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중+우울증

  • #409348
    방황중 72.***.80.183 3525

    안녕하세요.
    그냥 힘들고 살기싫고 어떻게해야될지몰라 답답한 마음에
    처음으로 이렇게 인터넷을 빌리네요…

    우선 간단히 제 얘기를 하자면 이민온지 10년째구
    20대중반 여자인데 주립대졸업후 특별한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고있습니다. 나름 대학원준비중에 있는데 그게 자꾸 잘 안되서 다시 학교들어가는건
    계속 밀리고 있구요…

    저의 지금 문제는 부모님과 의견 트러블이 있습니다.
    오랜생각끝에 제 지금 삶에 하두 답이 없어서 한국으로 여행차 경험겸
    6개월+ 정도 일도 하면서 새로운 환경속에서 혼자 살아볼계획으로 부모님께 제 의견을 말씀드렸습니다. 나름 몇달동안 생각해온 계획이었구요.
    참고로 제가 이민온후 거의 십년동안 한국에 나가본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리운것도 있고… 지금 여기생활이 지루해진것이 크겠죠…

    그랬더니 아빠께서 펄쩍펄쩍 뛰시면서 한국이 얼마나 위험한줄 아냐고
    여자 혼자 사는거 알면 강도들고 길거리에서도 잡아다 판다고…
    그러시면서 어쩜 한국에 혼자 나갈생각을 할수가 있냐고 넌 나이보다
    생각하는게 어리다고… 너 한국보내면 날마다 니 걱정해야된다고…
    엄마도 너혼자 한국가는건 절대 안된다고…
    그냥 일도 뭣도 아무것도 하지말고 집에 있으라고…

    저희 부모님이 다른 부모님들 보다 유난히 자식들 보호 심한건 있으셔요.
    어렸을때는 그것때문에 화도 많이 났지만 지금은 그냥 원래
    그런성격이시니까 그러려니 이해해요.

    그런데 지금 부모님 말씀을 듣자니 내가 살아야할 내 인생 나중에 후회할것같고..그렇다고 부모님뜻을 거역하자니 부모님께 정말 불효하는것같구…

    아빠말씀대로 제가 정말 제 나이에비해 생각하는게 어리다면
    그건 부모님께서 하두 온실속에 화초처럼 키우셔서 그런것같습니다.
    아니면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고싶은것이겠죠. 농담인지 진담인지
    저한테 시집가지말고 평생 같이 살자고 하시니까요…
    참 고맙기도 하면서도 그게 진정 절 위하는 길인지…

    전 사실 한국에서 혼자살면 위험한건 어느정도는 감수했고
    지금은 혼자라 그런지 짧고굵게살고싶은 마음이 크네요.
    만일 한국가서 해를 당한다면 그건 어짜피 미국에 있어도 당할 해라고 생각하구요..

    이런저런 제 의견을 부모님께 전해 혹 부모님을 설득한다해도
    아마 저 한국 못갈것같아요… 워낙 없는 걱정도 사서 하시는 분이라 맨날 제 걱정에 머리가 하얗게 새실것같아요…

    이 글을 쓰다보니 머릿속이 정리가 되는게
    지금 제 문제는 한국을 가냐 못가냐가 아니라
    대체 뭣때문에 뭘 바라보고 사냐가 궁극적인 문제네요…
    제가 워낙 목표지향적이라 목표가 실패할때마다 좌절감이 크구
    그때마다 생기는 우울증때문에 무척 힘듭니다.
    삶이 전부다 내 뜻대로 된다면 그것도 재미없겠죠?

    두서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생의 선배님들로서 제게 필요한 조언이 있다면 꼭 부탁드릴께요.

    • 이런말.. 68.***.246.255

      이런말하긴 그렇지만..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님의 상황을 아주 잘이해할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생각을 오래동안 했었죠. 몇일밤 실제로 잠안자고 아주 깊이… 그러다 어느순간 깨달았습니다. 내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믿는 상황들이 사실은 내 생각과는 달리 최악이 아닐수도 있다라는 결론….나를 두렵게 하는 그 상황들이 내가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오히려 내 삶을 즐겁게 해준다라는 결론…그렇다면 결국 내 생각만 바꾸면 난 아주 자유로워진다라는 생각… 그리고 그런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아주 행복해졌습니다. 도움이 되길 바래요

    • 제경험 67.***.23.29

      제 경우에 비춰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렸을때는 부모님의 보호가 절대적인 보호막이 될수 있습니다.

