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러데이 나잇 후기..

  • #1318677
    포에버 싱글 98.***.1.209 6542

    집에 있기 심심해서 남녀 회사 동료 둘과 다운타운에 콧바람 쐬러 나감.

    북적거리는 레스토랑에서 대기 1시간만에 테이블 잡아 밥을 먹었는데, 기다리면서 사람구경..
    한국인 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좀 보이고.. 사람들도 각양각색..대체로 서버브보다 나이대가 어리고 패션도 더 힙하여 덩달아 나도 기분 업됨..(이런거 때문에 사람들이 붐비는데 일부러 많이 나가는구나) 아..난 집에서 밥먹고 책보고 혼자 노는 동안 사람들은 이렇게 주말을 어울리며 즐기는군..이런 생각이 들어서 내가 허송세월을 오래하긴 했구나 그런 생각이 잠시 스치고 지남..

    식사 마치고 바로 이동. 이 날따라 바들이 다 한산하고 보이는데 마다 다 좀 후즐근 했음. 사람들도 뭐 연령대는 어리나 괜찮은 남녀 별로 없고… 바에 갔더니 외롭고 절실한 여자분들 많이 보임..딱 봐도 남자 찾는 눈빛 스캔하고 바디 랭귀지;;
    동료들이 노처녀인 나를 맺어주겠다고 빨리 밍글하라고 샷 먹이고 온갖 잔소리를 늘어놓음.
    요즘 시대엔 남자들이 예전처럼 여자를 쫓지 않는다나 뭐래나. 여자가 먼저 말문을 터야된다나.
    난 어느새 팔짱 똭하니 끼고 전화만 내려보고 있음. 말시켜도 단답 대꾸하고 화장실로 튐.
    뭐 이것도 소셜해지는 연습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나이에 바에서 이러고 있는 난 뭐야 이런 생각도 들고
    좀처럼 마음이 동하질 않음. 막차 시간되서 차타고 집에 오니 새벽 2시.. 새벽 4시까지 잡생각, 인터넷에 잠 못듬.

    20대때도 항상 밖에서 놀고 집에 갈때 마음 한켠에 느껴지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텅빈 허무함이 있었는데 그 느낌이랑 비슷..
    자꾸 나가서 나를 내보이고, 옷도 좀 등 다 파인 그런 옷 입고, 남자들한테 말을 시키라는데…
    난 원래 어렸을 때도 그런 타입이 아닌걸..성격이 내가 문제가 있어서 싱글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데이트도 경쟁이구나. 다른 여자들보다 나대고 한명이라도 더 만나보려고 여기 저기 찔러야 건수가 생기는구나 싶어서 생각만으로 지레 지침. 나랑 같이 간 20대 여자 동료애는 미국 아인데 데이팅 기술로만 보면 나이만 많은 쑥맥 나보다 훨씬 다듬어져 있음. 미국애들은 이런거 머리 굴러가는거나 테크닉을 보면 참 대단하단 생각이…한켠 미국애들하곤 데이팅하는 걸론 경쟁이 안되겠군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음.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남자들하고 말섞고 수다를 떠는지…헐..

    서버브에서 메트라 타고 가다 바깥 풍경보면서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이렇게 서버브에 뭍혀 사는데 남자친구가 생길리 만무하지란 생각이 들었음. 드문 드문 있는 타운 하우스, 애들 풋볼 게임 보는 부모들, 그냥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 갑자기 서버브에서 산 내 청춘 6년이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들기 시작….후회가 밀려옴. 그냥 뭐랄까 남자친구가 꼭 없어서라기 보다, 난 너무 내 좁은 생활 반경 안에서 너무 숨어 살았단 생각이…회사 동료 글렌이 나보고 꼭 터틀같다고..그말이 맞음. 뭐 지나간 세월 이제와서 후회해봐야 소용은 없으나..

    놀아도 헛헛하고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한번 외롭다 생각드니까 온갖 생각이 거기로만 가네요.

    즐거운 주말들 보내고 계신지들.

