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정도 되신 엔지니어/IT 계열 종사자께 질문입니다.

  • #99583
    me 65.***.11.45 2529

    저는 서른 다섯의 엔지니어이고 곧 (한국나이로) 서른 여섯이 됩니다.
    코딩하고 디자인하는 걸 좋아해서 별로 매니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냥 돈 많이 주는 곳에 가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제 동료들도 저랑 비슷한 나이또래이구요 (저보다 2~3 살 정도 많습니다), 다들 하는 일을 좋아하긴 해도 더 나이들기 전에 빨리 리더격으로 승진내지는 옮기고 싶어합니다.

    사실 저희는 디렉터에게 리포트하는 자리에 있고 연봉으로 봐도 매니저급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얼마전 우리 팀의 프로젝트를 매니지할 프로젝트 매니저 (PM 은 절대 아니라네요) 인터뷰가 있었는데 다들 불쾌한 티를 팍팍 내고 다닙니다. 뭐하러 쓸데없이 우리 위에 사람을 두냐고요.

    좀 전에는 캔디데잇 중의 하나가 인터뷰하러 왔다가 우리 미팅 룸에 들러서 그냥 hi 하고 그냥 이것저것 물어보길래 친절하게 대답해줬더니 나중에 옆의 동료가 와서 뭘 쓸데없이 friendly 하게 대답했냐고 짜증을 있는데로 내고 갔습니다. -.-

    저와 비슷한 나이또래에 계신분들 다들 승진의 압박을 받고 계신가요? 아님 그냥 널널한 학교에나 들어가 티칭을 할 생각을 계신가요? 사실 제랑 동갑내기 이전 동료 하나가 스트레스 받는 회사 조직에서 벗어서 얼마전 대학교의 executive 로 들어갔다는 얘기를 듣고 맘이 싱숭생숭하긴 합니다.

    • dsadsa 66.***.146.39

      저도 그래요. 그냥 시니어 프로그래머로 줄창 나가고 싶습니다. 메니져가 될 욕심은 없어요. 그런대 이상한게요.. 저말고 다른넘이 메니져로 승진하면 괜히 우울해 지더라구요. ㅎㅎ

    • 켜보자 76.***.114.213

      저는 40대 초반이고 엔지니어만 15년 이상하고 월급도 갈때까지 간것 같은데, 여기서 고민이 됩디다. 남은건 fellow뿐이라더군요.
      예전 고민은 어떻게 하면 월급좀 더받나 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면 밥값하나로 바뀌더라고요.
      그런데 이 밥값이라는게 내 능력과 성과 보다는 업계 트랜드라든지 회사 비지니스 경쟁력/ 성과등에 주로 좌우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엔지니어라도 회사의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게 무었보다도 중요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에게 엔지니어 잡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되죠.
      그러면 차라리 executive 되서 strategy 관련 일 하는게 더 나을것 같더라고요. 그럼 꿩먹고 – technical job- 알먹고- money-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오랫동안 하던 engineer job 버리고 옮기게 됐습니다.

      엔지니어나 management나 끝에는 만나고, engineer job도 그냥 주어진 일 만 하는것 보다는 industry/technical trend, business trend를 이해하고 준비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골치는 더 아프죠.

    • 윗분께 질문 66.***.84.203

      그래서 어디로 옮기게 되셨나요? 오랫동안 하던 일을 완전히 접어두고 다른 일을 한다면 어느정도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같기도 한데, 어떤 일을 현재 하시는지 실례가 안된다면 여쭤보고 싶습니다.

    • 켜보자 76.***.114.213

      새잡은 strategic marketing director라는건데 하는 일은 이전의 engineering job보다 보는 관점이 business 에 중점을 두고 있는점이 다름니다. technical 지식 및 업계 네트웍등을 수단으로 업계 경영/기술 환경 예측하여 경영계획등을 하는데 사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죠.
      회사가 technology회사이기에, 탄탄한 기술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고, 업계의 네트웍을 통해 기술 및 비지니스 트랜드를 잘 파악하는것도 중요합니다.

      기술직에 있는분들은 이런 방향으로 시도해보는것도 좋을듯합니다.

      이러한 방향을 원하신다면
      1. 탄탄한 객관적인 기술적인 능력 – 논문,특허, 학회 chair등
      2. 업계 네트웍 및 인지도 – 학회 활동 및 비지니스 relation
      3. 비지니스 트랜드 인식 – 본인 분야뿐만 아니라 주변 학회등 참석, 네트웍 활용
      등을 키우는게 중요합니다.

    • 감사 66.***.84.203

      켜보자님,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제 준비해 나가야 할 것같습니다. 근데, 그 분야로 일단 빠지게 되면 회사 실적이랑 revenue 의 가감이 곧 나의 책임과 직결될 것같은데 스트레스 또한 많을 것같이 보이네요. 어째 세상살이가 더도 덜도 말고 딱 survival game 같습니다. 다들 어떻게 strategy 를 잘 짜서 먹구사나라는 문제로 봉착이 되는듯 싶습니다.

    • dinkin fli 67.***.10.136

      지금 딱 서른중반이고 이제 홀몸도 아니고… 엔지니어 언제까지 할 수 잇을까 생각해 보면, 길어야 15년이죠.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에선 개인사업이 최곱니다. 집에 일찍오면 비즈니스거리 찾아보고 잇는데 준비좀 차근차근해서 2~3년후에 한번 해볼라고 합니다.

    • 어렵다 208.***.193.126

      켜보자님, 대단하시네요, 제 개인의 궁극적인 목표점입니다.
      전 이제 2년여의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제 멘터는 30년의 경력이신데 아직 엔지니어링 하십니다. Asian 이구요 참 좋으신 분이시지만 어떻게 보면 소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계신거 같아요. 경력과 노하우, 인성또한 뛰어나신 분이시지만 30년 후에 제가 그 모습을 닮고 싶진 않다는 솔직한 마음도 있습니다.
      전 영어가 짧네요, 나름 기술적 대화나 사적인 대화는 문제가 없는것 같지만 그네들 처럼 다양한 언어구사능력은 떨어져서 evaluation 받을때마다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켜보자님, 님께서는 마이너라는 인종적 단점과 언어적 한계점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조심 129.***.69.145

      현재 수십년 경력의 엔지니어들은 엔지니어의 황금기를 겪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보며 우리의 미래도 저럴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황금기는 지났습니다.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저도 엔지니어로 평생 살고 싶지만, 과연 그게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군요. 경쟁력 있는 엔지니어도 아웃소싱으로 잡을 잃는 판국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갈 곳은 많습니다만, 언제까지나 이게 지속되리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 ISP 206.***.89.240

      조심님의 커맨트는 엔지니어라면 한번쯤은 생각 해 봐야 할 부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