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세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83611
    bread 75.***.154.140 4341

    1. Chemistry
    2. Agape
    3. Friendship

    처음의 만남은 늘 설레게 합니다. 그 사람을 보지 않으면 못견딜 것 같고, 그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이것이 Chemistry이고, 어떤이는 Ero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사랑이 없으면, 실제 결혼이나 “사랑”을 시작하기 어려운 듯 싶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조금 더 발전된 사랑이 필요합니다. 상대에게 나를 희생하는 사랑이지요. 나를 타인을 향해서 양보해야 하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이 생기면서, 나를 꺾고 배우자에게 봉사와 희생을 합니다. 따라서, 싸우지 않는 부부는 이 세상에 없으며, 나에게 촛점이 있는한, 이 세상에 사랑이 없는 듯 보여집니다. 이 과정은 결혼의 필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결혼전에 이것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결혼 후에도 갈등을 일으키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결혼에는 상대를 향한 무조건 희생을 하는 사랑인 Agape가 필요합니다.

    그 사랑이 지나가면서, 부부에게는 서로의 우정이 쌓입니다. 때때로 싸우기도 하지만, 그러나 이제는 그 싸움을 극복하고, 더욱 발전된 사랑을 합니다. 그 옛날의 Chemistry도 일부분 있겠지만, 이제는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면서, 서로 이해하는 사랑이 생깁니다. 이 사랑으로 부부생활이 계속 이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위와 같은 사랑을 하면서 인생을 사는 분이 계시다면, 경제적 여건, 배우자의 여러 조건들(학력, 외모, 재력 등등)과는 하등의 관계 없이, 가장 행복한 인생을 살고 계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그 와 같은 인생을 사시는 분이 한 없이 부럽습니다.

    • sk 67.***.13.212

      준비되고 훈련된 사람만이 사랑을 지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능력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져 주는것도 안 좋습니다. 몇십년 후, 그런것들이 쌓여서 생기는 보상심리 때문에 상대가 괜히 미워지게 됩니다.

      상대가 허용하는 한에서 가능한한 자기의 삶을 살찌우는 것이 현명하다 생각됩니다.

      ps. 지금 이시간 MBC에서 세고개/주부5종경기를 하는것같은데… 재밌어 보이지만… 한국에서 주부로 사는 것이 암울해만 보이네요.

    • sk 67.***.13.212

      마음에 양보가 너무 쌓이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비슷한 예로 영화 JUNO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컴포저 남편이 아이를 가지면 자기 꿈을 절대로 이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혼을 결심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 남편는 처음엔 결혼이라는 변화에 자신을 포기하며 수긍하며 살다가 아버지가 된다는 point of no return에 이르자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음악인이 되는 꿈을 양보하려고 몇개월동안 시도하려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것입니다. 처음엔 picture-perfact했던 커플이 타협을 모르는 미성숙한 두 성인으로 바뀝니다.

      살다보면 사랑해서 양보해주던 것들에 대한 기억이 남고, 이게 상대가 아쉬워질때나 미워보일때 조금씩 상기되고 쌓여나가는 것 같습니다. 평소 마음가짐과는 상관 없이, 별 이유 없이 세상이 귀찮아지거나 기분이 안좋을때, 와이프를 삐뚜러진 시각으로 바라볼 때가 있을테고, 이게 곧 잊혀진다 하더라도 내면에서 계속 자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 bread 75.***.154.140

      JUNO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이 음악을 하기 위해 결혼을 포기했다면, 그 주인공은 가족의 사랑보다 자신의 Career를 더 신경쓴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두마리 토끼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 인생에 있어 종종 펼쳐지니, 그 선택은 누구나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보해주고, 희생하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를 가진다면, 그것은 양보와 희생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왜냐하면, 양보와 희생에는 그냥 주는 것이지, 어떤 것을 받는 마음이 Zero일테니까요. 그래서 더욱 어려운 사랑인 듯 싶습니다.

    • 꿀꿀 136.***.158.14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6년만기 24.***.74.254

      bread님…
      부러우시죠?
      다짜고짜 무슨 말이냐구요?
      “개인적으로 그 와 같은 인생을 사시는 분이 한 없이 부럽습니다.”
      -> 개인적으로 그 와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아~~참! 오늘 저녁에 아내 생각은 어떤지 물어봐야 겠네요~~~ㅋㅋ

    • bread 74.***.17.156

      6년만기님,
      부럽습니다. 그런 사랑을 하고 계시다니요. 부러워요.

      더 부러운건 4학년 딸이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귀엽고, 이쁠지…부럽습니다. 흑…

    • 산들 74.***.171.216

      정말 부럽습니다, 만기님. 실은, 저도 아직 그 “희생”하며 산다는 것의 참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사는듯해 bread 님의 글을 보고 참 슬프네요…ㅜ.ㅜ
      아직도 나잘났다…너잘났다…하면서 초보적인 싸움을 하는듯한 저의 모습이 참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좋은 사랑하며 사시는 커플님들, 계속 좋은 모습 보여주세요. 열심히 배우며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