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계약 승인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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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겸 변호사 99.***.172.219 1225

    변호사 없이 부동산 거래를 진행하다가 일이 잘못되어 뒤늦게 변호사를 찾아 오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소송업무 변호사와는 달리, 계약업무 변호사의 역할은 문제 해결 보다는 문제 방지에 그 중요성이 있다. 특히나 공인중개사, 융자회사, Title Company, 정부기관, 감정평가사, 건물 검사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관여된 부동산 계약만큼은, 변호사와 전반적인 사안들을 충분히 검토하여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추후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지름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대부분의 부동산 매매 계약서는 Attorney Approval이라 불리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사전에 모든 조건들을 논의하고 조율하여 완전한 상호합의가 이루어지면 다행이지만, 계약서 서명이 끝난 이후에도 수정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경우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Attorney Approval 조항이다. 어느 계약서를 막론하고 계약서에 Attorney Approval 조항이 있다면, 그 계약서는 조건부 계약인 셈이다. Attorney Approval 기간 동안 변호사는,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이미 법적으로 유요한 계약을 수정하거나 파기할 수 있다. 단 한가지 예외가 있다면, 신의성실의 원칙 (Implied Covenant of Good Faith)에 입각하여 그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건물 매매가격으로 인한 계약 취소다.

    예를 들어, 철수와 영희는 백만불짜리 건물 매매 계약서에 서명했다. 며칠 뒤, 건물주인 영희에게 백이십만불의 청약이 새롭게 들어왔다. Attorney Approval 조항에 의거하여, 영희는 그녀의 변호사를 통해 철수에게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더 높은 가격의 청약으로 인해 계약이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철수는 계약 취소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경우, 만약 계약 취소의 유일한 이유가 높은 가격의 새로운 청약 때문이라면 철수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만약 새로운 청약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영희가 건물을 팔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졌던 경우라면 어떨까. 개인적인 이유로 마음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물을 안팔기로 결정했다가 새로운 청약을 보고 다시 팔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 경우라면, 법원의 판결은 달라질 수 있다. 혹은, 만약 철수는 융자를 통해 건물을 구입하려 했고, 새로운 청약은 현금을 통한 구매였다면, 계약파기의 원인이 오로지 더높은 가격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계약파기는 정당하다고 판결될 가능성도 있다.

    일리노이주 법원 판례들을 보면, Attorney Approval 조항을 통한 변호사의 권리를 굉장히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Attorney Approval을 통해 계약을 파기할 경우, 그 이유를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정도로 변호사의 권리에는 제한이 없다. 하지만, 부동산 실거래에서는 상도덕이라는 명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계약 당사자들 간의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려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당연하다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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