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금융자본에 철저히 농락당한 디제이정권

  • #99044
    연금술사 66.***.203.45 2463

    아이엠에프 위기의 원인이야 시대유감의 주장대로 유동성위기라는 것도 맞는 말이고 까꿍씨 말대로 재벌기업의 과잉투자 부채과잉이 원인이라는 것도 둘다 맞는 말로 이 두가지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일어난 일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비유한다면 고질적인 질병을 가진 환자가 질병의 치료를 해야 하는데 치료는 커녕 밥줄마저 끊겨서 밥까지 굶다보니 졸지에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고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아이엠에프 위기 당시에 홍콩에 소재한 미국국적의 금융회사에서 투자담당 이사로 일하고 있었다. 프로프라이터리 데스크라는걸 하고 있었는데 뭐하는 덴가 하면 아무거나 돈될 것같은 것에 회사돈으로 들어가서 한탕 먹고 나오면 되는 것이다.

    사실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당시 내리막길이던 터라 그 회사란 곳도 별로 좋은 데는 못되고 별볼일없는 회사다 보니 화끈하게 한건 아무 것도 없다. 남들이 화끈하게 해먹는 거 구경은 많이 했지만. ㅎㅎ

    한국의 외환위기는 당시 지구 자본적 규모로 일어난 아시아 때리기의 일환으로서 발생한 일이라는 것이 가장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 때리기의 최종 타겟은 일본이었다.

    만일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이 없었다면 틀림없이 일본 역시 아이엠에프행이 되었을 것이라 지금도 확신한다.

    일본의 거품붕괴 그리고 그후의 일본의 거듭되는 금융정책의 실패 무엇보다도 구조조정을 완고히 거부하는 태도로 일본경제는 병들고 있었으며 일본의 신화는 일본 애물단지론으로 바뀌고 있었다.

    일본에 대한 회의는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회의로 이어졌으며 그것은 일본보다 자그마한 나라들이면서 일본적 요소를 경제경영의 시스템에 접목한 나라들이 희생양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과정은 일본의 주가가 끊임없이 하락하고 세계1위의 외환보유고를 배경으로 한 일본정부의 달러매도 개입에도 불구하고 일본엔의 지속적인 약세로 이어졌으며 아시아의 여타 소국들의 주가 환율도 일본에 연동하여 움직였다.

    투기세력에 의해서든 정규 금융기관들에 의해서든 자본시장은 먹이감을 발견하면 잔혹하게 사냥한다. 그들은 수급의 언밸런스에도 좌우되지만 역시 그나라의 펀더멘틀상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공격한다.

    여기서 투기세력 또는 정규금융기관이라 표현한 것은 일반인들의 또는 무식한 정부당국의 선입견과는 달리 정규금융기관 특히 미국계자본의 경우 투기세력과 금융기관의 행태와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의 perception이 유행이 되면 모든 플레이어가 직접 간접적으로 하나의 컨셉트를 대세로 받아들이는 원리에 따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대세를 거스르는 것은 즉 패가망신을 의미한다.

    제일 먼저 희생양이 된 인도네시아 태국의 경우에는 한국 일본과 달리 산업기반이 거의 없는 나라다. 이런 나라들의 경우에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또는 채권시장과 이를 둘러싼 파생상품에 과도하게 유입된 외국자본이 문제가 되었다. 일제히 빠져나가면 남겨지는 자는 죽음이라는 공포가 위기감을 부추기고 결국 종말이 찾아온 것이다. 전형적인 거품붕괴의 모습이다.

    이에 반해 한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산업기반이 충실한 나라들이었으나 양국 모두 심각한 불황에 직면하여 기업의 도산이 줄을 이었던 시절이다. 전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을 외치는 목소리가 드높던 시절이니 이 부분이 금융시장에서 거론되고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물론 양국 모두 스스로의 손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을 거부하였으나 일본의 경우에는 계속되는 아시아 때리기에도 버틸 체력이 있었던 것이고 한국은 전혀 없었던 것이 양국의 운명을 가른 것이다.

