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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아이를 위해 디즈니 채널을 틀어놓게 됩니다.
사실 그 다음엔 와이프가 하루 종일 TV를 꺼놓고
제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밥 먹고 애들 밥 먹이고 목욕시키고 재우고 나면
TV를 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제가 보는 유일한 방송이 디즈니채널 같습니다.
문득 여기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인종 구성을 자세히 보게 되었습니다.
꽤 인종적인 배려를 한 느낌이 드는 구성이었습니다.
우선 세이프티패트롤은 짧은 캠페인성 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두 주인공이 동아시아계 어린이들입니다.
캡틴카를로스 역시 캠페인성 애니메이션이지만 주인공은 히스패닉계 어린이입니다.
마이프렌즈 티거 앤드 푸우는 인간은 한명 나오는데 백인 여자아이입니다.
리틀아인슈타인은 백인 남녀 어린이, 흑인 남자 어린이, 동아시아계 여자 어린이 4명이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로켓이 발진할 때 이를 리드하는 것은 늘 백인 남자 아이더군요.
핸디매니는 아마도 히스패닉계 남성 같습니다.
매니가 사는 마을 자체가 히스패닉계 타운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객 중엔 동아시아계 사람이나 그냥 백인들도 등장합니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인종적 배려를 하면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리틀아인슈타인처럼 4명의 어린이가 팀을 이루어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에서 로켓의 리더가 늘 백인 남자 아이라는 점은 무의식적인 고정관념의 반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유색인종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은 캠페인성의 짧은 만화거나 핸디매니처럼 목수일을 하는 남성을 다룬 만화, 혹은 에스파니아어 교육이 목적인 프로그램(니켈레돈의 도라도라) 정도이고, 월트디즈니의 오리지날 캐릭터인 티거, 푸우와 친구가 되는 캐릭터로는 역시 백인 여자아이가 선택되었다는 점도 역시 미국은 백인 국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김윤진씨가 로스트 포스터를 찍을 때 백인 주인공은 앞에 앉히고 유색인종은 뒤에 세우는 인종차별을 당했다면서 항의를 했다던데 무의식적인 차별의식이 만화에도 반영되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미국인들이 외국어중엔 스페인어를 그나마 제일 열심히 하는 건 단지 히스패닉계가 미국에 많기 때문인가요?
핸디매니, 도라도라 등 스페인어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꽤 있더군요.