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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포스팅을 보면서 갑자기 20대 초반의 내가 생각나더군요.
대학에 다닐 적에 종종 생각했던 게, 26살이후이면 내인생이란 건 없다고 믿었읍니다. ‘한국에서 결혼하면 직장도 그만 두어야 하고 아이와 남편을 뒷바라지하다보면 나라는 게 없어지겠구나’라는 생각에서였는 지, 그리 생각을 하곤 했읍니다.
그런 내가 오십을 쳐다 보게되니, 내 인생의 반을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새로운 것, 하고 싶은 것을 종종 시작해 보곤 합니다. 그런 게 중년의 발악인가 생각들 때도 있고, 이제는 철이 들어서 인생을 정리해 보는 건 어떤가도 생각하지만, 난 아직도 젊다고 느끼고 싶네요. 그리고 그렇게 사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더군요.
갈라파고스섬에서 에쿠아도르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옆사람과 얘기를 시작하였읍니다. 약간은 비만에 속하는 할머니이기에 그냥 구경만 했겠지하였읍니다. 그래서 스노클링한 경험은 빼고 동물구경만 얘기를 하였읍니다. 그런데 그분이 먼저 잠수얘기를 꺼내더군요. 그러면서 들은 얘기입니다.
평생 다이빙을 배우고 싶었다. 애 셋을 키우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여유가 없더라. 그런데 오십초반에 아이들도 독립을 시작하고, 살 수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게 느껴지고, 내인생인데 나를 희생시킬 이유를 찾지 못하겠어서 오십한살에 다이빙을 시작했다. 그런 지가 11년이 되었는 데, 내년까지 여행계획이 다 세워져 있다. 요번에도 갈라파고스에서는 일주일동안 다이빙을 하고 쿠스코를 가서는 하이킹을 할 것이다.
육십두살의 젊은 아줌마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이는 어린 내가 늙은 게으름에 안주하고 있다고 후회하였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