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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에서 퍼온 글이라는데,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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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치사회학적(소비자 입장)으로 본 광우병이종간의 전이가 쉽지 않고, 변형prion의 감염으로 인간광우병 발병이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치명성(100% 치사율)과 잠복기의 두려움, 그 원인과 mechanism이 완벽히 규명되지 않은 아직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한 질환이라는 점 때문에 이 병에 대한 공포심이 높은 것 같다.
1) 인간광우병이 아직 그 mechanism이 완벽히 규명되지 않았고 통제되지 않는 질환이라는 사실이 그 발병률과 위험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수준 이상의 위험성을 느낀다. 이는 항공기 이용의 안전이 통계적으로 도로나 철도 이용보다 훨씬 안전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고 발생시 항공기는 생존율이 거의 0에 가깝다는 사실로 사람들의 체감 위험도는 도로나 철도보다 오히려 훨씬 높게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로나 철도는 사고 발생시 어느 정도 자기 통제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느끼지만 항공기 사고는 전혀 대책이 없다는 생각이 이런 결과를 낳지 않았나 본다.
2) 자기 삶에 통제되지 않는 질환이 하나 더 늘어난다는 사실이 불쾌감과 위험도를 증폭시킨다. 혹자는 과학적으로 본다면 그 위험도가 커피 한잔 마시는 것보다 낮다고 말하면서 광우병에 이렇게 심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현존하는 질환이나 주변 위험은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어쩔수 없이 수용하는 것이지만 새로운 위험의 등장은 기존의 질환이나 위험과 비교하여 설령 그 위험도가 낮다 하더라도 전체 위험도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인식으로 정도 이상의 거부반응을 보이고, 신규 질환의 위험도를 과대 평가한다. 현존하는 전체 위험의 합이 0.1이라 하고, 광우병의 위험이 0.000001라 하면, 신규 위험의 합은 0.1000001로 그 증가는 극히 미미하여 통계학적으로 무시해도 좋은 량이지만, 사람들은 극미량의 위험 증가도 그 “증가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3) 그 위험(광우병)의 증가가 어디로부터 기인하느냐에 따라 원인제공자에 대한 태도와 그 위험에 대한 체감도가 달라진다. 내부(국내)에 기인하는 것이라면 그 책임이 자기에게 귀속됨으로 어쩔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그 위험에 조금 관대해지지만, 외부(미국)로부터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원인 제공자에 대한 분노와 그 위험도의 과장이 심해질 수 있다.
4) 한국인의 단백질 타입이 인간광우병에 취약한 MM형이라는 것과 SRM 부위(골, 척수, 뼈, 내장 등)를 식용하는 식습관이 한국 소비자들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과민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다.
5) 광우병은 생명과 관련하여 All(발병하지 않아 생존) or Nothing(발병하면 사망)의 문제로 일말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행위를 한 자(2MB 및 정부)에 대한 소비자(국민)들의 비난과 책임 추궁은 다른 사안(정책)의 그것에 비해 훨씬 가혹할 수밖에 없다.
6) (인간)광우병은 비행기 사고나 화재와 같은 일반적 사고가 유형적이고 한시적인 단발성 피해를 주는 것과는 달리, 잠복기가 길어 감염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한 2차 오염 가능성 등 무형적, 장기적 영향이 사람들의 두려움을 배가시킨다. 수혈을 통한 미량의 전이로도 발병할 수 있음으로 국내에서 인간광우병이 발견되면 국내 헌혈을 통한 혈액공급이 어려워 외국으로부터 수입이 불가피해져 혈액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되고, 수술(치과 치료 포함)후 치료기구의 처치 문제 등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 올 수 있다.
3. 과학적 사실과 소비자 인식의 괴리
위에서 살펴본 대로 (인간)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위험도와 소비자가 느끼는 위험도에 굉장한 괴리가 발생하는 것은 어느 한 쪽이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Risk에 대한 비대칭성“ 때문이다. 과학적(통계적)으로 광우병을 보면 발생률(천만분의 1), 치사율(100%)로 위험도를 100/10,000,000 = 1/100,000%로 보겠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발생률이 0가 아닌 한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도 누군가 걸리고, 걸리면 바로 사망이기 때문에 그 누군가가 자신이나 가족일 수 있다는 생각이 체감 위험도를 높이게 되는 것이다. 생명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생각하고, 발생률이 1억분의 1이라 하더라도 생명가치를 무한대로 평가해 버리면 ”위험도=1억분1(발병률)/무한대(생명가치)“가 되어 그 위험도는 과학적 위험도와 엄청난 괴리를 빚게 되는 것이다.
광우병 문제를 한 측면(과학적 입장, 혹은 소비자적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문제 해결을 시도한다면 이러한 괴리의 모순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금 2MB와 정부는 미국산 수입쇠고기 개방문제를 한 측면(과학적 입장)에서 바라보고, 그 결과를 다른 측에서 바라보고 있는 국민(소비자)들에게 강요하는 형국이다. 사실 2MB와 정부는 미국측과 협상과정에서 이 한 측면(과학적 사실)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정황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어 더욱 한심함을 금할 수 없다. 광우병에 대한 이미 알려진 과학적 사실들을 완벽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미국측과의 협상전략을 수립하고, 대국민 설득과정을 병행했더라면 국민들도 광우병에 과민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고, 광우병에 대한 합리적이고 체계적 대책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 정황으로 보면 2MB와 정부의 광우병에 대한 무지(과학적 사실에 대한 파악 부실)와 국민건강권에 대한 무시가 이 사태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