      저역시 보모님의 보호아래 또 그런 부모님을(특히 어머니)걱정 시키거나 실망시키지 않게 하기위해서 내가 스스로 하고 싶은일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하고 싶었던 일들이 나쁜짓들이 아니고 친구들과 여행가는거(여자라서 허락을 않해주시더군요)하다못해 옆집 친구네 가서 자는것도 않됬었습니다.

      그러면서 하고싶은일들을 내 스스로가 접어가는걸 깨닭았읍니다.나이가 든 지금도 스스로가 행동방경을 좁혀가고 소극적으로 바뀌더군요.

      그런데 얼마전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젊고 여유있을때(아직 제가 싱글입니다^^)가고 싶은곳 다 다녀보구 하고 싶은거 다 해보라구..

      어머니도 생각이 바뀌시거나 저를 이제 절대적으로 믿으시는거죠.
      후회도 많이 했었습니다.왜 좀더 일찍 내가 하고 싶은걸 말하지 않았을까? 왜 할수 있는데도 안했었을까?왜 나는 내 스스로를 가두면서 살았을까?

      지금 원글님의 부모님 말씀은 이해는 합니다.하지만 보호가 너무 심할경우 님의 성격이 소극적,의지가 약한 사림이 될수 있습니다.

      부모님께 반항하라는 말이 아니라 님이 원하는 일을 부모님 때문에 너무 억누루거나 속으로만 삭히지마세요.^^

    • 그냥 68.***.176.100

      한국으로 가고자 하는 모습이, 계란껍질을 뚫고 나오려는 baby새들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이는 군요. 파란…

      파란시, 각자 애기새들은 지들운명 팔자대로, 얇은껍질 그래서 비교적 깨치고 나아가기 쉬워서, 단한번의 시도로 세상에 나가는 운좋은 새들도 있겠지만…

      운이 없는 애기 새들은 머리통에 피가 날때까지 그 껍질안의 벽들을 계속해서 들이받고 또 박고 해서 결국 세상에 얼굴을 들이 밀지요…그렇지 못하면 그 껍질안에서 더이상 성장치 못하고 썩어갈테니까요…

      한번에 설득이 안되면 길게 계획을 잡아 보세요…그리고 또 시도해 보시고요…

      한국이건 아니면 다른 state이건 부모님과 큰 마찰을 피해가면서 조금씩 독립하세요….님의 계란껍질은 조금 두꺼울뿐이라고 여기시고요…

      Good Luck!

    • 제경험2 171.***.192.10

      저는 남자지만 늘 안전하게 키우셨던 아버님보다는 저를 좀 던져 놓고 키우셨던 어머니에게 늘 감사한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5년간 여대생들 가르쳐 보고 미국와서 미국식 교육과 한국식 교육을 다 경험하면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미국인들은 역시 개척정신이 있다는 겁니다. 자식들을 껴안고 지내는것 보단 자식의 도전을 인정하는 편이지요. 물론 여성분이라 많은 고민이 있겠지만 그런 위험부분은 본인이 미리 준비하고 처신잘한다면 문제가 안될겁니다. 그리고 혹시 부모님과 좀 더 먼 곳에 있는 지역에 먼저 살아보는 건 어떤지요. 그래서 점차 부모님과 독립하는것이 나을듯 합니다. 부모님의 우산아래서 오래 있었던 친구들 인생에서 독자적으로 뭘 이루며 살아가는 여자분들 많이 못봤습니다. 결혼후에도 모든 결정 부모님께 상담해야 된다면 왜 태어났나 생각들겁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2009/01/08
      09:34:39

    • …. 74.***.83.42

      딸의 입장이라면 한국의 대부분의 부모님이 원글님 부모님과 비슷합니다..

      원글님이 정말 독립을 꿈꾸신다면 안이한 계획가지고는 부모님께 믿음을 드릴 수가 없죠..
      20대 중반이라면 어린나이가 아닌데 막연히 한국에 여행차 머물면서 일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부모님께 독립이라는 서포트를 받기에는 약해보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여자 혼자 그것도 이제 사회 초년생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가혹하기도하고 많이 위험한 건 사실입니다.
      정말 지향하는 목표가 뚜렷하고 최대한 철저한 계획을 부모님께 보여드린다면 인정해 주실거에요..