    • 동감백프로 162.***.161.104

      글쓰신 분하고 저랑 성격이 비슷하신 듯…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제서아 “아.. 데이트도 경쟁이구나”를 깨달음…
      하지만 어쩌겠음… 이렇게 타고난걸… 이 남자 저 남자 찔러보는 것보다 집에서 뒹구는게 편한걸 어쩌리…

      • ahh 98.***.1.209

        저도 주로 집에서 뒹구는 과였는데 어느 순간에 제 가슴에 불을 확~당긴 남정네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마음 접었지만..^^

    • another 50.***.154.161

      그래도 회사 동료분이라도 같이 놀러나갈 사람이 있는게 어디에요ㅠ_ㅠ
      여우과이신 여자분들이 이럴땐 부러울 따름입니다. 미국애들의 데이팅 스킬을 떠나서… 여우과이신 분들은 스킬이 있으신데 곰과이신 분들은 아무래도 그런쪽으론 힘들더라구요ㅠㅠ (저도 곰과…)

      • ahh 98.***.1.209

        아마 그 친구들이 저하고 다시는 안 나가 놀거예요. ㅋㅋ 아주 한심하게 보는 것 같음.. 같이 놀러 간 남자동료 글렌 말로는 좋아하는 남자 생기면 아주 쓰레기(?)같이 막굴려야 남자가 확 빠진다는데, 전 그런 잔머리를 못굴리는 전형적인 곰2 ㅋㅋ

    • good 107.***.237.6

      솔직함이 느껴져서 좋네요. 굿럭.

      smile 하시고 (특히 아시안들은 잘 웃지않아 아쉬움) 남자들이 농담하면 빵 터져 주시고 좀더 hyper 해지시면 좋은 만남 생겨요

      • ahh 98.***.1.209

        행운을 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좀 행운이 많이 필요할 거 같아요. ^^;;
        전 아는 사람한테는 잘 웃어주고 하는데 아쉽게도 주변에 괜찮은 싱글이 없어서리…바 같은데서 생판남이랑 말트고 이런건 영~~올해엔 꼭 쏠로를 탈출하리라 다짐하고 있습니다. ㅋㅋ

        • good 107.***.237.6

          다짐하셨으면 이하모니 말고도 match.com, okcupid 등등 여러군데 가입해 보세요. 괜찬은 남자분 보이시면 먼저 메시지도 보네 보시고 ^^ 파이팅

    • beenthere 50.***.40.38

      밑에 온라인 데이팅 글을 올리신 분 같군요. seemingly 좋은 인품을 가진 분 같아 보이고…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계시니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이런 분의 얘기를 보면서 그냥 지나치고 있는 남자분들, 좀 어떻게 대쉬해 보세요. 나이 몇 살 차이는 정말 별거 아닌 거에요. 1km앱이든 10miles 앱이든, 본인의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알려 드려서든 연락의 끈을 좀 만들어 보세요…! 전에 비슷하게 해봤었지만 잘 안되더라 하고 처음부터 포기해 버리지 마시고…. 아무래도 남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노력해 봐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성심으로 계속 노력하다보면 실패도 겪겠지만 그래야만 성공의 가능성이 생기는 것 아닌가요?

      저는 이제 20대 중반의 딸과 초반의 아들이 있는데, 둘 다 대학원 공부하느라 많이 바빠요. 공부 마치면 직장 따라 어디에선가 정착하겠지만, 언제 사람 만나서 언제나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저으기 걱정이 되네요. 좋은 짝을 찾는 것도 때가 있다는 얘기이고,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기울여야만 가능성이 있을텐데…

      • eh 166.***.0.1

        저희 부모님도 한숨만 푹푹~ 제발 늦게까지 나가 놀아라 이러십니다.ㅋㅋ 자녀분들이 데이트도 안하고 하면 제 글을 보여주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 지나가다 70.***.243.186

      20대 후반 남자인데 님하고 똑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시골에 살아서 제 상황은 좀 더 나쁘네요 ^^;;;

      그래두 혼자 지내는거 괜찮습니다. 가끔 외로워도 혼자 영화보러 가고 운동하고… 오히려 혼자서 지내는게 익숙해져 누가 옆에 같이 있는게 불편해지네요.