    물론 이런 관점으로 외환위기를 바라본다면 당시의 김영삼정권이 모든걸 옴팡 뒤집어쓰고 아이엠에프의 원흉이 된 것은 약간은 동정이 가는 일이기도 하다. 사실 다른 놈이 했어도 기본적으로 국제금융의 세계에 대한 한국인의 무지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상 한국경제를 움직여왔던 것은 재경부 관료들이지 김영삼이 자신은 아니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어쨌든 그가 대통령인 이상 이모든 독박을 그가 몸담은 한나라당과 함께 뒤집어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책임정치인 것이므로.

    한편 홍콩을 보면 한국과 달리 실제적으로 투기세력이 달려들어 한바탕 전투가 벌어졌는데 그건 홍콩달러의 달러페그를 붕괴시키려는 시도였으며 투기세력은 승리를 확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홍콩 금융당국은 상당한 프로였으며 결국 금리를 300%까지 급등시켜서 투기세력을 패퇴시킨다. 그러나 대가로서 주가는 반토막 아래로 내려가버린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투기세력을 물리칠 수 있는가는 알고 있었으며 그 대가로 무엇인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과감한 선택을 하여 대응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그들과 비교할때 당시의 한국정부의 대응은 초딩이 무색할 만큼 졸렬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여 한국은 아이엠에프행이 되었으나 일본을 겨냥한 뱃씽은 지속되었다. 미국은 일본을 살려줄 생각이 전혀 없었으며 당시 일본이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고가 아무리 막대한 것이라도 지속되는 엔화약세에는 언젠가는 바닥이 날 형편이었고 일본엔이 200엔이 되는 날이 일본 둠스데이가 될 것이라는 아시안 하마게돈이란 시나리오가 금융가에서 대세가 되었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인 마이론숄즈라는 얼굴마담을 거느린 미국의 헷지펀드 LTCM이 거액의 손실로 도산하고 이들의 주된 투자자가 미국의 코머셜 뱅크들인 것이 밝혀지자 미국의 연방은행은 하루아침에 금리를 대폭 내리고 엔화의 강세반전을 촉발하여 아시아 때리기는 종식된다.

    요얘기는 고만하고

    그래서 한국은 아이엠에프 관리하에 놓이게 되었으며 한국의 경제정책은 김대중 취임초기 2년간 전적으로 아이엠에프의 결정하에 있었다. 그래서 뭐 사상최단기간에 아이엠에프를 극복 어쩌구 하는 소리는 그냥 그대로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엠에프가 누군가? 빚쟁이다. 빚쟁이가 빚진 나라에 와서 정책을 결정을 하다보면 결국 최단기간에 빚을 받아내는 이외의 아무 목적도 의미도 없는 것이고 아이엠에프의 부채를 최단기간에 갚은 것은 김대중이 잘한게 아니라 아이엠에프의 수장인 깡드쉬 등등이 잘한 것이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사실 김대중은 아이엠에프의 이런 최단기간에 빌려준 돈 받아내기에 동참만 한 것이 아니라 천하의 아이엠에프조차도 미안해서 하지 못하는 일을 스스로 신명이 나서 해낸 것이 사실인만큼 공헌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럴때는 아이엠에프 위기를 최단기간에 극복하는데 공헌을 했다고 하는게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아이엠에프 그리고 미국의 투기자본에 스스로 봉사했다고 자랑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와서 외환은행 헐값매각이 어쩌니 하면서 론스타 욕하는 정부관리 나으리들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도대체 값이 제대로 붙은 외환은행을 매각을 하는 것이라면 이해가 가도 겨우 액면 달랑달랑 하는 주가를 처음 처박은 돈도 제대로 회수를 못하는 수준에서 팔아먹기에 급급했던 것은 과연 어떤 조화인가?

    그들이야말로 일개 투기펀드인 론스타만큼도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해서 자신이 없던 자랑스런 정부당국이 아니었던가?

