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밤마다~ ^_^

  • #409040
    몰라 72.***.43.205 5132

    원래 저는 가요를 전혀 안듣던 사람이었는데 며칠전에 한국가요를 한 200곡 따운받아서 듣고 있는 중이랍니다.

    추억의 완선이 언니도 들어 주고…김경호씨가 리케이크한 밤이면 밤마다 듣고 있는데 너무 신나요. 마야씨 노래도 좋구. 아… 가요방 한번 가서 탬버린 치면서 미친 듯이 놀고 싶다…

    저도 애매한 나이에 유학와서 제일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사실 연애/결혼인 것 같아요. 한국에서 하는 결혼은 솔직히 자신없드라구요. 시댁문제나 혼수문제 뭐 이런거 때문에. 하는 일이 무지 바뿌기도 했구요.

    그러다가 미국에 왔는데 주변에 뭐 일단 한국분이 전혀 없네요. 있더라도 학부에 계시거나 그래서 아는 분이 없었어요. 학교생활 하면서 인턴생활을 했는데 거기서 만난 타인종 분들이 뜨거운 눈빛들을 보내셔서 좀 그랬죠. 백인 흑인 인도애들까지..-_-;; 나이도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20대 애들은 뭐 진지한 사귐이 안될꺼 같아서 그냥 좋은 친구로 지내구요.. 흑인분들은 뭐 인종차별은 아니고 저희 부모님 충격받으실 거 생각해서 정중히 거절해 드리고.. 백인분들은 뭐 나름 대화를 통해 파악해 보니 그릇이 안되는거 같아 다른 분들하고 소개팅해드리고..인도분들은 카스트제도 생각하니 길이 안보여서 바이바이 하고.. 뭐 그러고 있습니다.

    웃긴게..제가 소싯적에 제법 여기 저기 싸돌아 다녀서 한국에서 대학동기나 뭐 이런 친구빼고 한국분하고 사귀어 본 적이 없네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그냥 미적지근하게 쟤 나 좋아하는거 아냐? 이런 느낌만 받아봤지.. 가요에 나오듯이 미친듯이 들이대는 애들은 없더라구요. 왜지? 음…

    솔직히 미국사람은 두번 진지하게 사귀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결혼 날짜 잡아 놓고 있다가 롱디에 너무 지쳐서 (그 사람은 캘리, 저는 남부) 매일 싸우다가 관뒀어요. 사연이 길어서 생략하지만, 1년 같은 지역에서 있다가 그 사람이 일땜에 이사가서 롱디가 좀 길었습니다. 토탈 사귄건 3년이네요. 암튼.. 이 사람하고 헤어지고 미국인은 좀 정이 떨어지더군요. 뭘 잘 챙겨줘도 정성인 것도 잘 모르고, 이건 지존 개인주의.

    근데 나이가 서른 즈음하니깐 .. 한국사람이 그립습니다. 좀 오빠처럼 감싸줄 그런 사람이요. 미국애들은 너무 자기 중심적이라 일부러 그런게 아닌데 마음 상하게 할 때가 좀 있더군요. 제가 브레인 워시를 열심히 시켜서 개중에는 꽤 한국어도 하게 되고 문화를 이해하는 애들도 간혹 있었습니다만, 한계가 오더라구요. 진지한 문제에 있어서는. 그래서 요즘엔 한국분들도 만나보고 싶은데 기회가 또 없어요. 그래서 전 이렇게 살라는 신의 계신가 보다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직장땜에 시카고로 이사가는데.. 안가리구 한번 새마음으로 잘 해볼라구요. 저 같은 분 많이 계신가요? 한국에서 결혼하기엔 좀 부담가고, 미국에서 결혼할라니 공감대가 아쉽구.. 그래도 남성분들은 한국에서 신부감 공수한다고는 하지만.. 여자들은 그것도 어렵네요.

    아.. 밤이면 밤마다

    • 신부감 76.***.126.174

      한국에서 신부감 공수한다==> 성공한 사람있나요? 한국 가보면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잘 자리잡고 사는 사람들 한국에 있는 기득권 굳이 버리고 미국에 와서 살겠다고 하는 사람 정말 드물어요. 와서 적응 못하고 이혼이나 안하면 다행이죠.

    • Ny 67.***.63.132

      저도 윗분과 생각이 같은데요. 제 주변엔 한국서 신부감 찾아서 잘들 결혼하더라구요. 그것도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그 중에 제 친구도 포함이구요. 내가 그 애 시집오기전에 (참고로 미주리 학생한테 시집온 케이스)잘 얘기해줬는데, 결국 우울증이 오더니 바로 애 낳고, 이젠 그냥 자식기르기에 전념하고 살고있습니다.

    • 원글이 72.***.43.205

      제가 한국에 있을 때만 해도 무작정 이민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 장난아니게 많았는데.. 참 그럴수도 있겠군요.나쁜의도로 쓴 건 아니고 이 게시판에 와보니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거 같아서 썼는데 죄송합니다.

    • 촌놈 129.***.190.236

      김완선씨 하와이로 유학나오셨다더군요. 저도 김완선씨 노래 많이 좋아했는데…특히 심(이름은 생각안나네)아무개가 작곡해주던 노래들…

      제 주위에 남자유학생들 거의다 한국서 신부를 데려오더군요. 이혼한 케이스는 아직 못봤고, 우울증요소가 보이는 아내들은 좀 봤으나 그럭저럭 적응해서 사시더군요. (물론 유학생활이 만만한건 아니니, 제가 속내까지 모르는 아주 힘든 케이스들도 있을겁니다.)

