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 뿐인가요?

  • #409450
    jjj 199.***.10.21 4904

    한국에서 쭉 살다가 유학와서 졸업하고 직장생활하고 있습니다.
    영주권도 LC 결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2순위로 진행중이고,
    모든 일이 생각대로(?) 되기만 하면 이변이 없는한 미국에서 계속 살거 같고, 또 그러고 싶고…

    여기 보면, 물론 모든게 만족스런 사람보다야 불만 있는 사람이 주로 글을 쓰게 마련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우울증, 불안, 미국생활에 대한 회의에 빠져 한국으로 돌아갈까 말까 고민하는 모습들이 주로 보이는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정 반대의 경우인데, 오히려 2년동안 한국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온갖 우울증에다 미래에 대한 불안, 세상과 제 자신에 대한 분노, 실망등으로 많은 정신적인 괴로움을 겪었거든요. 그러한 악 감정은 초등학교 때부터 게속 마음속에 있던것이 중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등등을 거치면서 줄어들기는 커녕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심각해 지더군요.

    미국에 와서도 공부하면서도, 그리고 취직되기까지의 과정까지 항상 우울하고 외로움을 느꼈지만 그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문제의 연장일뿐 미국생활 자체 때문에 오는 문제는 아니었던 듯.

    이제 일 시작한지 1년 반 정도 되 가면서 생활도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고, 몇몇 모임에도 정기적으로 나가고 대학교 extension 코스에서 강의도 듣고 하니까 별로 외롭지도 심심하지도 않고요. 이제 비슷한 상황의 배우자감을 만나서 같이 미국에서 일하면서 애낳고 키우는 문제만 남았네요 ^^

    여기서 직장생활 하면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학교 – 군대 – 취업준비 – 직장생활의 혹독한(?) 훈련의 과정을 거쳤기에 전혀 마음의 동요가 없네요.. 여기서도 너무 어릴때 미국에와서 한국을 잘 모르거나 아니면 한국직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이 바로 유학온 분들이, 저 같이 어느정도 나이 들어서 온 사람보다 방황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내일은 모레 있을 철인 3종경기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산타바바라로 갑니다..
    한국에서 회사다닐때 나이 50이 넘으신 분이 뒤늦게 운동 시작해서 직장생활하면서 독하게 훈련해서 3종경기 아이언맨 코스를 완주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나이 많은 사람도 저렇게 활력있게 열심히 사는데, 나는 뭐때문에 젊은 나이에 인생 갈길도 제대로 못정하고 여기서 겔겔대고(?) 있나?’ 이런 괴로운 생각을 했던 기덕이 나는 군요..

    미국올때의 생각대로 인생 진로가 100%된거는 아니지만, 어느덧 오래동안 꿈꿔오던 일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정도의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겼으니, 마음속에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고, 만성적으로 마음속에 지녀오던 우울증도 조금씩 치료(?)가 되는 듯한 기분이랄까..

    아무튼 미국에 온 거를 후회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가 하고 싶어서 글을 올렸습니다…

    • ….. 98.***.180.115

      저도 첨엔 너무 좋았으나 올 겨울을 지나다 보니 생각이 좀 바뀌더군요. ㅋ~

    • 3종경기 70.***.202.219

      시도 자체가 멋있네요.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로 이루어진 3종경기팀 “호이트 팀”가 생각나요.
      Team Hoyt
      (동영상 임베딩 시도 실패함)

