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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도모임에서 한국언론 맹비난…”피랍자 석방은 하나님 은총 때문”
지난해 여름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당시, 이른바 ‘3천명의 배형규’ 발언 등으로 온갖 구설수에 올랐던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가 이번에는 언론보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개신교계의 무리한 선교활동을 비난한 여론에 대해 ‘항변’에 가까운 반론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목사의 이같은 항변은 아프간 사태 종료 직후인 지난해 10월 “국민들로 부터 욕을 먹어도 마땅했다”며 자숙의 모습을 보인것과는 상반된 내용으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개신교계의 비난여론에 다시 한번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샘물교회에 대한 보도는 80~90%가 오보”
<뉴시스>의 15일 자 보도에 따르면, 박은조 목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14일 오전 뉴욕의 주사랑 장로교회에서 열린 기도모임에 참석, “교회측은 정부의 테러 위험지역 출국 금지 통보를 받은 적이 없었다”며 “당시 한국 언론도 너무나 많은 왜곡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목사는 미국 내 한인들을 위한 기도회 참석차 지난 7일 현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아프가니스탄과 한국 교회 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 참석 뿐 아니라, 한국인이 담임 목사로 있는 뉴저지 소재 필그림 교회에서도 기도모임을 가졌다.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종료 이후 자숙의 기간을 가졌던 박은조 목사가 미국에서 당시 언론보도를 거론하며 강하게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 CBS노컷뉴스
그는 우선 ‘정부 경고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선교활동을 펼쳤다’는 국민적 비난여론에 대해 “현장 선교사들과 긴밀한 협의 끝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연락을 받고 (선교단을 아프간 현지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선교활동이 아니었다는 항변이다.
이와 관련, 박 목사는 “교회측은 한번도 정부의 불허 통보를 받은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당시 여론이 너무 험악했고, 정부가 인질 구출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불평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기존의 정부 설명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
박 목사는 특히 언론의 보도 행태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한국의 모든 언론이 샘물교회에 초첨을 맞춘 점에 대해 “언론은 유독 샘물교회 만이 아프간에 간 것처럼 보도했지만, 사고가 난 주에만 다섯 팀이 아프간에 갔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아프간 인질 사태와 관련, 분당샘물교회에 대한 보도는 80~90%가 오보였다”며 “한국 언론이 너무도 많은 오보와 왜곡을 하고 있었지만, 단 한번도 정정기사를 내지 않았다”고 샘물교회의 무리한 선교활동을 비판한 언론의 보도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지난해 대부분의 온-오프라인 매체들은 아프간 피랍사태를 보도하며, ‘(샘물교회를 비난하는 보도는) 협상과정에서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정부의 내부 방침에 따라, 박은조 목사의 ‘부적절한’ 발언과 무리한 선교활동에 대한 비난 보도를 극도로 자제했었다.
이와 관련, 그는 반론 보도 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회 내부에서 제소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한국 교회 전체가 매도되는 상황을 우려해 그냥 ‘우리가 욕을 먹고 말자’고 만류했다”고 밝혔다.
“단기 선교사가 누를 끼치는 경우는 1%도 안돼”
한편 박 목사는 피랍 사태 당시 국민적 비난여론의 도화선이 됐던 일부 문제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출국 전 유서를 쓰고 갔다’, ‘한국 기독교 선교 문화의 총체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등의 질타에 대해 항변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
박 목사는 이른바 ‘유서 파문’과 관련, “우리 교회에서는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매년 말 유서를 쓰는 훈련프로그램이 있다”며 “(유서를 쓰고 현지에 간 것은) 선교팀 자체 판단으로 한 일이다. 그것 조차도 모두 쓴 게 아니라 9명만 참여했다”고 무리한 결정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지난해9월 인천공항 입국 당시 피랍자들의 모습. 박은조 목사는 이들의 무사귀환이 하느님의 은총 때문이라고 밝혔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그는 현재까지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개신교의 무리한 선교활동’에 대해선 “한국 교회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도 “현장 선교사와 충분히 협의하고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한다. 단기 선교사가 누를 끼치는 경우는 1%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 등이 살해된 후, 피랍자들이 석방되는 과정과 관련, 박 목사는 “인질 살해를 보고 남자 인질들은 다 죽을 것이라고 모두 예상했는데, 마지막 일주일 탈레반의 태도가 누그러지고 더이상 희생이 없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많은 분들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생존한 피랍자들의 귀국 이후의 상황을 소회하며 “사태 해결 후 7명의 부모가 세례를 받았다. 하나님이 섭리하셨다는 한 부모의 간증에 교인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며 “한동안 ‘샘물교회가 공중분해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젠 더욱 똘똘 뭉쳐 교회가 더 단단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