      • eh 166.***.0.1

        저두 근 6년을 혼자 아주 만족해 하며 잘 지냈는데, 그게 좋아서 한건지 그냥 순응을하고 산건지..가끔씩 나가서 다른 사람 사는거 보고 어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거 같아요. 시간도 잘 가고. 시골이라두 찾아보면 한국분들 계실텐데..^^

    • 지나가다 70.***.243.186

      아주 시골은 아닌데 샌프란시스코나 뉴욕에 비교하면 시골이죠. ^^
      하긴 여기에도 한국 사람들도 꽤 있는데 교회에 가야지 만날수 있는게 부담스럽습니다. 그렇다고 국제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갈 자신은 없고. 언어의 장벽은 없겠지만 문화가 달라서 있을수 있는 충돌.
      그냥 저는 지금이 제일 좋은것 같습니다. 많이 벌지는 않지만, 혼자서 누군가 도움없이 자립해서 잘 살고 있고, 1년에 한 번씩 혼자 여행가는거. 그리고 쓰고 싶은거 마음대로 써도 걱정도 없고. 결혼한다고 돈 모으다가 결혼이라는 공식을 삶에서 잠시 지워두니 제가 할 수 있는게 더 많아져서 좋습니다.

    • 올림피아 156.***.250.8

      모처럼.. 미팅 하나 캔슬되고
      워킹유에스에서 눈팅중인데..
      글 잘쓰시네요.. 더불어..
      남의 이야기가 아닌듯 하니 공감대도!

      한동안 다운타운 콘도에 살았습니다.
      매일 저녁을 해피아워로 먹었고
      적지않은 시애틀 다운타운
      식당들은 많이 가본듯 합니다.

      공짜 술도 사주고
      얻어 먹기도 했지만..
      “인연”은 참 힘들더라구요.

      아마도 사람 만나기에는
      학교. 직장. 친구소개..
      이런게 최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온라인이 대세라고들 하지만..
      감히 도전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저도 아직 멀엇나봅니다.

      사람이 바뀌는 것은
      어두운 방안에서 방문을 여는 것과 같으니
      좋은 시도가 잇기를 기원해봅니다.

      길지 않은 인생입니다.
      더불어 더 짧은 청춘이라합니다.
      즐겁게 보내시길..

    • 포에버 싱글 166.***.0.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짧은 댓글인데 뭔가 임팩트가 강하네요.
      짧은 청춘 즐겨야죠..벌써 가을날씨 처럼 선선한데 한해 정말 빨리 가네요.

      • 108.***.213.43

        포에버 싱글이란 아이디 부터 바꾸세요.. 그러다가 진짜 포에버 싱글됩니다.. 잠시 싱글은 어떤지…

    • 지나가다2 192.***.24.69

      지나가다 글씁니다….

      남애기가 아닌거 같아서….
      저도 생각해보니 오랬동안 혼자 지내왔나 싶네요.
      가족은 있지만 다들 떨어져 살고 저도 시골에서 살고 있습니다만…..
      혼자도 가끔 좋기는 한데 그 외로움이라는게 힘들긴 하더라구요.
      특히 지금 막 30이 넘었는데 많이 와닫습니다. 다들 좋은 짝 만나서 행복하시길 ^^

      • eh 198.***.147.18

        좋은 주말 보내시고, 꼭 좋은 짝 만나시길 저도 정한수 떠놓고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

      • 올림피아 156.***.250.8

        좋은 말씀 까지야..
        잠시나마 근심을 덜으실수 잇다면야..

        매해 마지막날
        신년 계획을 세울때,
        평상시 해보지 못한 것
        이런거 내가 해봐도 될까 하는것..
        겁나는데 하는거..
        10가지 정도 적어놓고
        새해에는 하나씩 해볼려고 합니다.

        머 버켓리스트까지는 아니지만서도..
        올해는 지금까지 6가지 해 보앗습니다.

        1. 단독 스카이다이빙 (매달려 내려오는 거 말고)
        2. 단골 카페 오픈 마이크 노래 해보기 ( 페이지 팔려 죽는줄 알랏습니다)
        3. 펜싱 배워보기

        머 이런거..
        누구나 살아가는 24시간이지만
        순간순간 행복하게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