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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nkcyberattack-05172024133817.html
북 IT 기술자 ‘얼굴’ 미국인, 매달 수수료 받고 급여 세탁도
워싱턴-조진우 choj@rfa.org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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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T 기술자 ‘얼굴’ 미국인, 매달 수수료 받고 급여 세탁도
북한 정보기술(IT) 근로자의 위장 취업을 도운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이 치밀하게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담긴 기소장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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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정보기술(IT) 근로자의 위장 취업을 도운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이 치밀하게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담긴 기소장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자유아시아방송(RFA)이 입수한 총 57쪽 분량의 기소장에는 미국 국적자 크리스티나 채프먼(49)이 함께 기소된 북한 국적자 3명과 어떻게 범행을 공모했는지 상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먼저 이들의 공모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누군가가 지난 2020년 3월 구직 전문 사회연결망서비스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채프먼에게 접근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공모자는 채프먼에게 ‘미국인 얼굴’(be the U.S. face)이 되어 해외 IT 근로자가 미국에서 원격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후 채프먼은 북한 근로자들이 미국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미국 고용주로부터 노트북을 받고, 북한 근로자들이 미국 회사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자택에 ‘노트북 농장’을 운영했습니다.
기소장에 따르면 채프먼은 북한 IT 근로자들이 노트북에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미국 기업들로부터 받은 급여를 분배 및 처리해 수익금 세탁을 도왔습니다.
또 채프먼은 이 과정에서 북한 근로자들에게 매달 수수료를 받아 금전적 이득을 취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인 60명의 신분을 도용해 수익 약 700만 달러를 북한으로 송금했고, 해당 자금이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수사 당국은 밝혔습니다.
기소장에 공개된 채프먼과 북한 IT 근로자들이 나눈 문자를 보면 이들은 매우 치밀하게 범행을 은닉했는데, 이 과정에서 채프먼은 수차례 자신이 벌인 범죄로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소장은 “채프먼은 2023년 8월 2일 공모자들과의 문자에서 미국 취업 자격 증명서(I-9) 위조의 심각성을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채프먼은 북한 근로자들에게 “앞으로 I-9 서류를 만들 다른 사람을 찾기를 바란다”며 “연방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교도소에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채프먼은 2022년 6월 28일에 북한 근로자의 급여를 자신의 은행 계좌에 입금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돈이 내 계좌로 들어온 다음 해외로 이체되면 연방당국의 의심을 사게되어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2023년 3월 17일에도 채프먼은 가짜 정보로 발급된 급여 체크(수표)가 은행 계좌에 입금되지 않자 사기죄로 감옥에 가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 근로자는 채프먼에게 자신의 급여 3천800달러의 30%를 수수료로 주겠다고 제안하며 체크를 입금해줄 다른 누군가를 찾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들은 함께 일하는 친구사이인 것처럼 속인 뒤 북한 근로자의 은행 계좌에 문제가 생겨 채프먼이 대신 급여를 받아준 것처럼 꾸몄습니다.
한편 채프먼은 9가지 혐의로 기소된 상태며, 유죄가 선고될 경우 최대 징역 97.5년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