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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기독교우회 성탄 모임서 강조…기독교우회, 선관위서 경고 받아
‘고려대학교’와 ‘한국교회’.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 둘의 공통분모는 ‘이명박’이다. 고려대학교 기독교우회(회장 원광기 목사)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을 열었다는 이유에서다.
고려대 기독교우회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목사 500여 명이 회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95년 만들어진 이래 매년 정기 모임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왜 경고를 받았을까.
<한겨레21>, ‘언뜻 보면 한나라당 당원 집회’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그 답이 나와 있다. <한겨레21>에 따르면 고려대 기독교우회는 지난 12월 5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종암동에 있는 고려대 교우회관 안암홀에서 교우회 성탄 모임이 열렸다. 성탄 모임 전 ‘다락방포럼’ 주최로 조그만 행사가 열렸는데,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강사로 참석했다. 이 언론은 박 전 국회의장이 이날 강연에서 열띤 선동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후보는 실적이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유일 후보다” “이명박 후보가 실패하면 한나라당은 삼수 실패, 불임 정당이 된다” “이명박 후보가 적당히 이겨선 안된다. 압승해야 한다” “이회창 씨는 절대 살신성인하고 양보할 사람이 아니다” “끼리끼리 교우들만 만날 게 아니라 이회창을 찍겠다는 이들을 만나 설득해야 옳게 선거 운동하는 거다.”
박 전 국회의장은 강의 시작 전 “민족명문 사학에서 대통령 한번 내보겠다는 열의가 높은 것 같습니다. 강연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 주문이 없었지만 눈치껏 알고 말하겠습니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겨레21>은 보도했다.
박 전 의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두상걸 대표(고려대 기독교우회 전 회장)는 인사말에서 “제 뒤를 이어 회장을 맡아 노력해 오신 그 분, 그러나 대선 전 그만두신 그 분, 마침 12월 19일이 생일이라고도 하고, 결혼기념일이라고도 하는 그 분, 그 분을 위해 우리 모두 일당백, 일당천, 일당만의 노력으로 이 민족 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결정적 역할을 합시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2001년부터 2007년 말까지 6년 동안 고려대 기독교우회 회장을 지냈다.
<한겨레21>은 이날 행사는 교우회 홈페이지의 행사 알림난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고 했다. 또 좌석마다 놓은 투표 참여 독려 유인물에는 이 후보의 이름 석 자는 없었지만, 이 후보의 구호 ‘국민성공시대’가 굵은 글씨로 인쇄되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 분을 위해 일당백으로 노력하자”
이날 행사에는 250여 명의 목사가 참여했다. 기독교우회 한 관계자는 어떤 목사가 참석했느냐는 질문에 “그날이 수요일이라 많은 목사가 오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명단 밝히기를 꺼려했다.
기독교우회 한 관계자는 이날 행사의 취지를 묻는 질문에 “매년 성탄절 예배를 하기 위해 모인다”며 “박 전 의장이 현 시국과 연계해 한 말씀 했는데, 성탄 모임 있기 전에 했다”며 이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또 박 전 의장의 발언과 성탄 모임을 연결 짓는 것도 꺼려했다. 박 전 의장이 연설을 했던 ‘다락방포럼’은 5시에, 성탄 모임은 6시에 했기 때문에 별 연관성이 없다는 얘기다. ‘다락방포럼’은 올해 만들어진 구국기독모임으로 고려대 교우회 인사들이 두루 포진해 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고려대 기독교우회는 지난 1995년 창립됐다. 고려대 출신 목회자 모임인 고목회(회장 한상림 목사) 회원 500여 명과 고려대 장로회(회장 김한식 장로·국방대학원 교수) 회원 300여 명, 고려대 기독교수회(회장 김준 교수·생명과학대) 회원 180여 명 등 15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한국 개신교 하는 짓거리는 정말 한숨 나오게 만듭니다, 대책이 안 서는 무개념 집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