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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교성이 있는 성격이 아니라 어릴때 부터 소수의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어요.
서로 이득을 생각한게 아니라 같이 있으면 그저 편하고 즐거운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 진 것 같아요.
제 마음 속에 있는 것들도 쉽게 잘 털어놓기도 했구요. 그만큼 그 친구들도 마음을 많이 열더라구요.
그러다가 남자가 되는 방법이라는 책을 읽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 모방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잘 웃기도 하고 말이 많은 성격에서 말이 없어지는 성격으로 제 스스로를 점점 바꾸어 왔던 것 같아요.
본래 말도 많은 성격이고 감정표현도 풍부하게 잘 하던 저의 모습에서
점차 진중하고 흔들리거나 쉽게 주변 환경에 영향을 잘 받지 않는 성격처럼 보이는 것을 꾸준히 연습해 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느끼는 감정들을 항상 대수롭지 않은 듯 표현하고 익숙해져 왔어요.
그런데 사람의 본래 성격이 어디 갈까요?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꾸준히 쌓아온 것을 바꾼다고 해서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그동안 알고지내던 친구들이 다 저를 다른 사람으로 보더라구요.
그러면서 관계가 자연스럽게 서먹해졌고 저도 성격이 바뀌어서 스스로를 고립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능력있는 여자친구도 만나면서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며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여자친구가 집안일엔 전혀 관심이 없더라구요 . 제가 혼자 다 해야 한다는 생각에 겁이 났습니다.
어느 순간 온갖 걱정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여자친구와 결혼을 살짝 망설였어요.
솔직히 말해서 여자친구가 저에게는 복덩이 였어요. 같이 살면 크게 먹고 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도 했었구요.
근데 저 몰래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제게 한번 들켰습니다. 저도 잘못한게 있어요 그 동안 관계를 안했거든요.
너무 여자친구에게 지치니까 저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면서 풀게 되더라구요.
이런 소리 저런 소리하면서 곁에서 계속 힘들게 하면 사람이 맥이 빠지고 지치더라구요.
남자랑 관계를 갖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저한테는 그냥 오래된 관계라 만난거라고 하는데
너무 늦게까지 있다 돌아왔고 다음날부터 표정이 묘하게 좋아져 있더라구요. 그게 참 이상했습니다.
그때 한 지인이 저희 관계를 뜯어 말리더라구요. 자기가 바람피우는 사람한테 많이 당해봤다면서요.
그렇게 올바른 판단이 안되는 상태에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나서 돌아보니 저 혼자이더라구요.
주변에 연락할 사람 하나도 없고 남은 건 부모님 뿐이더군요.
남자 나이가 슬슬 30대 중반을 넘기 시작하면서 다들 결혼을 하더라구요.
결혼해서 아이가 5살 6살 되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제가 한참 늦어진 느낌이 들더라구요.
진짜 아무것도 안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나이를 먹으니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고 체력도 예전같지가 않고 뭐만 조금하면 피곤해지더라구요.
남들이 나이 얘기할때는 뭐 벌써 그런 생각을 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문득 보니까 조금만 앉아 있어도 허리 아프고 목 아프고 나이라는게 체감되더라구요.
이게 늙는 거구나 싶습니다. 혼자 있으면 뭘 해도 재미가 없고 해야 할 일도 금방 금방 까먹게 되더라구요.
나이를 먹으니 새롭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도 쉽지 않구요.
지금 쓴 문장들도 ~라구요 쓴것 보니 문장력이 전과 많이 달라진 것을 보게 되네요.
이미 결혼 하신 분들의 조언을 얻고 싶네요. 배우자를 볼 때는 바람기가 있는지, 집안일에 관심이 있는지, 사치는 없는지
이외에 뭘 더 보아야 할까요? 그리고 여자친구에게는 제가 많이 후회가 되는게 맞아요.
그때 제가 이해해주고 다 받아주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