    까꿍씨가 퍼온 무디스의 발언내용을 잘 보라. 앞으로 자산매각의 추이등을 지켜보면서 신용등급을 올려준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가? 저희들에게 자산을 헐값으로 팔아주면 등급을 올려주고 아니면 안된다? 이런 시러배같은 넘들이 있나? ㅎㅎㅎ

    저게 칭찬으로 들린다니 뭘 몰라도 참으로 모르는 딱한 사람들이다.

    왜 무디스가 저런 소리를 할까? 그건 어리석은 한국정부가 신용등급의 위력을 너무도 뼈저리게 느낀 만큼 신용등급만 무조건 올리면 장땡이라 그들의 요구는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한심한 봉으로 보인 탓이 아닌가?

    사실 한국은 산업기반이 넘쳐서 공급과잉이 되고 위기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온당한 아이엠에프의 조치란 일단 외환보유고를 쌓기 위해서 대폭적으로 평가절하된 원화가치를 유지하고 몇몇 대기업의 빅딜을 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로써 무역흑자를 벌여들이고 기업의 수를 줄이면 되는 것이지 살인적인 고금리로 내수를 완전히 죽여버릴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물론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내수를 완전히 죽여서 수입을 아예 하지 않도록 하면 그만큼 빨리 무역흑자를 쌓을 수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누가 이런 무식한 방식을 자기 나라에 한다는 말인가? 디제이정부가 제정신이라면 적당한 시기에 이런 방식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정책변경을 요구했어야 했으며 기업팔아먹기도 제값을 받을 때까지 최대한 늦추어야 했다. 커녕 오히려 그들보다 한술 더 떠서 설쳐댄 것이 그들이다.

    이윽고 과도하게 저평가된 환율도 내려오고 무지막지한 수출의 증가세가 꺾인다. 그러자 지금까지 터무니없는 고금리와 공급과잉을 해소하고자 죽여놓은 투자의 영향으로 내수경기가 비실대기 시작한다.

    여기에서 또다시 무리수를 두는 것이 다들 알다시피 길거리에서 아무한테나 신용카드를 나눠준 것과 부동산 거품을 생성시키기 위해서 시행한 저금리 그리고 말도 안되는 아파트 다주택자를 양산하는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특혜 등등이 등장한다.

    그때 아파트사면 나라 살리는 영웅이라며 꼬시는 통에 집 여러채 사서 임대업자 등록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졸지에 투기꾼으로 매국노 취급을 받고 있다.

    참으로 웃어넘기기에도 허접스런 개그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주가 올랐다고 자랑치기에는 그 주식중 오르는 주식은 한결같이 외국인 지분이 6-70%를 넘나드는 현실을 보면서 자랑을 치면 좋으련만 곶감빼먹듯 좋은건 외국인들이 다 빼먹게 만들어 놓고서 아이엠에프위기 극복 운운 하는 사기를 언제까지 치려는 것인가?

    • gma… 121.***.20.236

      당시 대통령 선거를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거 같습니다. 그 당시 DJ 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가 잠시 이회창에게 역전당한 시기가 있습니다. ‘IMF 처방전은 한국에게 너무 불리하기 때문에 IMF 와 재협상이 필요하다’ 라고 대권후보중 유일하게 주장했을때입니다. 정략적으로 당시 신한국당과 보수언론이 이 말을 물고 늘어지면서 재협상을 주장한 DJ를 식견이 짧은 후보인양 밀어붙였죠. 해서 DJ 역시도 IMF 처방전대로 가기로 약속을 하게되지요. 그후 다시 지지율 1위로 올라섰고 대통령이 되었죠. 뭐 DJ 를 옹호하고자 한다기 보다는 우리네 정치가 큰틀에서 놀기 보다는 너무 정략적이라서 그에 대한 아쉬움으로 글을 남겨봅니다.

    • 글쎄 66.***.203.45

      이게 공약 준수 차원이었다고 해석해야 된다는 말씀입니까?

      “사실 김대중은 아이엠에프의 이런 최단기간에 빌려준 돈 받아내기에 동참만 한 것이 아니라 천하의 아이엠에프조차도 미안해서 하지 못하는 일을 스스로 신명이 나서 해낸 것이 사실인만큼 공헌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