      그냥 이글을 읽다보니, 그냥 지나가기에는 뭔가 좀 찜찜해서 또 댓글을 달게 되네요 (1-2%만 뒤담아 들으시고 무시하세요)

      제 생각엔 사람이란게 참 간사해서, 항상 두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합니다. 양다리를 걸치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불안하니까. 한마리 토끼를 ㅉㅗㅈ다가 그마저 못잡을게 불안하니까. 사람사귀는것도 비슷합니다. 한국인도 사귀어보고 싶고, 백인도 사귀어보고 싶고…맘속에 여러가지 장단점, 조건, 이런 계산이 돌아가지요. 그런데 나중에 보면, 그게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상처가 되는 경우도 많을것 같습니다. 물론 아픔을 겪으면서 성숙하기도 하지만, 어떤 아픔은 정신적으로 극복하기에 힘들수도 있구요, 겪지 않는게 더 나을수 있지요.

      말을 하다보니 (좀 민감한 문제일수도 있어서) 빙 돌려서 온것 같은데,
      위에 글 올리신것처럼 백인남자 사귄이후 그 아쉬움이나 이런 문제들은 공감이 가지만, 원글님은 이후에 한국남자를 사귀게 되면 또 그 반대로 백인남자의 장점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어떤경우엔 모르는게 약, 아는게 병이지요). 한국남자중에 미국에 살면서, 백인주류사회속에 완전히 동화되어 살수 있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원글님이 만약 한국남자와 결혼해서 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해주고 이해해주시지 못할거라면, 그리고 미국에 정착해서 살기를 원하신다면, 공감대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백인남자를 사귀어 보는게 낳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한국적이면서도 미국적인 그런 두마리 토끼는 거의 없으니, 자기 자신이 어느 한쪽을 포기할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 (간혹 어떤 여자분은 너무나 한국적이라서, 저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한국남자와 결혼해할 사람. 이런 생각이 드는 여자도 있는데, 원글님은 그런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건 본인이 잘 아시겠지요?)

    • 촌놈님 72.***.43.205

      말씀하시는게 수긍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그렇네요. 저는 사실 기회가 없어서 한국분이랑 진지한 만남을 할 수가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해봅니다. 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개인적 성향이 잘 맞는 사람이면 되겠지요. 다만 한국인이면 그래도 공통분모가 더 있지 않나 싶어 쓴 말입니다. 지나가는 말로다가.. 인종간의 장단이라 하긴 그렇고 문화적인 그냥 “차이”이죠. 백인남이 한국인보다 딱히 어떤 장점이 있다곤 생각안합니다. 한국남이 그나마 문화적 코드가 나랑 더 맞는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겠구요.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음.. 암튼 짧은 제 생각에요.

    • 일담으로 72.***.43.205

      저랑 5년지기 미국인 친구애가 있는데요. 힘들때 마다 많이 조언을 해줍니다. 근데.. 이민자로서의 서러움(?) 혹은 난관에서는 저를 위로해주기보다 더 챌린지 하더군요. 저도 죽었다 깨어나도 미국 주류사회는 힘들지 모릅니다. 근데 백인남성이 배우자가 되면 그 어려움을 얼마나 이해할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히려 저와 같은 입장이면 동변상련으로 함께 고민할 수도 있고 위로도 해주기 쉬울텐데요. 여기서 정착하려면 미국인.. 뭐 이런건 아닌거 같아서요. 제가 한국 남성분을 만나 온전히 사랑해주고 이해해주지 못한다면이 아니라 “서로”겠죠. 저도 결국 이민자인데 뭐 자선도 아니고 왜 한국남성분에게 주기만 하겠습니까. 서로 주거니 받게니겠죠.. 두마리 토끼니 재보니 그런거 전 싫어합니다. 감정 가는대로 솔직하게 대쉬하면 받아줍니다. 한국인이나 백인남이나 한번 찔러보고 결정하자 보단.. 근데 한국분들은 그냥 친구처럼은 지내도 적극적인 분이 없고 개인 사정으로 좀 돌아다녀서 그게 기회가 없었기에 어.떨.까. 만.약. 이 정도로 생각해 본것이지요. 말이 제가 좀 많아서리.. 지송..

    • 촌놈 129.***.190.236

      사실 동변상련 그리고 “서로”가 맞는 말입니다. 근데, 저는 남자니, 남자입장에서 “한국 남성분을 만나 온전히 사랑해주고 이해해주라”는 말을 쓴점도 있고…

      그리고 한국 여자분들은 관심이 있어도 먼저 백인남성들 찔러보시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적으로 미국은 남자가 여자를 찔러보고 온갖 정성을 다해서 데이트를 시작하는것 같지 않습니까? 미국애들은 중고등학교때부터 이미 많은 경험들이 있어서, 얼마나 그 사귀려는 (진)정성이 진지한지를 잘 파악해볼 필요가 있지요. 안그러면 상처받기 쉽습니다. (특히 한국분들은 백인애들에 비해 이성교제의 횟수나 경험에서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애들에 비해서, 워낙 다양하고 편차가 크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닐듯.

      (근데 내가 왜 이 글에 댓글을 올렸는지 모르겠네요. 댓글달고 많이 마음이 불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