      제가 미국에 올때 그랬습니다…

    • 저도 비슷 65.***.103.130

      저의 예전 상황과 비슷하여 댓글 남깁니다. 저는 부모님과 한국에서 자랐고 통금시간이 7시였고요,, 걱정을 사서 하시는 부모님때문에 생활이 답답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무조건 하지마라는 부모님께서도 해도 된다는것이 있더라고요. 공부와 직장생활에 대한 도전은 얼마든지 해도 된다는거였습니다.(부모님께 감사하지요) 그래서 미국의 대학원에 어드미션을 받으니 가지말라고 못하시더라고요..지금은 미국에서 혼자 직장생활 하고있습니다.

      원글님께서도 구실없이 한국에 간다고 하면 당연히 하늘이 두쪽나도 안된다고 하실겁니다. 부모님께 알아서 잘 한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구실을 만드세요. 다른주에 있는 더좋은 학교에 간다고 하시거나 인턴이나 직장에 합격했다고 해보세요. 자식 잘되는데 앞길 막는 부모 없습니다.

    • ISP 67.***.229.250

      한국에서 어느정도 살다 와서 미국에 살고 계신분들의 공통적인 고민입니다.
      미국에서 뭔가 좀 안풀린다 싶으면, 한국에 가면 뭔가 될 것 같은 느낌, 그런 생각 누구나 합니다. 한국에서도 그러고 여기에 다니러 온 한국 사람들도 그럽니다. 너 미국 좀 살아서 영어 되는데 한국가면 그 영어로 하다못해 영어선생이라도 해서 먹고 살아도 잘 먹고 산다.
      라고 합니다.

      본인의 인생은 본인이 선택 하는 것 이겠지만, 이왕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면(자의든 타의든)
      여기서 결판을 보실 생각을 하시지요. 미국에서 힘든사람은 한국에서는 더욱 힘들다고 생각 합니다. 반대로 한국에서 힘든사람은 미국에서 더욱 힘들지요.

      어디서든 사람 사는건 같습니다. 문득 보기에는 저길이 쉬운것 같지만, 언젠가는 그 쉬운길로 가다보면 어려운길 만납니다. 다시 어려운길 만났을때에는 어떻게 하려 하시는지?

      그냥 여행이나 다녀 오시길 바랍니다.

    • 훔.. 12.***.236.34

      부모님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만약에 그냥 미국 내에서 다른 주에서 여행 겸 일자리 구할겸 6개월 정도 돌아다니는건 괜찮냐고…
      그래도 반대하신다면 한국은 그냥 핑계고 정말 과보호 상태라고 해야겠네요..

    • 원글작성자 72.***.80.183

      댓글 적어주신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사실 이글 올리면서도 많이 망설였는데..
      주변에 딱히 조언구할사람도 없구.. 있다해도 정말 친한사람이 아닌이상 쟤 속마음 꺼내기가 쉽지 않아서요.. 여러분들의 조언 격려 충고 정말 감사합니다. ^^
      어떤 결정이 날 줄은 저도 아직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않고 도전할 용기가 생기네요 ^^
      사실 제 나름 폭탄발언에 부모님께서 많이 놀라셨어요. 항상 자기네 울타리 안에 있을줄 알았는데 갑자기 떠나겠다하니 그분들한테는 충격이셨나봐요. 에휴… 보면 뭐든 쉽게 내맘대로 되는건 없더라구요. 끝까지 포기않고 노력하는 사람한테만 성공이든 행복이든 오는건데…다 알면서 가끔 그냥 다 포기하고싶을때가 있네요.
      여러분들 댓글 덕에 포기않고 다시 도전할 용기얻었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지나가다 98.***.1.209

