 된다 (직장 6년차 이후)

    6. 전화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English를 사용할때 그만큼 얼굴표정이나, Body Language을 많이 사용한다는 뜻이고, 이러한 점은 미국본토인들에게도 적용 된다. 그렇다면, 전화영어를 할때는 결국 발음의 강약이나 액센트의 조절로 내 감정을 전달하게되면 의외로 전화영어 소통이 잘 될때가 많다. (직장 7년차)

    7. Broken English라도 그들이 기대하는 말을 해줄때는 그들이 알아서 잘 새겨 듣지만, 그들이 기대하지 않는 뜻을 전달 할때는 아무리 영어를 잘하는 외국인이라도 준비, 또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말을 주고 받을때도 마찬가지인셈 (상대방이 듣기 싫을 말을 우리는 얼마나 조심스럽게 준비하여 이야기 하는가? 직장 8년차…)

    8. 요즈음 내가 회의를 소집하거나 회의를 주제할 기회를 적지않이 가지게 된다. Conference Call도 시도 때도 없이 할때가 많다. 여전히 영어는 나의 스트레스이지만, 상대방 대다수들이 나의 직위와 내 업무능력을 이미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들은 나의 Broken English를 알아서 듣고 이해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들이 아쉬우니까.. (직장 10년차..)

    9. UN사무총장 반기문씨나, 영국 캡브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인 장하준씨 영어하는 모습을 youtube로 보게 되었고, 나는 행복함에 충만해졌다. (직장 11년차이후 지금까지….그들과 나의 영어는 별로 차이나는게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결국 우리의 영어스트레스는 영어학원같은 장사꾼들의 미디어 세뇌 상술 또는 과거 조선시대 중국말을 계급구분에 사용했던 것처럼, 영어자체를 신분계급 나누기에 사용하는 현 한국상류층 전략에 말려들어간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한국 상류층의 상징인 반기문이나 장하준, 또는 이명박의 영어를 한번 들어보면, 내말이 무슨뜻인지 알것이다.)
    • Get clean 223.***.36.213

      Great analysis for S.Korean in the states suffering from the language they use in the land where they are not native.
      Anyway, thanks for the post, it will be very helpful for the people and me who are going to start their second steps in the states.

    • 블루베리머핀 129.***.129.39

      (전에 해커스에 올렸던 글인데, 원글님의 의견과 비슷하여 저도 추가합니다.)

      특정 언어를 잘 구사하느냐 못하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가지입니다. 발음, 액센트, 어휘력, 언어적 재치, 논리력 심지어 제스쳐나 목소리까지도 종합적으로 작용하죠. 그런데 한국인 사회에서는 어쩐 일인지 발음과 억양에 가장 큰 배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오렌지를 어륀쥐라고 발음하는 것이 영어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하는 것이 그렇죠.

      하지만 장하준 교수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혹은 반기문 사무총장의 발표를 들으면 발음과 억양이 성공의 큰 장애물은 아니구나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영어는 원래 영미권의 언어였지만, 이제 의사소통을 위한 세계 공용어로 보는게 맞아 보입니다. 영어를 외국어로서 잘 구사하는 사람들도 많고, 처음엔 알아듣기 힘들어도 어느 정도 지나면 익숙해지더라구요. 유럽과 인도, 중국의 지식인들은 나라식으로 변형된 발음과 액센트를 사용하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큰 불이익을 받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좀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액센트는 “내가 어디 출신이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다”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finger print로 볼 수도 있을것 같아요. 토종 한국인이 익히기 편하면서 세계 사람들이 듣기 수월하고, 좋은 느낌을 주는 액센트는 무엇일까요? 외국에서 어렸을 적에 살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십년쯤 된 사람들의 영어가 그렇다고 봅니다. 그와 정반대로 가수 ‘비’가 미국에서 일년쯤 영어공부하고 인터뷰한걸 유투브에서 보면, 그 어색한 제스쳐와 과장된 r,f 발음에 손발이 다 오글오글해 집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그런걸 ‘영어잘한다’고 하죠.

      영어공부의 목적이 (미국인처럼 말하기)가 되는 순간, 우리는 다문화적 잠재성을 포기하면서 식민지 내부의 구분짓기에 몰두하게 됩니다. ‘미국인처럼 보이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세계 사람들과 원활히 의사소통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배우는 시기가 하루빨리 왔으면 합니다.

    • hmmm 167.***.133.216

      But its not wrong to try to speak like American, if we can, we need to mimick them as close as possible…

      • dfhg 192.***.241.146

        He did not say that it was wrong, idiot!. He just said it would not be easy or viable.

