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잠못드는 밤

  • #84425
    외로운 밤 70.***.8.132 5137

    10년 전 홀로 미국을 왔다. 청운의 꿈을 안고 박사 과정을 마친후 첫 직장을 잡은 뒤 문득 느껴졌다. 배우자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형제 남매 없이 컸고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했던 나는 싱글로 커플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커져만 갔다. 결혼도 외로워서 하면 안되는 줄 알지만 죽을꺼 같아 했다. 지금의 아내와 살면서 문득 고마운 생각도 들지만, 싱글때 유지되던 인간관계가 그나마 점점 가족 중심으로 바뀌어 간다. 나이가 들면 남는 건 친구라는데.. 이렇게 살다보면 어느새 일에 파묻혀 워커홀릭으로만 살아가는게 아닐까.  요즈음은 한 밤 중에 깨는 일이 많다. 그리곤 이렇게 인터넷을 홀로 떠돌아 다니고 있다. 강한 것 같지만 감정의 오아시스를 찾아 헤메는 한마리 코뿔소 같이..

    • 1 75.***.86.245

      이젠 어쩔꼬. 한마리 코뿔쏘가 아니라 항상 두마리가 되어야 하는디.
      두마리가 외롭고 힘들면, 세마리…애기 코뿔쏘 한마리 있으면 외로움이 해결될꺼 같은데…님과 꼭닮은…

      싸우지 마시고 행복하세요.

    • Ray 98.***.211.215

      저도 요새 밤엔 잠이 안오고, 겨우 맥주라도 좀 마시다가 새벽에나 잠들면 아침은 피곤에 겨워 겨우겨우 일어나네요.
      요새 들어 내가 싱글이었다면.. 이란 생각을 자주합니다.
      그런생각을 하다가도, 문득 하루가 다르게 뭔가를 배워서 귀여움 떠는 아들놈 보면 웃으면서 자조하곤합니다. 집을 사서 이것저것 꾸미는 와이프를 보면서, Bank account balance 와 늘어가는 Credit Debt 을 보며 속은 썪어들어가도, 웃으면서 하고싶은거 있으면 하라고 얘기하고, 담배한대 피우고 맙니다. 요새 들어 아버지도 이랬겠지.. 아버지 생각도 많이 나고… 예효……
      와이프가, 아들놈이 싫은건 아니지만, 결혼해도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네요. 미국와서 나이먹어 사귄친구라 그런지, 내 성격이 지저분해서 그런지 그닥 맘터놓고 술한잔 할 그런 친구도 없이 두 어깨만 점점 무거워 지네요..

    • 꿀꿀 64.***.152.131

      원글님의 마음이 한편 이해는 되면서,, 전 그보단 외로움을 덜 타는것 같아 위로가 되기도 하고요,,
      어렸을때부터,, 집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저도 인간관계로 삶을 유지 해왔는데,,
      한국서도 결혼후 (물론 결혼후 한국에서 2년밖에 안살아서 좀 비교 되긴 하지만요,,) 그리고 미국에서 애가 셋인 지금,, 가족 중심으로 삶이 완전히 탈바꿈을 했지만,,
      전 그리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전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는 한국분들,, 그전 직장, 또 여러 사회 생활에서 만난 많은 분들,, 한국처럼 늦게까지 어울리진 않아도 꾸준히 친분을 유지 하는데,,
      결혼후 친구 한번 제대로 못만나고,, 애 셋 학교 데리고 다니면서 아무것도 못하는 와이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미안해지고 그러는거 같아요,,
      전 몇시간만 애들하고 놀아줘도 힘들고,, 짜증나고,, (애들이 말안듣는게 장난아닙니다,, 2살짜리 막내딸도있고 하니,,) 그런데,,와이프는 하루종일 같이 다닐려면 왠만한 인내심이 아니면 참아 내기 힘들거 같아요,,
      힘드셔도 가족들 생각하시면서 조금만 힘내세요,,

    • hadooby 216.***.54.44

      제가 조사는 안해봤지만, 인간은 고독한 존재라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번 멋지게 얘기했을겁니다. 여기서 요점은, 님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것. 따라서 너무 감상적으로 나가지 마시고 차분히 상황파악 및 계획 수립을 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둘러보면 감사할 것 많습니다. 그거 망치지 마시길.

      그리고 상황이 되는대로, 일/집 이외의 다른 사회적 활동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환경이 바뀌고 사람들이 다가와서 나를 달래주어 나의 외로움이 없어질 수 있는게 아닙니다. 내가 다가가면 내가 바뀌게 됩니다.

      저도 외로움 되게 많이 타는 사람인데, 어려서부터 그래서 매우 냉소적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 자신을 그 감상적이면서 힘든 상황으로부터 끌어내자니 그렇게 되었나봅니다. 사람들 만나는 취미를 가져보세요.

      • 꿀꿀 64.***.152.131

        그렇죠,, 고독한 존재,, 저도 항상 전 고독을 즐긴다는 생각을 습관처럼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누구보다 친구도 많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저인데도 말이죠,,
        전 지금도,, 집이나,, 회사 자리에서 도시락은 먹어도,, 절대혼자 어디 가서 멀 먹지 못합니다,,
        다만,,좋은일,, 남보다 잘나갈때 행복하거나 외롭지 않다 느끼는건 긍정이 아니라 당연한것 같습니다,,
        오히려,, 힘들때,, 외로울때,,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진정으로 고독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요,, 윗분 말처럼,,외로움을 느끼는건 인간의 본성이라,,
        가끔 외로울때,, 고독을 즐겨보자는 생각을 해보시면 약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