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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 이곳에 와서 이번에 3학기째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교수가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면서 1년간 펀딩을 해 주었고 빨리 졸업시켜줄 모양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 것을 컨퍼런스 하나 내고(accept되던지 말던지) 논문 써서 졸업할 생각입니다(내년에). 사실 이곳에서 2년만에 석사를 졸업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곳이라서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뭐 석사때 나오는 논문의 질이라는 것이 크게 innovative하리라고는 생각하기 좀 힘드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박사과정 어플라이와 취업을 동시에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로는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별로(사실은 거의 0%)없고요 어떻게 해서라도 이곳에 남고 싶습니다. 사실 재가 공부하는 분야에서 한국에서 하는 회사도 별로 없고 있어봐야 삼성인데 삼성다니다가 나오면 정말 갈곳이 없어서 꽈당하기 마련이죠. 이곳은 이 분야 회사도 정말 많고 많은 수요가 있습니다. 물론 요즘 경기가 엉망이어서 잡 잡기는 무척 힘들지만 그래도 꾸준히 hiring을 하더군요.저의 문제는 재가 교수직을 현재는 전혀 노리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 박사를 생각한 것은 학위가 있으면 이곳 기업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그런 것인데 물론 도움이 되긴 하지만 크게 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동안 돈이며 시간이며 쓸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하더군요. 여기 교수님들도 왜 한국사람들은 그렇게 Ph.D를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고 잡 잡으면 OK아니냐 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여기 중국, 인도 애들이 생각도 거의 비슷하구요. 특히 인도애들은 잡 잡으면 박사과정 때려치우고 나가는 애들도 많죠.
그래도 결정에 참고하고자 몇마디 질문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1. 현재 저의 입장이시라면 만약 잡 offer를 받고 어디 괜찮은 곳에서 RA offer를 수반한 Ph.D 어드미션을 받으신다면 어느 것을 선택하실려는지요?
2. 미국회사에서 석사학위만으로도 직장생활하고 승진하고 연봉 협상하고 경력 쌓는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국에서 직장생활 오래하고 나오신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한국에선 박사학위 없이는 오래다니기 힘들다고 하시네요. 그런데 학위 5년동안 그분들이 많은 기회비용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3. 석사만 마치고 미국회사에 취업한 경우 가능한 career path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실 유학을 나온 이유는 이 분야에서 가장 innovative한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분야는 IC 디자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