    • fs 108.***.32.42

      발음이 중요한 이유가 발음이 안좋으면 상대가 뭔 소릴하는지 알아들을수가 없죠. 서로간의 대화가 언어의 목적인데 너무 발음 안좋아서 대화가 안되면 그건 언어의 구실을 못하는거죠.

      특히 발음이야기를 할때 인도인들은 발음이 어떠냐, 남부사람들도 다 발음이 틀리다 이러는데,영어를 못해서 발음이 나쁜거하고 지역의 특성에 의하여 발음이 나쁜거하고 틀리죠. 마치 외국인이 이상하게 혀를 꼬면서 한국어 하는걸 보고 사투리와 동급으로 취급하면 한국어를 재 창조하는거나 다름없죠

      • ㅎㄷㄱㅂㅎ 72.***.241.138

        원글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도 님이 주장하시는것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님의 말씀대로, 반기문씨 장하준씨 영어가 바로 한국이라는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영어발음이지요. 이분들 영어를 설마 못하는 영어라고 생각하시는것은 아니시죠?

        왜 님은 인도인들은 발음이 이상해도 영어로 인정하고, 반기문씨나 장하준씨 방식의 영어는 인정하기가 어렵습니까? 님의 생각에 대한 제 가정이 맞는다면, 님은 지금 한국인 비하의식에서 영어를 바라보시고 계십니다.

        • ㄹㄴㅇ 108.***.32.42

          반기문씨 만큼 영어를 구사할줄 안다면 영어로 스트레스 받을이유가 없지요.
          영어자체를 못하면서, 다릏게 말하면 accent 나 flow 를 파악하지못하고 그냥 국어책읽듣이 감정이 전혀 들어가지 않게 말하는것은 “취향” 이 아니라 그냥 영어를 못하는겁니다. 인도사람들 발음이 우리가 듣기에 아무리 구려도 그들은 영어 구사능력이 있으니 영어를 영어처럼 하는거고요. 인도사람들은 영어를 인도말처럼 하지 않아요 영어를 영어처럼 하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대방이 못알아 들으면 그건 언어구실을 못하는거지요.

    • 동의 38.***.119.230

      영어에 대해서는 끝도 없는 주제이죠. 뭐 다 공감가고 동의하는 부분이네요. 저 역시 나이 늦게 미국유학와서 이제 미국직장만 12년차이네요.

      저는 어떤 나라의 언어는 문화입니다. 유학생 그것도 저처럼 나이들어온 사람들이 왜 영어를 못하냐면… 그나라의 문화를 흡수하는데 수동적이고 변화를 싫어하기에 자연히 영어역시 천천히 배우게되는거죠. 그에 비하면 일찍 유학온 학생들은 문화수용에 빠르기에 자연히 영어 역시 빨리 배우게 되어 잘하게 되는거죠.

    • 시크한엘 99.***.220.151

      미국에서 태어났어도 흑인들의 특유 말투가 있고 남부인들의 말투가 북동부쪽과 조금은 차이가 있듯이 외국에서 태어나서 영어를 제2외국어로 배운사람들에게는 억양은 존재합니다.
      다만 상대방이 뭔 말을 하는지 이해 할수없을 정도라면 그것은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흑인들의 말을 패러디하기도 하고요..미국애들이.
      남부의 길게 늘려서 중얼거리듯 말하는것도 조크로 사용합니다.
      인도인들의 특유의 억양 또한 물론이죠.
      물론 이런것이 웃을수 있는 정도라면 문제 없는데
      요즘 인도에서 온 의사나 교수들의 억양에 문제를 삼는 미국인들은 꽤 많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뒷다마까듯 욕하더군요.
      인터넷으로 영어를 못 알아 듣겠다고 항의하는 글도 많이 봤습니다.

      미국에 오래동안 살아서 회화를 유창하게 하는 저도 역시 외국인들의 심한 억양은 뭔 소리인지 알아 듣지 못합니다. 가끔은 한국인들이 영어를 할때(방송에서) 뭐라고 하는지 못 알아듣겠더군요.
      언어가 대화의 수단이고 자신의 지적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유창한 언어구사는 그래서 더욱 중요한것입니다.
      한국어 못하는 교포들 보면 비웃는 한국인들 있습니다.
      미국인도 마찬가지죠. 미국서 살면 영어를 유창하게 해야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습니다.
      문화라고 하시는데…. 글쎄요
      전 문화가 아니라 뇌가 영어를 외국어가 아닌 언어로 받아들여야 쉽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머리로 한국말을 영어로 번역한다면 영어는 언제나 외국어로 남습니다.
      사과라는 과일에 두개의 이름이 있다고 생각해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