      한국이 좋다 미국이 좋다는 그때그때 그리고 그 사람의, 특히나, ‘정신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한국에 미국에서 느낄수없는 사람의 정이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큰 사람은, 언젠가 미국서 살면서 힘든일을 겪게 되면 정말 미국이 싫어질수가 있다고 봅니다(저처럼). 미국은 한국에서 없는 눈에 보이는 장점들이 많지요. 예를들어 원글님처럼 운동이나 아웃도어 액티버티를 좋아하면 그야말로 천국이 아닙니까. 학교도 선택할곳이 많고, 학위도 다른나라보단 더 알아주는것 같고, 쾌락을 즐기려 보면 눈치볼 사람이 없으니 그것도 천국이고(부정적인 예를들어 죄송함다)…그래서 많은 분들이 처음에 미국을 선망하면서 온거구요. 아마 원글님은 그런 미국생활의 장점을 현재 십분 즐기고 있는 상태이신것 같습니다. 그러나 원글님이 장래에도 계속 그런 장점을 즐기실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 미국생활의 장점들이 도무지 의미가 약해지고 없어질때, 한국에서 그리웠던 점들이 더 강해지는 겁니다. 저는 그런대로 한국에서 유년기를 행복하게 보낸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더 젊은 때는 그 좁은 우물안에서 좀더 넓은데로 나가고픈 마음이 훨씬 많았었지요. 뭐든지 할수있고, 지구가 좁다고 생각되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미국에서 온 가족이 함께 이민와 사시는 분들 보면 참 부러워요. 미국이 내게 줄수 없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무형적인 것들이 그립구요. 그런데 그런 심리적 변화는 아주 갑자기 찾아 오더군요. 아마 제가 만약 미국에 계속 남아 살아야 한다면, 이런 심리적 변화를 극복하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아마 최소한 10년) 들고 있습니다. 극복이 전혀 안될수도 있구요. 지금은 미국에 질기게 매인 끈이 있어서, 죽으나 사나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을 뿐입니다.

    • Chris 69.***.179.68

      항상 마라톤, 철인삼종 경기 하시는 분들은 좀 이상한 분들이라고 생각했었죠. 헌데 추운 겨울에 건강 유지를 위해서 장거리 수영을 시작해서 도전하다보니 참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철인 삼종경기 도전 생각을 하고 있죠. 약 1년 과정을 준비할 생각이구요. 3개월 이내에 1마일 수영과 5마일 야외 수영에 도전합니다. 웃긴건 장거리 수영할 생각하면 가슴이 뛰면서 즐거운거 있죠. 여튼…미국 생활 관련해서는 한국에 비해서 확실한 장점도 많습니다. 개인차지만 저는 한국 가서 살라고 하면 못살거 같구요. 자기가 살 땅이 있는거죠. 열심히 하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 반갑네요 169.***.118.228

      여기서 철인3종 하시는분 뵈니 반갑네요. 전 현재 시간내기가 좀 빠듯해서 운동을 조금만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철인3종경기 클럽에 들어가서 준비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목표는 아이언맨 코스 완주, 그 이후 목표는 하와이 대회에 출전하는거구요.

    • 저도 97.***.237.38

      한국에서 불만인 것이 꽤 많았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오니 한국에서 좋았던 것만 기억나는군요. 나빴던것은 잘 기억이 안나고요. 하지만 스트레스 강도로 치면 한국이 훨씬 세다는데 동의 합니다.

    • 비자 98.***.53.133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사람이란 것이 자기가 행복하면 그곳이 좋은 곳입니다. 그러다가도 일이 꼬이고 스트레스 받고 안좋은 일이 생기면 과거의 좋았던 혹은 더 나빴던 기억을 자연스럽게 더듬게 되지요. 그것이 한국이 될 수도 미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다 개인의 생활 습성과 패턴에 따라 결국 취향이 결정됩니다. 물론 삶의 터전이 결정되는 곳이 중요하겠지만요. 처음 왔을 때 님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다가 나중에 정반대로 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계속 그러한 상태에 남을 수도 있겠죠. 님과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워낙 강인한 훈련이 되어서 미국에서는 좀 자유로운 분위기 덕택에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여간 어디에서 사시든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 지구인 121.***.9.53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생각을 쓰셨겠지만 미국처럼 잘지 못하는 중국에서도 미국에서 처럼 운동하기 좋고 누구 눈치볼 필요없고 생활비 저렴하고 내맘대로 할 수 있고^^
      한국이 아닌 다른 제3국에서는 모두가 편하다는 생각을 들더군요
      특히 중국은 돈과 빽그라운드마 있으면 미국보다 더 편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죠..

      그래도 전 많은 생각해본 결과 최선은 한국에서 잘 살고 일년에 한두달씩 해외생활을 즐기는 것이 인생이 최고의 낙인것 같습니다.

    • wjs 98.***.1.209

      전 미국와서 잘했단 생각보단. 세상이 거저먹긴 없고 어딜가나 사람사는데는 다 똑같다는 생각뿐;;;

      100프로 완벽한 세상이 존재한다면, 저한텐 아마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일 거 같네요. 복잡한 현대인의 생활 진짜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