      전 둘째라 제 형제들보단 독립적으로 살았는데도 한국 특유의 그 끈끈한 부모의 관심과 애정이 때론 부담스러울 때가 있드라구요. 한국에 계신 부모님만 아니라면 일도 다 접고 세계여행도 몇 년해보고 싶고, 동물 보호단체에서 자원봉사도 몇 년해보고 싶고.. 좀 속세(?)의 기대랑은 상관없이 살아보고 싶은 꿈이 항상 마음속 깊이 있습니다. 근데 제 막상 한국에 계신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려고 용쓰며 살아가는 제 자신이 보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세상”이 바라보는 기준과 잣대에 익숙하신 기성세대이기 때문에 맘 안아푸게 해드릴려구 저도 그냥 그렇게 살지요. 주변 사람이나 사회가 기대하는 바 그대로.. 조용히.. 문제없이.. 평범하게요. 근데 마음속에 담아둔 꿈, 아니 그 비스무리한거라도 안해보고 죽는다 생각하면 인생이 뭐냐 싶기도 해서 좀 허무하네요.

      저는요 엄마랑은 굉장히 가까운데 성격이 무뚝뚝해서 사실 사랑한단 말도 잘 안합니다. 그냥 이심전심으로 서로 알지요. 아주 속상한 일 있거나 대화하고 싶은게 있으면 정말 솔직하게 편지를 씁니다. 이제까지 한 3번 그런 일이 있었던거 같아요. 한번 진지하게 편지를 부모님께 써보세요. 그냥 나 이거 하고 싶어~이런거 보다 님의 계획, 꿈, 목표를 부모님과 대화해 보시고 믿음을 갖을수 있게 얘길 해보시면 어떨까 생각이 드네요/

    • 지나가다 이어서 98.***.1.209

      지나친 보호도 사실은 부모님 스스로 맘 편하자고 이기적인 마음에 그러는 건 아닐거 아녜요. 부모님은 아실까요.. 그 부모사랑 때문에 자기 자식이 속으로 이렇게 고민하고 외로워하는 거요. 부모님들이 자식에게 원하는 바는 다 그 형태가 다르게 보여도 결론은 자식이 행복한게 제일일꺼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 행복이 어떻게 얻어지는지 본인이 제일 잘안다고 생각하기에 이리해라 저리해라 간섭하시는 거구요. 근데 님은 행복하지 않으시잖아요. 여기에 올리신 글 부모님이 보시면 마음이 어떠실까요.. 대화.. 특히 편지 강추해 드립니다. 말로 하면 주고 받다가 감정쏠려서 엇나갈수도 있거든요..

    • 슬퍼요 157.***.211.50

      원글과 댓글을 보면서 제 딸한테 가지고 있던 나름의 마음 가짐이 깨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ㅜ.ㅜ.. 너무 슬프네요…
      제 딸이 원글님 나이 또래가 되면 놓아주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 더 일찍 놓아주어야 하는 거겠죠…
      마음이 아픕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너무 마음이 아픈 일인 것 같네요. 제 부모님도 저를 내보내실때 얼마나 맘이 아프셨는지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을 것 같네요…

      여기가 싱글방이군요.. ^.^..

    • 지나가다 98.***.207.137

      부모님 마음을 십분이해하기는 합니다. 독립을 꿈꾸신다면 능력을 갖추세요.
      구체적인 계획과 재정적인 독립없이 독립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 가겠다던지 타주에 가겠다던지 여자나 남자나 혼자 사는 것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하다못해 3층짜리 아파트 살면서 글로서리백 들고 왔다갔다하는 것도 힘들거든요?ㅋ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준비하시고 올인하세요.

    • 글쎄요 173.***.84.182

      글세요…
      저는 부모님께서 하신 말씀에 동의합니다.

      왠만하면 여자 혼자 몸으로 한국 가는거,
      말리고 싶습니다.

      만약 님께서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말리고 싶네요…

      그동안 10여년 동안 미국에서 순진무구하게
      여자로 살았다면,
      확실히 한국 (특히 서울)에서 살아남기는
      쉽지는 않을겁니다.

      치안 문제라던지, 생활 수준이라던지, 삶의 수준이
      원글 님이 생각하셨던 것보다 훨씬 심각할수 있구요…

      왜 오늘도 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직장과 정들었던 고향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이민온다고 생각하세요?

      잘 생각해 보세요…
      참고로 한국에 있는 남자들에게
      혼자 자취하는 여자들은
      최고의 먹이감이라고 하더군요…

      어떤 의미인지는 알아서 생각해 보시구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